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순환기내과, 대한고혈압학회 총무이사)
"젊은 성인, 고혈압 인지하는 것이 중요…심혈관질환 예방 위해 적극적 치료 받아야"

▲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순환기내과, 대한고혈압학회 총무이사). ⓒ메디칼업저버
▲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순환기내과, 대한고혈압학회 총무이사). ⓒ메디칼업저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 예방관리 사업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젊은 고혈압 환자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지만 본인의 혈압을 알지 못하거나 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젊은 고혈압 환자는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혈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한고혈압학회 총무이사인 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순환기내과)는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담은 리뷰 논문을 대한고혈압학회 공식학술지 Clinical Hypertension 5월호를 통해 발표했다(Clin Hypertens 2023;29(1):13). 

본지는 이 교수를 만나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 관리가 중요한 이유와 관리 강화 전략의 핵심을 물었다. 

- 대한고혈압학회가 젊은 성인의 고혈압 관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국내 고혈압 관리율은 2000년부터 개선됐고 2010년 이후 평행선 상태다. 고혈압 관리율을 향상시키고자 모든 사람에게 같은 고혈압 관리전략을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특별히 더 관리해야 할 위험군을 찾아 특화된 관리전략을 시행해야 하는 시기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본인이 고혈압인지 모르는 젊은 성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2030세대는 본인에게 고혈압이 왜 발생하냐고 생각하지만, 이미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은 드물지 않다. 2019년 서울시청에서 혈압 측정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고혈압 진단기준에 해당한 젊은 성인은 약 20%였다.

문제는 고령 고혈압 환자는 치료받지 않더라도 본인이 고혈압을 앓고 있음을 알고 있다. 즉, 고령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높다. 반면 젊은 고혈압 환자에서 질환 인지율은 낮다. 본인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는 것을 몰라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치료받지 않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젊은 고혈압 환자는 장기적으로 높은 혈압에 노출되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의 평균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약 10%로 추산한다. 젊은 성인도 혈압이 높으면 이와 근접한 위험도가 확인돼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

- 대한고혈압학회 공식학술지를 통해 젊은 성인의 고혈압 관리 강화를 위한 네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각 전략의 핵심은?

▲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순환기내과, 대한고혈압학회 총무이사). ⓒ메디칼업저버
▲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순환기내과, 대한고혈압학회 총무이사). ⓒ메디칼업저버

먼저 고혈압 전단계에서는 체중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은 비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크다.

하지만 비만한 젊은 성인에게 고혈압을 예방하고자 체중을 조절하도록 권하면 시간이 없어 어렵다고 한다. 비만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진료현장에서는 젊은 성인이 비만을 사회적 병으로 인식하고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도록 해야 한다.

이어 젊은 고혈압 환자가 병원에 오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혈압 인지도 제고를 제시했다. 특히 검진센터는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이 드문 질환이 아님을 인지하고 혈압 수치가 높은 젊은 성인에게 병원을 찾도록 권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진센터에서는 건강검진 시 혈압 수치가 높은 젊은 성인에게 고혈압이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추후 안정을 취한 뒤 재측정하도록 한다. 하지만 젊은 성인은 혈압을 다시 측정하지 않는다.

반면 고령은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으면 고혈압이니 병원에 방문하도록 권유 받는다. 결국 검진센터 등에서 젊은 성인의 고혈압이 드물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혈압이 높은 이들을 진료현장으로 유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젊은 고혈압 환자에게 강력한 생활습관 교정이 기본이 돼야 항고혈압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항고혈압제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은 양자대결 구도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환자에게 체중 5kg이 항고혈압제 하나 분량의 혈압을 만든다고 설명하며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고혈압은 약을 먹는다고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 고혈압 환자는 항고혈압제를 처방받으면 평생 먹어야 하는지 묻는다. 평생 복용은 젊은 성인에게 특히 부담되기 때문이다.

이에 항고혈압제를 중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항고혈압제 1일 1회 투약 시 혈압이 조절되는 고혈압 환자의 동의를 얻어 생활습관을 교정하며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개월 동안 치료를 중단한 환자 중 혈압이 다시 올라가지 않은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치료 순응도 향상을 위해 항고혈압제 1일 1회 복용을 제안했다. 

항고혈압제 치료 효과는 혈관이 딱딱하지 않을수록 크게 나타난다. 젊은 성인은 혈관이 경직되지 않았기에 항고혈압제만 잘 복용하면 고령보다 혈압이 잘 조절된다. 젊은 고혈압 환자에게 항고혈압제 복용은 고혈압 '치료'가 아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중요하므로 치료 순응도 향상을 강조했다. 

- 고령과 젊은 성인의 고혈압 관리전략 차이는?

고령 고혈압 환자 관리전략은 동반질환 평가와 다양한 약제 조합이 중요하다. 반면 젊은 고혈압 환자는 고령에서의 관리전략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항고혈압제 하나만 복용해도 조절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젊은 성인에서는 고혈압 인지도를 높여 병원에 한 번이라도 내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성인은 진료실에서 본인 혈압을 측정만 해도 고혈압 관리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 젊은 성인의 고혈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젊은 성인이 고혈압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은 드문 질환이 아니며 비만할수록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젊은 성인은 고혈압 예방을 위해 염분 섭취를 줄이고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아울러 젊은 고혈압 환자는 나이가 어릴지라도 안전하지 않으며, 혈압 조절과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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