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아과학회 '비만한 소아청소년 평가 및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
비만 해결되도록 지켜보면 BMI·동반질환 증가해 치료 어려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비만한 소아청소년을 즉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소아청소년의 비만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도록 주의 깊게 지켜보기보단 비만치료제와 비만대사수술 등을 통한 공격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07년 AAP 과체중 또는 비만한 소아청소년 치료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15년 동안 쌓인 근거를 보면, 문제가 해결되도록 기다리기만 할 경우 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하고 동반질환이 늘어날뿐더러 이후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소아청소년의 행동 교정 및 건강한 식습관에 중점을 뒀고, 비만치료제와 비만대사수술에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의료기관 의료진이 다른 전문가들과 협력해 소아청소년의 비만 관련 동반질환을 치료하도록 권장했다. 

AAP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비만한 소아청소년 평가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Pediatrics 1월 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BMI 95백분위수 120% 이상 '비만대사수술' 고려

AAP가 정의한 소아청소년 과체중은 BMI 85백분위수 이상 95백분위수 미만, 비만은 BMI 95백분위수 이상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의료진이 과체중 또는 비만한 6세 이상의 소아청소년의 행동 및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교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2~5세인 과체중 또는 비만한 소아에게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12세 이상의 비만한 소아청소년에게는 생활습관 교정에 더해 보조요법으로 적응증, 위험, 혜택 등을 고려한 비만치료제 투약을 치료옵션으로 제시했다. 

또 나이, 성별에 대한 BMI 95백분위수가 120% 이상에 해당하는 13세 이상 소아청소년에게는 비만대사수술 관련 평가를 권하도록 주문했다.

단, AAP는 어떤 의료진도 소아청소년에게 낙인을 찍거나 체중 증가 책임이 이들에게 있음을 암시해서는 안 되다며 주의를 요했다. 이어 소아청소년의 BMI가 임계값에 도달하면, 의료진은 신체검사 및 혈액검사를 시행해 환아 건강 상태를 확인하도록 했다. 

6세 이상 환아·가족과 상담해 체중 감량 동기 부여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가이드라인에서는 2세부터 BMI를 측정하도록 권하면서 성별에 대한 85백분위수 이상인 과체중 또는 95백분위수 이상인 비만, 120백분위수 이상인 중증 비만이라면 주의를 기울이도록 명시했다.

이와 함께 의료진은 과체중 또는 비만한 소아청소년, 특히 10세부터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이어 의료진은 6세 이상의 환아 및 가족과 상담해 체중 감량 동기를 부여하고,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포괄적으로 말하기보단 요인에 맞게 개입하도록 권고했다. 이 과정에는 체중 감량을 위한 효과적인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집중 지원 모델은 소아청소년 시기에 유지돼야 하며 12세 또는 13세가 됐을 때 필요하다면 비만치료제 투약 또는 비만대사수술 시행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했다. 이 같은 연령 제한은 비만치료제 또는 비만대사수술 효과를 입증한 연구들을 기반으로 하며, 만약 새로운 근거가 쌓인다면 연령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

가이드라인 개정에 참여한 미국 듀크의대 Sarah Armstrong 교수는 "새로운 약물 등장 및 비만대사수술과 다른 치료의 적응증 등을 고려하면 지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가 시기적절하다"면서 "우리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비만 치료전략을 갖고 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의료진이 과체중 또는 비만한 소아청소년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만은 개인의 실패나 의지 문제 또는 자녀와 부모의 잘못이라는 오해가 있다. 또 의료진 사이에 체중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남아있다"면서 "그러나 비만은 다른 만성질환과 같이 완화, 재발이 계속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해야 하는, 간단하지 않은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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