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서 보편적 지질장애 선별검사 혜택·위험 평가할 근거 부족
2016년 권고안 일치…"장기간 혜택·위험 조사한 연구 필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소아청소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지질장애 선별검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 검사를 보편적으로 진행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미국질병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는 20세 이하 모든 소아청소년이 지질장애 선별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초안을 24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소아청소년에서 지질장애 선별검사의 혜택과 위험을 평가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다.

이번 초안은 2016년 권고안과 일치한다. 당시 USPSTF는 소아청소년에게 지질장애 선별검사를 권고할 마땅한 근거가 없어 권하지 않으며, 해당 연령을 대상으로 한 잘 디자인된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USPSTF 회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Katrina Donahue 교수는 "권고안 관련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위험보다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며 "그러나 소아청소년에게 지질장애 선별검사를 권고해야 할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 소아청소년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치료의 장기간 혜택 및 위험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USPSTF는 이번 권고안 초안에 대한 의견을 다음 달 21일까지 수렴할 계획이다.

조기 검사·치료 혜택 직접 평가한 연구 없어

모든 소아청소년에게 지질장애 선별검사가 필요한지 정리가 필요한 이유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다요인 이상지질혈증(multifactorial dyslipidemia)이 소아청소년의 지질 수치를 비정상적으로 높여 조기 심혈관질환 발생을 유발하고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어서다.

미국 소아청소년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0.2~0.4%로 낮지만, 다요인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보다 높은 7.1~9.4%로 보고된다.

의료진은 지질장애 선별검사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아청소년에게 검사를 권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에 USPSTF는 20세 이하의 무증상 소아청소년에 지질장애 선별검사가 필요한지 정리하고자, 비만이나 좌식 생활습관 등 환경적 요인 또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같은 유전적 변이에 의한 지질장애를 확인하는 선별검사 관련 272개 논문과 7000개 이상 초록을 검토했다.

그 결과, USPSTF는 지질장애 선별검사의 혜택과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정리했다(권고등급 I).

선별검사의 정확성 및 위험에 대해, 확증적인 지질 또는 유전자 검사 관련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근거들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다요인 이상지질혈증을 확인하는 선별검사의 진단 수득률(diagnostic yield)보단 유병률로 제한됐다는 것이다.

또 조기 검사 및 치료 혜택에 대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다요인 이상지질혈증 선별검사가 심혈관계 사건이나 사망 등 발생을 늦추거나 혈청 지질 수치 또는 죽상동맥경화증 표지자를 개선하는지 직접 평가한 연구가 없다고 정리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에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다요인 이상지질혈증 선별검사의 위험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이어 USPSTF는 6세 이상 소아청소년에서 비만을 선별하고 체중을 조절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집중적인 행동 중재를 권하도록 했다(권고등급 B). 단, 청소년기 또는 성인기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소아청소년 시절부터 고혈압 선별검사를 진행해야 하는지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권고등급 I).

선별검사가 성인기 심혈관 건강 개선하는지 연구 필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USPSTF는 "이번 권고안은 소아청소년의 고콜레스테롤혈증을 확인하기 위한 선별검사가 성인기의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USPSTF는 소아청소년의 지질장애 선별검사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진행돼야 할 장기간 연구를 제안했다.

먼저 소아청소년이 지질장애 선별검사를 받았을 때 성인기의 조기 심혈관계 사건 또는 사망 등을 막는지 확인하는 장기간 유효성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다요인 이상지질혈증 소아청소년을 식별하는 지질 및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지질장애 선별검사 진단 수득률,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다요인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소아청소년이 최대 혜택을 얻고자 지질저하제 치료를 시작해야 할 최적 나이 등을 확인하는 연구를 제안했다. 

아울러 선별검사 및 치료의 장기간 위험 관련 데이터도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Donahue 교수는 "지질장애 선별검사의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젊은 환자의 심장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비만 선별검사 및 상담을 포함한 근거 기반 관리전략을 권장한다"며 "좋은 영양과 신체활동은 소아청소년 때부터 시작되며 이를 통해 평생 심혈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8년 미국심장협회(AHA)는 보편적 지질장애 선별검사를 9~11세에 최소 1회 시행한 이후 17~21세에 다시 진행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도 AHA와 유사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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