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3] 세브란스병원 홍명기 교수, 관상동맥질환 환자 대상 'LODESTAR' 연구 진행
LDL-C 조절 목표 따른 스타틴 치료군 3년째 임상 예후, 고강도 스타틴군 대비 '비열등'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따라 스타틴 강도를 조절하는 치료전략이 고강도 스타틴만 투약하는 전략과 비교해 유사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미국 심장학계가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를 정하지 않고 고·중강도 스타틴 치료가 요구되는 환자군을 제시해 학계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고강도 스타틴 치료가 권고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따라 스타틴 강도를 조절해 치료한 결과, 3년째 임상 예후는 고강도 스타틴 대비 비열등했다. 

세브란스병원 홍명기 교수(심장내과) 연구팀은 국내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2차 예방을 위해 미국 심장학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한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진행할지 또는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따라 스타틴 강도를 조절할지를 비교한 LODESTAR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 공개됐고, 발표와 동시에 JAMA 3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세브란스병원 홍명기 교수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 LODESTAR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세브란스병원 홍명기 교수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 LODESTAR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고강도 스타틴, 환자별 약물반응 다르고 장기간 안전성 우려 있어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집중적으로 낮추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2013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최소 50% 이상 낮추고자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진행하도록 주문했다. 고강도 스타틴 또는 최대내약강도 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 없이 지속할 수 있다. 

고강도 스타틴 치료는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추적관찰하며 스타틴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없어 치료가 간단하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다르고 장기간 진행 시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고강도 스타틴 외 또 다른 치료전략은 중강도 스타틴으로 시작하고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따라 스타틴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는 환자별 맞춤치료가 가능하고, 치료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환자와 의료진 간 의사소통이 용이할 수 있다.

그러나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치료전략을 1:1로 비교한 무작위 임상연구는 없었다.

무작위 다기관 비열등성 연구로 디자인된 LODESTAR 연구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가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따라 스타틴 강도를 조절하는 치료보다 필요성이 낮을 것으로 가정하고 진행됐다. 만약 두 치료전략의 효과가 동일하다면, 장기간 고강도 스타틴 치료에 따른 안전성 우려를 고려하면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따른 스타틴 강도 조절 전략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LDL-콜레스테롤 50~70mg/dL을 목표로 스타틴 강도를 조절한 군(스타틴 조절군)의 3년 임상 예후가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진행한 군(고강도 스타틴군) 대비 비열등한지 평가했다. 

3년째 1차 목표점 발생률, 조절군 8.1% vs 고강도군 8.7%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16년 9월~2019년 11월 국내 12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 4400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이들은 안정형 또는 불안정형 협심증, 급성 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또는 비STEMI(NSTEMI) 등을 진단받았다. 평균 나이는 65.1세였고 여성이 27.9%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스타틴 조절군(2200명)과 고강도 스타틴군(2200명)에 1:1 무작위 분류됐다. 

스타틴 조절군 중 스타틴 복용력이 없는 환자는 아토르바스타틴 20mg 또는 로수바스타틴 10mg 등 중강도로 치료를 시작했다. 

이미 스타틴을 복용 중이라면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이 70mg/dL 미만일 경우 같은 강도 스타틴 치료를 유지했다. LDL-콜레스테롤 70mg/dL 이상이면 스타틴 강도를 높였다. 이후 추적관찰 시 50mg/dL 미만을 달성하면 스타틴 강도를 낮췄고, 50~70mg/dL을 유지하면 강도에 변화를 주지 않았으며 70mg/dL 이상이면 강도를 높였다. 

고강도 스타틴군은 아토르바스타틴 40mg 또는 로수바스타틴 20mg을 복용했다. 이들은 추적관찰 동안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유지했다.

1차 목표점으로 3년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관상동맥 재개통술 등을 종합해 확인했다. 비열등성 기준은 3.0%p 차이로 설정했다.

추적관찰 6440인년(person-years) 동안 스타틴 조절군 54%는 고강도 스타틴으로, 43%는 중강도 스타틴으로 치료받았다. 

평균 LDL-콜레스테롤은 치료 6주까지 고강도 스타틴군이 더 낮았지만 이후에는 비슷한 수치를 유지해, 3년째 스타틴 조절군 69.1mg/dL, 고강도 스타틴군 68.4mg/dL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P=0.21).

1차 목표점 발생률 평가 결과, 스타틴 조절군 8.1%, 고강도 스타틴군 8.7%로 조사됐다. 두 군 간 절대적 차이는 0.6%p로 연구에서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P<0.001 for noninferiority). 이 같은 결과는 하위군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됐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LDL-콜레스테롤 50~70mg/dL을 목표로 한 스타틴 조절군과 고강도 스타틴군의 3년 임상 예후를 비교한 첫 무작위 연구"라며 "이번 결과는 스타틴에 대한 개인별 약물 반응을 고려해 맞춤 치료를 진행하는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 전략이 적합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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