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윤영철 교수팀, PGA 시트 덮고 지혈제 도포하는 '동맥 보강법' 고안
췌십이지장절제술 진행 환자, 동맥 보강법 진행 시 지연 출혈 예방 효과 확인

▲(좌부터)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윤영철, 김지수, 이태윤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췌장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인 '지연 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수술법을 고안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윤영철(교신저자)·김지수(제1저자)·이태윤 교수팀은 췌십이지장절제술 후 간동맥에 'PGA 시트'를 덮고 '지혈제(피브린 실란트)'를 도포해 보강하는 방법인 동맥 보강법을 제시했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주로 췌장암, 담도암, 십이지장암 등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이다. 췌장, 십이지장, 담도 일부를 절제하는 복잡한 수술인 만큼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췌장과 소장을 연결한 부위에서 췌장액이 새어 나오는 췌장루 등 합병증이 가장 문제다. 

췌장액은 수술 후 사람의 조직을 소화시키듯 녹이면서 주변 조직이나 혈관을 손상시키고, 심한 경우 출혈을 일으켜 사망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출혈은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한 사망률은 10.5~38.0%로 보고되지만 아직까지 원인이 되는 췌장루를 100% 방지할 수 있는 수술법은 없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동맥 보강법을 고안했다. PGA 시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체내에 완전히 흡수될 뿐 아니라 원하는 만큼 잘라 쓸 수 있어 기존 폐절제술, 장절제술 등 다양한 수술에서 절제 부위 누출을 막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지혈제는 수술 중 출혈 부위에 지혈, 조직접합 등 목적으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인천성모병원에서 2011년 3월~2022년 3월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진행한 환자 345명을 분석했다. 이 중 225명은 췌십이지장절제술만 시행했고(비 동맥 보강군), 120명은 동맥 보강법을 시행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받았다(동맥 보강군).

연구 결과, 췌장루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으나 동맥 보강군에서 췌장루 발생 시 지연 출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지연 출혈은 췌장루 발생 환자 중 비 동맥 보강군에서 14명(23.3%) 발생한 반면, 동맥 보강군은 1명(3.3%)에 불과했다.

김지수 교수는 "췌십이지장절제술 이후 발생하는 췌장루는 간담체외과 의사에게 영원히 해결해야 할 숙제와 같은 합병증"이라며 "특히 췌장루로 인해 발생하는 지연 출혈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합병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치사율이 높은 지연 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했다"면서 "췌십이지장절제술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본간담췌외과학회지 Journal of Hepato-Biliary-Pancreatic Science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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