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한승림 교수팀, 측면 복벽탈장 환자 단일공 로봇 이용 '가로근 절개술'로 치료

(좌부터)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인경 임상강사,한승림 교수.
▲(좌부터)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인경 임상강사,한승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로봇수술을 통해 기술적으로 어려운 복벽 측면에 발생한 탈장 환자 치료에 첫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인경(제1저자)·한승림(교신저자) 교수팀은 치료가 어려운 복벽 측면에 발생한 탈장 환자를 고난도 수술법인 단일공 로봇 '가로근 절개술'로 치료했다.

수술받은 50대 여성 환자는 배 오른쪽 아랫부분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육안으로 복벽에 튀어나온 종괴가 보였고, CT 영상 촬영 결과 우측 측면 복벽에 발생된 복벽탈장으로 진단됐다. 

일반적인 탈장은 몸 가운데 부분에서 발생하는데, 이 경우 복벽에 힘을 가장 많이 지지해주는 근막이 단단하게 있어 복벽 결손 부위를 수술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이 환자처럼 복벽 측면에 발생한 탈장은 주위에 단단한 근막이 없고 복벽에 힘을 받기 어려워 특별히 표준화된 수술법이 없었다.

▲우측 측면 복벽에 발생한 복벽탈장.
▲우측 측면 복벽에 발생한 복벽탈장.

복막 외 공간에 인공막(mesh)을 넣어 복벽 탈장을 수술하는 최근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며,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미 성공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측면 복벽에 복막 외 공간을 만들기는 기술적으로 어렵다.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복벽 3개의 근육층 가운데 가장 안쪽에 위치한 가로근 절개를 통해 측면 복벽의 복막 외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이 술기는 외국에서도 반대쪽 복벽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시행되는 고급술기이다.

▲복벽 재건을 위해 복벽 3개의 근육층 가운데 가장 안쪽에 위치한 가로근을 절개한 가로근막 절개술.
▲복벽 재건을 위해 복벽 3개의 근육층 가운데 가장 안쪽에 위치한 가로근을 절개한 가로근막 절개술.

교수팀은 고심 끝에 자궁 적출술을 이용해 환자 복부를 3cm 절개하고 단일 포트를 삽입하는 로봇수술로 복막 외 공간에 접근해 치료에 성공했다. 

환자는 수술 후 2일 만에 불편감이나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약해진 복벽 구멍을 복막 외 공간으로 들어가 그 주위를 인공망으로 덮어 고정한 뒤, 단일공 로봇을 이용해 가로근을 절개하고 측면 복벽 탈장을 치료한 첫 연구 결과다.

한승림 교수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당뇨병, 비만 등 기저질환자가 고형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게 될 경우 주변 부위가 약해지며 발생하는 '복벽탈장' 중 '절개성 탈장' 환자도 늘게 된다"며 "복벽탈장은 자연 치유나 약물 치료가 어려워 수술 치료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손 크기가 작더라도 잦은 통증이 있다면 장 폐색이나 괴사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탈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복부 비만을 줄이는 생활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복부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Asian Journal of Surgery 1월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