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팀, 28일 10주년 맞아 기자간담회 개최
다학제팀, 에크로팀, 중환자실 재활 등 국내 중환자 치료 발전에 기여 자평
중환자의학과 서지영 교수 "감염병 잘 극복하려면 중환자 치료 시스템 잘 갖춰져야"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팀이 22일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팀이 22일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2월 28일 10주년을 맞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의료진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국내에처 처음으로 중환자의학과를 개설한 후 중환자실 다학제 진료팀을 10년 동안 운영 결과가 자신감의 근거인 듯했다. 

22일 기자들과 만난 박치민 교수(중환자의학과, 중증치료센터장)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가 국내 중환자 진료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기여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박치민 교수는 "우리 병원 중환자의학과가 중환자실 다학제 진료팀을 도입하면서 국내 중환자 치료 패러다임을 전화을 주도했다"며 "다학제 진료팀의 시너지 효과를 보면서 놀랐고, 환자의 아웃컴이 향상되는 것을 보고 또 놀랐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 다학제팀 회진에 참여하는 구성원도 차별점을 보인다. 

중환자의학과 교수, 전임의, 전공의와 호흡치료전문 간호사, 약사, 임상영양팀, 재활치료사 등이 참여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성과로 이어졌다.

양정훈 교수(순환기내과, 중환자의학과)팀이 2012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2013년 3월 이전 전담전문의와 다학제 진료가 없는 '낮은 관리 그룹(low-intensity)' 616명과 2013년 3월 이후 심장내과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가 배치되고 다학제 진료를 받은 '높은 관리 그룹(high-intensity)' 1815명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낮은 관리 그룹 대비 높은 관리 그룹에서 사망률이 47% 감소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된 바 있다. 

양 교수는 심장외과, 순환기내과, 중환자의학과, 체외순환사 등 구성된 에크모팀의 활동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병원에 에크모팀이 만들어진 후 환자의 생존 퇴원율이 약 60%에 육박할 정도로 향상됐다. 또 코로나19(COVID-19)로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율도 67%일 정도로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년에 약 40명의 에크모 환자가 우리 병원으로 전원을 온다. 이때 우리 병원 의료진이 환자 이동에 참여한다"며 "국내 최초로 중환자 의뢰시스템(referral system)을 가동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하기 힘든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 병원이 희생하는 부분임에도 정부에서 아무런 보상이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중환자의학과 정치량 교수 
중환자의학과 정치량 교수 

중환자실 재활 눈길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팀은 2016년부터 중환자실 환자들에게도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중환자에서의 조기 물리치료를 통해 신체적, 감정적, 인지적 장애를 회복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시키겠다는 의지다. 

정치량 교수(중환자의학과)는 "중환자실 재활이란 중환자실에 환자를 눕혀두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말을 걸고, 앉을 수 이는 환자는 앉아 있게 하는 등 환자의 쇄약을 막기 위해 돕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환자 재활치료 방식으로 도입한 것은 'ABCDEF 치료 프로토콜'이다. 누워 있기만 했던 환자와 재활을 했던 환자의 예후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며 "환자를 재활시키려면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아직 관련 수가가 없어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환자 연구 교육 확립에 기여했다 자부"  

박치민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의 여러 성과 중 전공의 대상 중환자 연구교육을 확립했다는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전공의를 위한 중환자 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중환자실 진료 프로토콜, 중환자실에서 필수적인 수기의 시뮬레이션 교육 등이 진행되고 있다.

박 교수는 "매년 200~300명 정도의 전공의가 우리 병원이 개발한 중환자실 교육을 받고 있다"며 "현재 필수 술기 인증제 확립도 교육수련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환자의학과 서지영 교수
중환자의학과 서지영 교수

"감염병 극복 위해서는 중환자진료 시스템 강해야" 

- 중환자실을 모두 1인실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은?  

외국의 중환자실은 이미 대부분 1인실로 세팅돼 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외국 의료진은 새로운 공간 만들지 않고, 기존 중환자실에서 진료를 봤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수월했다. 

우리 병원도 최근 리모델링을 하면서 내과계 중환자실을 1인실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정부도 중환자실을 1인실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중환자실 시스템이 강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메르스 당시 우리 병원은 큰 피해를 봤지만, 많은 환자를 구해냈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었던 기반에는 중환자시스템이 강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도 마찬가지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감염병에 대비하려면 중환자 진료체계를 탄탄하게 만들어야 버틸 수 있다.  

-중환자의학 관련 개선해야 할 수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모든 문제를 수가로 귀결하는 건 반대다. 수가는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먼저 필요성을 이해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더 좋은 시스템으로 갈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 작업이 진행된 후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면 된다. 중환자 의학 관련 내용을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에 넣거나 법으로 정하면 된다.

- 중환자의학 관련 희망하는 사항이 있다면.

보건복지부에 중환자 관련 부서가 있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인데, 중환자의학은 선진국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고 한번에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고 인력 시설 등을 투자해야 한다. 담당부서 생기면 장기계획 세우는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할 것으로 본다. 

대한중환자의학회 미션이 '선중완달'이다. 이 말의 뜻은 선진국 수준의 중환자진료체계 완전히 달성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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