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우리나라 성인 중 비뇨의학과에서 진료·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여성은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만 19세 이상~만 64세 이하 대한민국 성인남녀 1054명을 대상으로 비뇨의학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비뇨의학과에서 진료 및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여성은 18.6%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37.2%)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 응답자 506명 중 72.9%는 남성과 관련된 비뇨의학과 이미지로 인해 방문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해, 비뇨의학과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비뇨의학과는 남녀노소 관계없이 소변 생성, 저장, 배출과 관련된 우리 몸의 기관을 포괄적으로 치료하는 진료분과이다. 

그러나 비뇨의학과 진료 대상 성별을 '남성'만 선택한 비율이 70.7%였다. '남녀' 모두 비뇨의학과에서 진료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가 26.3%로 10명 중 3명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24.0%는 '여성의 요로감염, 요실금 등 배뇨장애 질환은 비뇨의학과에서 상담, 치료, 관리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 506명 중 요실금, 요로감염 등 소변과 관련한 증상 또는 질환이 생겼을 때 비뇨의학과 대신 산부인과에서 진료받는다는 비율이 약 70%로 높아, 여전히 비뇨의학과를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비뇨의학회 이상돈 회장(양산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대중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2017년 비뇨기과의 명칭을 비뇨의학과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소변 및 방광 관련 증상이나 질환이 생겨도 비뇨의학과보다 다른 진료과 치료를 우선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변 관련 문제가 있을 때 남녀노소 모두 편히 방문할 수 있도록 비뇨의학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성도 비뇨의학과와 더 친숙해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5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 남성에게 발생률이 높은 암종 10개에 전립선암(4위), 신장암(7위), 방광암(9위)이 포함돼 비뇨기암 예방 및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해당 사실에 대한 인식 수준은 100점 기준 24.0점에 불과했다. 남성 응답자 548명 중 비뇨의학과 진료 경험이 있는 사람은 37.2%에 그쳤다. 

실제로 비뇨기 건강검진 기본인 '요속도 검사'와 전립선암 조기검진에 활용되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들어본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7.2%, 20.1%로 나타나,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비뇨기계 질환과 더불어 비뇨의학과에 대한 인지 증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본 학회는 이번 대국민 설문을 통해 확인한 비뇨의학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비뇨의학과가 남녀노소 관계없이 배뇨와 관련된 신체 기관을 포괄적으로 치료하는 진료분과임을 대중에게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