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한간암학회 서울에서 정기학술대회 개최
인터벤션영상의학회 함께 전문가 발의안 발표
김성은 교육이사 "TACE 근거 쌓기 위해 국가 주도임상시험 필요"

17일 대한간암학회가 정기 학술대회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 전문가 합의만을 발표했다.
17일 대한간암학회가 정기 학술대회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 전문가 합의만을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대한간암학회가 간세포암종 치료에 사용하는 경동맥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의 국내 전문가 합의안을 최초로 공개했다. 

TACE는 1977년 일본에서 간세포암 환자에게 간동맥을 통해 젤라틴 스폰지 입자에 항암제를 섞어 투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0년대 리피오돌과 항암제를 섞어 에멀젼 혈태로 간동맥에 주입하고 이어 색전물질로 혈류를 차단하는 경동맥화학색전술로 발전했다. 

2000년대에 이르러 영양동맥의 색전을 유발하면서 동시에 고용량의 항암제를 안정적으로 담아 종양에 전달할 수 있는 약물방출미세구(DEB)가 개발돼 이를 이용한 경동맥화삭색전술로 자라잡있다. 

그런데 TACE는 간세포암종에 여러 국가에서사용됨에도 시행 방법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간암학회가 17일 서울에서 열린 17차 정기학술대회에서 전문가 합의안을 발표했다. 

대한간암학회 임현철 회장(사진 왼쪽)
대한간암학회 임현철 회장(사진 왼쪽)

간암학회 임현철 회장(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TACE는 같은 이름으 시행되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시술 내용은 달랐던 사례가 많아 전문가 합의안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22년 7월 12명의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및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모여 8회에 걸쳐 회의를 진행하면서 합의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어렵지만 첫 단추를 끼워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역시 간단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국립암센터와 함께 간세포암종 진료가이드라인이 있어 그나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안은 현재까지 의학적 근거들을 검토한 후 근거중심으로 합의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이번 전문가 합의문이 TACE 처음 시작하는 의사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합의문을 기반으로 임상 근거가 쌓여 5~10년 뒤에는 진료 가이드라인까지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TACE 전문가 합의안은 △환자 선택 △경동맥화학색전술 시행 전 영상검사△경동맥화학색전술 시행 전 예방적 약물사용 △경동맥화학색전술을 위한 인터벤션 △통상적 경동맥화학색전술△약물방출미세구를 이용한 경동맥화학색전술 △경동맥화학색전술 시행 후 환자 관리△추적관찰 등으로 구성돼 있다. 

1970년대 시작한 TACE가 아직까지 국제 가이드라인이 없는 이유는 TACE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많이 이뤄지는 시술이라는 점과 미국과 유럽 의사들이 효과를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 등 복합적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최종영 차기 간암학회 회장(서울성모병원 내과 교수)은 간암이 발견되는 시기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 차기 회장은 "TACE는 간암 말기에 발견하면 잘 시행하지 않는 시술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대부분 간암 중간 단계에서 발견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은 거의 마지막 단계에 발견해 TACE 시술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성은 교육이사(한림대 성심병원 내과 교수)는 임상시험을 하기 위한 펀드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근거가 쌓이려면 임상시험을 해야 하고, 그럴려면 펀드가 필요한데, TACE는 시술이라 펀드를 제공하려는 곳이 없다는 얘기였다.

김 교육이사는 "우리나라 의사들의 TACE 시술 실력은 우수하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 의사들은 우리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근거가 없어 TACE를 진료 가이드라인에 추가하지 않는다"며 "이익을 쫓는 기업은 시술에 관련된 임상시험을 하지 않는 게 어쩌면 당연하고, 따라서 정부가 임상시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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