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라선영 교수, 데이터 기반 공정한 보험급여 적용 필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를 비롯한 다기관 연구진은 HER2 양성 위암 환자 치료에 있어 항암제 3중요법이 76.7%의 객관적 반응율(ORR) 보였다고 최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라선영 교수를 비롯한 다기관 연구진은 HER2 양성 위암 환자 치료를 위해 세포독성·표적·면역항암제 3중요법을 통한 치료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IIT)를 진행했다.

라선영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 의미와 IIT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라 교수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4기 HER2 양성 위암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세포독성 항암제 카페시타빈·시스플라틴과 표적항암제 트라스투주맙, 면역항암제 펨브로리주맙 3중요법을 투여했다.

그 결과,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약 18개월 간 종양크기 감소 등 객관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비율인 객관적 반응률(ORR)이 76.7%를 보였다.

특히 환자 7명은 총 치료기간인 2년 동안 암 진행 없이 항암치료를 종료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는 각각 8.6개월과 19.3개월을 기록했다.

1년 무진행 생존율은 41.9%,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인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10.8개월로 나타났다.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용 치료 효과는 ORR 47%, PFS 6.7개월, OS 13.8개월로, 3중요법이 기존 치료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라선영 교수는 "HER2 양성 위암 환자에서  세포독성, 표적, 면역항암제 조합을 통해 기존 표준치료법 대비 효과의 우수성과 부작용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였다"며 "세포독성과 표적항암제 2제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했을 때 효과는 더 뛰어나면서도 부작용은 기존 치료법 대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암제 조합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암 세포와 주변의 세포 간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암 세포에 도움을 주는 모든 환경을 제거할 수 있는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3중요법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다국적 2상 임상 연구로, MSD가 진행하고 있는 3상 임상연구 중간 분석 결과 역시 2상 연구와 같은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4기 HER2 양성 위암 치료 3중요법 3상임상 내년 하반기 결과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4기 HER2 양성 위암 치료를 위해 2상 임상연구 결과와 3상 임상 중간 결과를 토대로 3중요법에 대해 조건부 신속 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라 교수는 "3상 임상 연구 결과는 내년 하반기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2년 뒤부터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선영 교수는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와 정부의 신약에 대한 보험급여 정책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라 교수는 이번 4기 HER2 양성 위암 치료를 위해 2015년부터 MSD에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제안했다.

라 교수가 제안한 4기 HER2 양성 위암 3중요법 효과 및 안전성 임상연구는 공교롭게도 미국에서도 동시에 제안된 것.

위암의 경우 서양와 아시아 인종 간 생존율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MSD 입장에서는 3중요법으로 미국와 한국에서 같은 치료효과를 보인다면 면역항암제인 펨브롤리주맙의 효과성과 안전성의 근거를 더 신뢰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2020년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라 교수측은 2021년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인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연구결과 3중요법이 안전하고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왔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이런 결과를 토대로 MSD는 2019년 4기 HER2 양성 위암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다.

라선영 교수는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연구자 본인의 궁금증을 넘어 연구를 위한 약제를 제공하는 제약사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연구가 돼야 한다"며 "연구 취지와 정밀하고 과학적인 임상설계, 고품질의 제안서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충족 의료분야에 대한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연구까지 연결될 수 있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임상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라 교수에 따르면, 연세암병원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연세암병원 교수진들의 연구실적과 연구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될 때마다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과 꾸준하게 논의하면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선영 교수는 신약 보험등재를 위한 심사기준을 임상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 교수는 "보험급여 설정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고려보다 임상적 데이터를 근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경제성 평가 역시 데이터가 충분하면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라선영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향후 세포독성 항암제가 가진 독성 부작용을 배제하면서, 표적치료 항암제와 면역항제 2제요법으로 최상의 치료효과 및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임상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즉 위암 환자의 세포독성 부작용은 없으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2제요법의 최상 조합을 탐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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