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α, 동반질환이 있다면?' 당당토크 좌담회 개최
진료지침 개정돼도 환자 진료하는 의사 관습 쉽게 바뀌지 않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시대 만들어져…향후 초기 치료 사용될 수도

▲본지는 당뇨병 전문가 2인과 실제 진료현장에서 당뇨병 환자를 동반질환에 따라 어떻게 관리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당당토크' 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부터) 명지병원 이재혁 교수,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 ⓒ메디칼업저버
▲본지는 당뇨병 전문가 2인과 실제 진료현장에서 당뇨병 환자를 동반질환에 따라 어떻게 관리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당당토크' 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부터) 명지병원 이재혁 교수,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 ⓒ메디칼업저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당뇨병 진료지침은 의료진이 진료현장에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에게 최적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마련된다. 혈당에 더해 동반질환에 따라 콜레스테롤, 혈압 등 조절 목표를 제시하며 치료전략도 함께 권고한다.

진료지침은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됐을 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의료진은 권고안을 100% 준수해 당뇨병 환자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같은 당뇨병 환자라도 동반질환이 다양하고 환자 특징에 따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할 관리지표도 달라서다.

본지는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당뇨병 전문가 2인과 실제 진료현장에서 당뇨병 환자를 동반질환에 따라 어떻게 관리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당당토크' 좌담회를 진행했다. 

'당뇨병+α, 동반질환이 있다면?'을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는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내분비내과) △명지병원 이재혁 교수(내분비내과)가 참석했다.

<1> 당뇨병+'비만', 목표 체중 '수치'로 알려줘야

<2>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낮아진 목표치 적용 시 걸릴 것

<3> 당뇨병+'고혈압', 당뇨약 선택 시 혈압 조절 고려사항 아냐

-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가 낮아졌다. 실제 환자 관리에 적용하고 있나? 

▲명지병원 이재혁 교수. ⓒ메디칼업저버
▲명지병원 이재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이은정 교수(이하 은): 올해 발표될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없다면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를 100mg/dL 미만, 표적장기 손상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3가지 이상 동반했다면 70mg/dL 미만으로 제시하면서 55mg/dL 미만을 선택적 목표로 정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약물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혁 교수(이하 재): 진료지침에서 권고하는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도달하고자 노력하지만,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당뇨병 환자를 보는 의사들은 혈당을 조절 목표까지 낮추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이상지질혈증은 의사의 주관적 판단이 많이 개입된다. 진료지침에서 상당히 엄격한 조절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학회에서는 진료지침 개정에 따라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맞춰 약물을 조정하라고 이야기한다. 이미 망가진 장기를 진료하는 심장내과, 신경과 등은 개정된 진료지침 권고안을 빠르게 환자 진료에 적용하지만, 사건(events)이 생기지 않은 환자를 주로 보는 내분비내과 그리고 개원의는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조절해야 하나'라고 의문을 갖는다.

개인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약물을 쓰고 있지만, 대다수가 고전적 조절 목표인 100mg/dL 미만만 지키고 있다. LDL-콜레스테롤을 100mg/dL 미만으로만 조절해도 환자에게 나빴던 일이 없어서다. 

이 때문에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 55mg/dL 미만이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진료지침이 업데이트되더라도 환자를 계속 봐왔던 의사 관습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은: 일각에서는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를 계속 낮추면 제약사만 좋은 것 아니냐며, 실제로 낮춰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재: 사실 제약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를 정해야 효과가 큰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가 연구 결과가 맞는지 재검토한다. 진료지침이 실제 진료현장에 바로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the lower, the better)'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에게 스타틴을 포함한 약물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 ⓒ메디칼업저버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 ⓒ메디칼업저버

은: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은 스타틴 단독요법만으로 가능하다. 용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조절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스타틴을 먼저 사용하고 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그런데 스타틴이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스타틴 고용량을 사용하기보단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근거가 쌓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도 많이 개발됐다. 한 가지 약제 용량을 계속 늘리면 이상반응이 나타나는데, 작은 용량의 두 가지 약제를 병용하면 이상반응은 적게 나타나면서 장점을 취할 수 있다. 

재: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 치료 시 스타틴 단독요법 이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두 약물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시대가 만들어졌다. 과거에는 LDL-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는 약물이 스타틴 하나밖에 없어 스타틴을 충분히 사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에제티미브라는 좋은 병용 약물이 생긴 것이다.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 등 환자를 보는 의사들은 중강도 이상 스타틴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있지만, 최근 처방 패턴에 비춰보면 향후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초기 치료에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도 진료지침에서는 스타틴 최대내약용량을 투약했음에도 LDL-콜레스테롤이 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않으면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도록 주문한다. 

스타틴 종류가 다양하고 LDL-콜레스테롤 조절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향후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계층화해 처음부터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시행하도록 권고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방법론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 스타틴이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생각은?

은: 스타틴이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는 아주 고용량 스타틴 관련 연구 결과에서 나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인에게서는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고용량 스타틴을 사용해야 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 대다수가 아주 낮은 강도나 저용량 스타틴으로도 LDL-콜레스테롤이 잘 떨어진다. 

그래서 스타틴 복용에 따라 혈당이 올라갈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하지 않는다.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이 높아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지므로,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방향으로 약제를 처방하고 있다.

재: 과거에는 당뇨병이 생길 사람은 생긴다고 생각해 그냥 스타틴을 처방했다. 그러나 지금은 스타틴 단독요법에 더해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치료옵션이 생겼다. 

스타틴은 용량별로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potency)이 정해져 있다. 용량에 따라 LDL-콜레스테롤이 어느 정도 떨어질지 예상된다. 이전에는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춰야 한다면 우선 스타틴을 써보며 추적관찰하며 조정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통해 혈당 상승에 대한 우려를 덜고 LDL-콜레스테롤을 빠르게 낮출 수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