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팀, 개회충 감염 진단 및 치료 사례 보고
간 조직검사 결과 기생충 발견…약물치료로 수술 없이 극적 호전 퇴원

▲(좌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소화기내과), 이성학 교수(병리과), 조문영 임상강사(소화기내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원인 모를 급성 간부전으로 간이식 치료까지 논의했던 환자에서 개회충증을 진단해 수술 없이 치료한 사례를 보고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소화기내과), 조문영 임상강사(소화기내과), 이성학 교수(병리과) 연구팀 보고에 따르면, 평소 기저질환이 없었던 51세 여성 환자가 갑자기 39℃의 고열이 지속되고 오른쪽 복부 통증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 

▲환자 간조직에서 발견된 개회충 유충.
▲환자 간조직에서 발견된 개회충 유충.

검사 결과 백혈구, 호산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심각한 간농양이 확인돼 입원했다. 간농양은 면역기능이 떨어졌거나 세균이 간에 침투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간에 종괴 같은 고름이 생긴다.

일반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심각한 간농양으로 환자는 급격하게 간 기능이 손상되는 간부전이 진행됐고, 간이식 수술까지 논의돼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됐다. 

연구팀은 간 조직검사를 시행했고, 개회충 유충을 발견했다.

검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개회충증으로 인한 간농양 및 간동맥 가성동맥류 출혈을 진단할 수 있었다. 

▲왼쪽사진 : 간에 생긴 염증이 검게 찍힌 CT 영상, 오른쪽사진: 치료 후 간농양이 호전된 CT 영상.
▲왼쪽사진 : 간에 생긴 염증이 검게 찍힌 CT 영상, 오른쪽사진: 치료 후 간농양이 호전된 CT 영상.

이에 개회충 감염을 치료하는 항원충제(구충제) 복용과 염증반응을 개선시키기 위한 스테로이드로 치료를 진행했다. 급격한 간부전 악화와 출혈로 간이식까지 논의된 환자는 약물치료와 보존적 시술만으로 극적으로 호전돼 퇴원했다.

성필수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기생충 감염 및 잠복을 확인하기 위해 피검사인 항체검사를 한 결과, 개회충감염 표지자가 50%까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해외 여행력이 있거나 생식하는 경우 발열, 복통, 간기능 이상을 보인다면 개회충증 기생충 감염을 고려해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위장병학(Gastroenterology)' 온라인판 6월호에 게재됐고 인쇄판 10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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