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부천순천향대학병원장)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부천순천향병원 병원장)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부천순천향병원 병원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부천순천향병원장, 대장항문외과)은 맹장수술 등 외과 수술 비용이 쌍꺼풀 수술보다 더 적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 한 외과 의사 부족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요즘 전공의들은 과거처럼 사명감, 의사로서의 보람 등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일한 만큼의 적절한 보상과 긍정적인 자기 발전을 동반해야 외과 의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지역 수가 도입과 새로운 행위별 수가제가 아닌 지불방식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접근만이 어려운 외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이사장이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를 병원장실에서 만났다. 

-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 수가 점차 줄고 있다. 그 이유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전공의 모집이 어려운 진료과는 대부분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다. 외과도 마찬가지다. 수련 과정은 어렵고, 수련이 끝나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또 노력 대비 수입도 부족하고 게다가 개원하기도 어렵고, 심지어 수술로 인한 의료분쟁 등으로 시달려야 한다. 그러니 누가 외과를 지원하려고 하겠는가.

-외과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 수가'와 새로운 지불 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논의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 수는 전체 5% 정도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이들은 그저 외과 의사가 좋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만이라도 잘 수련받고, 뛰어난 외과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문제는 외과가 좋아 지원한 이들조차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서 근무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수도권에서조차도 외과의사가 부족한데, 지방의 열악함은 더 말한 것도 없다.

그래서 지방에서 근무하거나, 야간이나 응급 수술할 때  혜택을 제공하자는 게 지역 수가다. 현재 정부와 지역(광역시 제외)에서 도입하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 

현재의 행위별 수가체계로는 필수의료과 특히 외과의 현실을 돌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외과 등 필수 진료과만이라도 새로운 지불제도를 도입해 의사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외과 내에서도 소아외과, 이식외과 등은 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방외과나 갑상선 외과 등은 개원하기 유리해 이 분야로 의사들이 몰리고 있다. 반면 일명 기피과라 불리는 소아외과, 이식외과, 혈관외과 등의 세부 분야는 외과의사들이 꺼린다. 힘들고 개원도 어렵고, 그렇다고 보상이 보장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외과를 너무 세분화해 단점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고 본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은 외과를 세부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고, 세분화로 인한 술기 발전 등 장점도 있다.

하지만 외과의사 3분의 2가 종합병원에 근무한다는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맞지 않는다. 외과 의사가 넘쳐나는 상황이면 몰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외과 수술을 할 수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전임의를 마치고, 외과 세부전문의를 해도 기본 수술을 제대로 하는 의사가 많지 않다. 너무 세분화하다 보니 다른 영역은 전혀 모르는 편협함이 생겼고, 이런 상황은 외눈박이 수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최근 몇 년 사이 외과는 전공의 수련을 3년제로 전환하고, 외과 입원전담전문의 등을 도입하는 등 여러 변화를 시도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전공의 수련을 3년으로 바꾼 것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 제도가 정착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외과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 이들이 병원에 정착하지 못하고 자꾸 이직하고, 경영자 입장에서는 병원 평가에 포함돼 있어 구인은 반드시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인건비는 자꾸 올라가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주치의들의 오더를 받아 실행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경험이 풍부한 외과 입원전담전문의가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기능 자체를 다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 2023년 외과학회 이사장으로서의 계획은? 
앞에서 언급한 외과의사가 실시한 휴일 및 야간 수가, 지역 수가 등 필수의료에 대한 후속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다. 또 입원전담전문의 문제도 좀 더 정교하게 다듬고, 세분전문의 제도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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