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당뇨병연합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 법제화 추진 심포지엄' 17일 개최
비만한 소아청소년, 성인기 비만 이행 가능성 높아…2형 당뇨병 등 합병증 증가세
"소아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 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도와줘야"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당뇨병연합은 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 법제화 추진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홍용희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 실태'를 주제로 발표했다.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당뇨병연합은 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 법제화 추진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홍용희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 실태'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소아청소년기가 비만 합병증을 막을 마지막 시기로 지목되면서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높은 가능성으로 성인 비만으로 이행되고 젊은 연령 때 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알콜성 지방간질환등 비만 합병증을 동반하므로,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당뇨병연합은 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 법제화 추진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내 소아청소년 복부비만율, 2010년 10%→2021년 20.1%

▲순천향대 부천병원 홍용희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홍용희 교수.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팩트시트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3억 명으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지금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성별과 관계 없이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0~2021년 소아청소년(6~18세)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늘었고 2021년 기준 비만 유병률은 19.3%, 과체중은 9.8%로 조사됐다. 

또 대한비만학회 빅데이터위원회 연구팀이 국내 10~18세 복부비만율을 조사한 결과, 2010년 10%에서 2021년 20.1%로 약 2배 증가했다. 특히 16~18세 남아의 28.8%가 복부비만으로 확인돼 성인기 건강의 큰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홍용희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에서 고도비만이 유의하게 늘고 있으며 특히 남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며 "'세계 비만 지도(World Obesity Atlas)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소아청소년의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 유병률이 2030년에 성인을 앞지를 것으로 추정됐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 증가 위험도가 높은 국가로 분류됐다"고 지적했다. 

비만한 소아청소년 '84%' 성인기 BMI 30kg/㎡ 이상

소아청소년 비만은 한 가지 원인보단 출생 전 요인부터 정신적, 유전적, 선천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즉 교정이 불가능한 출생체중, 유전적 요인 등도 소아청소년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높은 가능성으로 성인기로 이행된다는 점에서 문제다. 실제 비만한 소아청소년 84%는 성인기 BMI가 30kg/㎡ 이상으로 보고되며, 60%는 35kg/㎡ 이상, 34%는 40kg/㎡ 이상으로 확인됐다(J Pediatr 2007;150(1):12~17.e2).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심혈관질환, 내분비질환, 수면무호흡증 등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비만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고 우울증이 생기는 등 정신심리적 문제가 나타난다.

홍 교수는 "소아청소년기나 젊은 연령에서 비만 합병증이 발생한다면 긴 시간을 합병증을 가진 채 살아야 한다. 이로 인한 국가 의료비 증가는 자명하다"며 "가장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연령에 이러한 질병 이환으로 인해 사회생활, 경제활동에 지장이 생기고 정신건강 문제도 높은 확률로 동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소아청소년기 비만 예방과 적극적 관리 및 치료가 필수"라고 제언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비만의 의학적 평가와 치료 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괄적인 다면적 접근과 단계적 적용에 따라 맞춤치료를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정과 학교, 의료의 유기적 관계가 이뤄져야 한다. 다방면 전문가들의 개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아당뇨≠1형 당뇨병…2형 당뇨병 큰 비중 차지

▲경일대 박혜련 교수.
▲경일대 박혜련 교수.

소아청소년 비만은 비만 합병증 중 2형 당뇨병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진다. 

과거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발생하는 당뇨병 대다수는 1형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로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소아청소년에서도 2형 당뇨병이 많이 진단되고 있다. 이에 소아당뇨를 1형 당뇨병으로 한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소아청소년 당뇨병 비중은 1형의 경우 2008년 10만 명당 3.70명에서 2016년 4.77명으로 1.29배 증가했다(Diabetes Metab J 2020;44(6):866~874). 

그러나 2형 당뇨병은 2002년 대비 2016년 1만 명당 △0~4세가 0.031명에서 0.036명으로 1.16배 △5~9세가 0.035명에서 0.198명으로 5.65배 △10~14세가 0.45명에서 2.84명으로 6.39배 △15~19세가 1.84명에서 9.88명으로 5.34배 늘었다(Diabetes Metab J 2022;46(2):297~306).

경일대 박혜련 교수(간호학과)는 "비만한 소아청소년이 2형 당뇨병을 진단받는 것은 이미 합병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이므로 1형 당뇨병보다 더 위험한 문제일 수 있다"며 "비만한 소아청소년의 2형 당뇨병 진단은 개인적 차원에서 질병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수반되고, 국가적으로도 경제적·사회적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만한 소아청소년의 2형 당뇨병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1형 당뇨병에 적용되는 연속혈당측정 보험급여를 2형에도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늦기 전에 소아청소년 비만 해결하려는 제도 필요"

▲대한비만학회 박철영 이사장.
▲대한비만학회 박철영 이사장.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 증가와 함께 젊은 연령에서 2형 당뇨병이 급격히 늘자 이를 막기 위해 소아청소년기 비만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인다.

비만 치료는 소아청소년기부터 이뤄져야 하지만 그동안 비만 문제는 개인과 가정의 의지 문제로 치부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만한 소아청소년이 건강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홍 교수는 "저출산 국가에서 소아청소년이 비만이나 2형 당뇨병 등 비만 합병증 없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사회가 도와줘야 할 시점"이라며 "소아청소년 비만은 예방, 조기 발견과 개입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증가, 이로 인한 합병증 급증세를 역전(reverse)시킬 방법은 마지막 기회인 소아청소년 시기의 비만 관리 및 치료"라고 제언했다.

대한비만학회 박철영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10대에 2형 당뇨병, 고혈압 등 비만 합병증이 발생하면 건강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고 평생 의료비 지출이 발생하므로 국가 의료비도 급증할 것"이라며 "소아청소년 비만 증가와 함께 국내 10대와 젊은 청년들의 2형 당뇨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정책적으로 소아청소년 비만을 해결하려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