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퍼리·키트루다, 재발성 자궁내막암서 PFS·OS 긍정 데이터 도출
국내 유일 적응증 가진 면역항암제 젬퍼리...학계 "급여 필요성 높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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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재발성 자궁내막암 치료 패러다임이 기존 표준치료인 항암화학요법에서 면역항암제로 이동하고 있다.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면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부터다.

때문에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한 GSK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등 면역항암제 자궁내막암 치료옵션의 급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젬퍼리, dMMR/MSI-H 변이 환자 24개월 추정 PFS '61.4%'

최근 열린 미국여성암학회(SGO)에서는 젬퍼리가 재발성 자궁내막암 치료옵션에 도전한 임상3상 RUBY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성공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Mansoor R. Mirza 박사 연구팀은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 494명을 모집, 젬퍼리 투여군과 위약+항암화학요법 투여군에 1:1 무작위 배정했다.

이들 중 23.9%는 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함(dMMR),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전성(MSI-H) 변이를 갖고 있었다.

1차 목표점은 RECIST 1.1 버전에 따라 조사자가 평가한 무진행생존(PFS)과 전체생존(OS)으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 집단에서 24개월째 PFS는 젬퍼리군이 36.1%, 위약군이 18.1%로 집계됐다(HR 0.64; 95% CI 0.51~0.80; P<0.001).

특히 dMMR, MSI-H 변이를 가진 환자 집단에서 24개월 추정 PFS는 젬퍼리군이 61.4%, 위약군이 15.7%로 집계, 젬퍼리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2% 낮췄다(HR 0.28; 95% CI 0.16~0.50; P<0.001).

또 다른 1차 목표점인 OS에서도 젬퍼리군이 우월했다. 자세히 보면 24개월 OS는 젬퍼리군이 71.3%, 위약군이 56%였다(HR 0.64; 95% CI 0.46~0.87).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오심, 탈모, 피로 등이 발생했고, 중증 이상반응은 젬퍼리군에서 더 많았다.

 

키트루다, dMMR 환자 PFS 중앙값 도달 못해

이번 학회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Ramez N. Eskander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 병용 결과도 공개됐다.

NRG GY018로 명명된 이 연구는 측정 가능한 3~4a기, 측정 가능/불가능 4b기 dMMR 및 유전자 불일치 복구 정상(pMMR)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 816명이 등록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은 항암화학요법 단독군(위약군)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은 dMMR 및 pMMR 환자 집단에서의 PFS로 설정했다. 주요 2차 목표점은 dMMR 및 pMMR 환자 집단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OS, 안전성 등이었다.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dMMR 환자 집단이 12개월, pMMR 환자 집단이 7.9개월이었다.

연구 결과, dMMR 환자 집단에서 키트루다 투여군의 PFS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반면, 위약군은 7.6개월로 나타나면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HR 0.30; 95% CI 0.19~0.48; P<0.00001).

pMMR 환자 집단에서는 키트루다군의 PFS 중앙값이 13.1개월이었던 반면, 위약군은 8.7개월에 불과했다(HR 0.54; 95% CI 0.41~0.71; P<0.00001).

하위군 분석 결과, 이전에 방사선 요법을 받은 환자, 이전에 전신 보조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새롭게 진단된 진행성 단계 또는 재발성 환자 등 하위군 전체에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할 때 이점이 일관됐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두 군에서 유사했고, 3~4등급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효과에도 비급여...높아지는 급여 필요성

자궁내막암 치료 패러다임이 면역항암제로 변화하면서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급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궁내막암은 부인암 중 가장 가파르게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재발성 또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은 항암화학요법 치료 반응률이 최대 10~15% 수준이다. 때문에 평균 생존기간도 1년 미만이며, 5년 생존율은 20%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작년 11월 젬퍼리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젬퍼리의 적응증은 이전에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질병 진행이 확인된 재발성 또는 진행성 dMMR/MSI-H 자궁내막암이다.

허가 기반은 dMMR/MSI-H 자궁내막암 최대 규모인 GARNET 연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7.6개월 추적관찰 결과 젬퍼리의 ORR은 45.5%, DOR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의 83.7%는 2년 넘게 반응을 유지했다.

12개월, 24개월 시점 추정 OS는 각각 73.3%, 60.5%로 집계됐고, 장기추적관찰에도 OS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종양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category1로 우선권고하는 근거가 됐고,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Ⅲ, B 등급으로 권고하는 약물이 됐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건강보험 급여에 적용되지 않고 있어 진료 현장에서는 급여 적용 목소리가 높다.

세브란스병원 이정윤 교수(산부인과)는 "자궁내막암은 치료옵션이 제한된 상태"라며 "특히 1차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2차 치료로 같은 항암화학요법을 재차 진행하고 있지만, 한 차례 내성이 발생한 상태라 이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자궁내막암 환자, 특히 dMMR/MSH-I 변이를 갖고 있는 환자는 면역항암제에 치료 반응률이 높고 반응기간도 오래 지속되지만, 건강보험 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 접근성은 낮은 실정"이라며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한 젬퍼리를 우선적으로 급여를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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