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치료제 급여 전문성 취지...혈액질환 약제 심의 '혈액질환 심의위원회' 요구도
심평원 "특정 암종 심의 위원회는 형평성 위반" 거부 의사 밝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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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학계가 항암제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심의하는 암질환심의위원회처럼 혈액암 또는 혈액질환 치료제 심의를 위한 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형평성'을 이유로 거절하면서 갈등이 예상된다.

 

암질심처럼...'혈액암 심의위원회' 구성 요구

최근 대한혈액학회,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에 혈액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줄 것을 요구했다.

학회의 요구는 심평원 실무자와 혈액암 전문의로 구성된 혈액암 심의위원회 신설이다.

현재 암질심은 고형암과 혈액암 구분 없이 심평원 실무관계자, 고형암 전문의 6~8명, 혈액암 전문의 2명으로 구성, 운영 중이다.

학회 측 관계자는 "암질심 구성은 고형암 전문의가 압도적으로 많기에 혈액암 약제 심의도 고형암 전문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구조"라며 "고형암 전문의들은 혈액암 환자를 거의 보지 않는 혈액암 비전문가"라고 일갈했다.

혈액암은 고형암과 달리 진행된 암일지라도 항암치료,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통해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특히 고형암 환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혈구 감소증은 혈액암 환자에서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전공의때 본 혈액암 환자가 전부인 고형암 전문의들이 혈약에 약제에 의견을 내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혈액암 심의위원회가 신설된다면 혈액암 질환 특성에 맞게 약제의 급여 여부를 심의하게 될 것"이라며 "고형암과 같은 기준으로 혈액암을 심의하지 않게 돼 환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 신설 거절한 심평원, '형평성' 문제

학회의 요구에 돌아온 심평원의 대답은 'NO'였다. 형평성이 이유다.

심평원에 따르면 암질심은 과거 18인 고정 위원제로 구성되다 진료분야가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2019년 12월부터 풀제로 변경됐다.

과거 고정위원제로 운영될 당시에는 암 전문가 15명 중 혈액암 전문의는 1~2명이었지만, 풀제로 바뀌면서 암종별 현황을 고려해 암 전문의 35명 중 혈액암 전문의는 성인 5명, 소아 4명 등 총 9명으로 늘었다.

풀제로 운영하며 회의 때마다 참석위원 18명 중 암 전문의가 15명이라면 안건에 따라 암종별 참여 위원 비중을 조정해 운영하고 있다는 게 심평원의 설명이다.

특히 회의 안건에 따라 고형암의 경우 암종별 1~2명 위원이 참석하는 반면, 암종 특성을 고려해 혈액암은 2명에서 최대 5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심평원은 "암질심은 암종간, 약제간 형평성 있는 심의가 필요해 암 전문의를 비롯해 보건의료 전문가, 약학 전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위원 등으로 구성하고 있고, 암 전문가 중에서도 모든 암종의 위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며 "특정 암종을 위한 위원회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변동의 여지는 있다.

심평원은 최근 들어 혈액암 약제 관련 심의 안건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 말 10기 암질심 위원 구성 때 암종별로 현황을 고려해 혈액암 관련 위원 증원이 필요한지 검토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에 학회는 "혈액암 심의위원회 신설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악성과 양성 혈액질환과 통합해 혈액 약제를 논의할 수 있는 심의위원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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