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IH, HIV 감염자 대상 1차 예방 효과 평가한 REPRIEVE 임상연구 조기 중단
DSMB, 중간분석서 유효성 근거 충분해 조기 종료 권고…안전성 문제없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일반인에게 심혈관질환 1차 예방약으로 권고되는 스타틴을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도 같은 목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됐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HIV 감염자 대상 REPRIEVE 임상연구 중간분석에서 스타틴의 유의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혜택이 확인돼 연구를 조기 중단한다고 11일(현지시각) 밝혔다.

데이터 및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는 예정됐던 REPRIEVE 중간분석에서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 대한 스타틴의 유효성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조기 종료를 권고했다. 연구에서 확인된 이상반응은 일반인에서 보고된 것과 비슷했다. 

REPRIEVE는 HIV 감염자를 대상으로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를 확인하고자 진행된 첫 대규모 다국가 임상연구라는 의미가 있다. 구체적 연구 결과는 수주 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에이즈 연구 기관인 미국 ACTG(AIDS Clinical Trials Group)가 진행했다. 연구에는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와 미국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소(NHLBI)가 먼저 지원했고 NIH 산하 에이즈 연구실의 추가 자금 지원도 받았다. 

피타바스타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35%↓

수십 년간 HIV 연구 및 치료 발전으로 에이즈 관련 합병증과 사망률이 크게 감소해 HIV 감염자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HIV 감염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예상보다 높으며, 이는 전통적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경도~중등도인 젊은 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경도~중등도인 HIV 감염자도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거나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없다면 HIV 감염자에게 스타틴 치료를 권하지 않았고, 처방은 의료진 재량에 따라 결정됐다.

REPRIEVE는 일반적으로 스타틴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 경도~ 중등도 심혈관질환 위험군인 HIV 감염자가 스타틴으로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2015년 시작됐다.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12개국에서 40~75세 HIV 감염자 7769명이 모집됐다. 여성이 30% 이상을 차지했다.

모든 참가자는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를 받았다. 등록 당시 CD4+ 세포 수는 100cells/㎣ 이상이었다. 이들은 피타바스타틴 1일 4mg 복용군(스타틴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계획됐던 REPRIEVE 중간분석 결과, 스타틴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위약군보다 35% 감소했다. 이는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수치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예상하지 못한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DSMB는 HIV 감염자가 매일 피타바스타틴을 복용할 경우 혜택이 위험을 능가한다고 판단, 연구를 조기 종료하고 최종 분석을 위한 전체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NIAID의 Hugh Auchincloss 소장은 "HIV 감염자의 바이러스를 치료하고 조절하는 접근 방식에서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결과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치료가 HIV 감염자의 심혈관 예후를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NHLBI의 Gary H. Gibbons 소장은 "HIV 감염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중재법이 제한적이기에 REPRIEVE 임상연구가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의료진이 HIV 감염자의 심혈관 건강을 더 잘 관리하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8년간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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