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개최
이찬주 교수 "여러 문제로 처방 곤란한 경우 있어…약제 변경·추가 등 연구 필요"
김현진 교수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저해제 개발 진행 중"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는 21~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Treatment of Resistant Hypertension: Overview'를 주제로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는 21~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Treatment of Resistant Hypertension: Overview'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가이드라인에서 저항성 고혈압 4차 약제로 권고하는 스피로노락톤 등 알도스테론 길항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치료전략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임상에서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가 가진 문제로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처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약제 변경 또는 추가 관련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알도스테론 길항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한 새로운 계열 신약 개발에도 학계 관심이 모인다.

21~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는 'Latest Update on Treatment of Resistant Hypertension'을 주제로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실제 임상서 알도스테론 길항제 처방 많지 않아

저항성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이뇨제를 포함해 작용기전이 다른 항고혈압제 3개 이상을 병용하고 각 약물의 최적 용량으로 투약해도 혈압이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대표적 알도스테론 길항제인 스피로노락톤은 PATHWAY-2 연구를 근거로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4차 약제로 권고된다. PATHWAY-2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서 스피로노락톤이 독사조신, 비소프롤롤 등보다 혈압 강하 효과가 우월했다.

이에 2018년 유럽심장학회·고혈압학회는 ACEI 또는 ARB와 CCB, 이뇨제를 복용했음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다음 추가할 수 있는 약제로 스피로노락톤을 제시했다.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도 저항성 고혈압은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추가하는 치료를 고려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알도스테론 길항제 처방이 많지 않다고 분석된다.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심장내과)가 제시한 국내 코호트 데이터를 토대로 저항성 고혈압 환자가 3차병원에서 처방받는 4가지 약제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알도스테론 길항제는 17.8%, 베타차단제는 74.8%였다. 

즉, 가이드라인에서 저항성 고혈압 4차 약제로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권고할지라도 실제 임상에서는 알도스테론 길항제보단 베타차단제를 선호하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투약하기 어려운 환자는 신장기능이 나쁜 경우가 많다"며 "국내 코호트 데이터는 가이드라인에서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4차 약제로 권고하지만 환자가 가진 여러 문제 때문에 처방이 곤란한 경우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4차 약제로 투약하기 어려운 저항성 고혈압 환자라면, 약제를 바꿀지 또는 베타차단제 등 다른 약물을 추가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새로운 계열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대구리병원 김현진 교수는 'Aldosterone Antagonists in Resistant Hypertension'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양대구리병원 김현진 교수는 'Aldosterone Antagonists in Resistant Hypertension'를 주제로 발표했다.

신약 박스드로스타트, 저항성 고혈압 환자 혈압 20.3%↓

현재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약제가 있지만 고혈압 조절률을 더 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약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미국 고혈압 환자 40~50%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국내 조절률도 47.4%에 그친다.

이러한 고혈압 조절률을 높이고자 개발 중인 새로운 계열 저항성 고혈압 치료제가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저해제다.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저해제는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차단하기보단 호르몬 합성을 억제해, 가능성 있는 치료 저항성 원인을 타깃한다. 

대표적으로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유전자 CYP11B2를 억제하는 박스드로스타트가 주목받는다. 박스트로스타트는 전임상 및 임상1상에서 알도스테론 합성효소에 높은 선택성(selectivity)을 보였다. 

임상2상에서 박스드로스타트는 3개 이상 항고혈압제를 안정적으로 복용하고 있으나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20.3%까지 낮췄다. 이 같은 혈압 강하 효과는 박스드로스타트 치료 용량이 늘어날수록 컸다.

아울러 박스드로스타트 치료 기간에 사망 사례는 없었고 중증 이상반응도 발생하지 않았다. 박스드로스타트 복용 이후 2명의 칼륨 농도가 6mmol/L 이상으로 증가했으나 치료 중단 이후 해결됐고 다시 치료를 시작해도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 이 연구는 치료 기간이 12주로 짧고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45mL/min/1.73㎡ 이상인 환자만 모집해 고칼륨혈증 가능성이 낮았다는 제한점이 있다.

한양대구리병원 김현진 교수(심장내과)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도스테론 길항제 중 스피로노락톤을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먼저 선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알도스테론 길항제 부작용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가 있어, 이들을 위해 최근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저해제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저해제의 혜택과 위험을 평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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