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에서 바이오시밀러 역할 커질 듯"
"임상시험에서 바이오시밀러 역할 커질 듯"
  • 박선재 기자
  • 승인 2020.08.25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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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항암제 2종+허쥬마+키트루다 조합으로 HER2 양성 위암 환자 생존기간 연장
ASCO 2020서 연구결과 발표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위암 4기는 생존기간이 짧아 의료진의 애를 태우는 질환이다. 그런데 지난 5월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0)에서 국내 연구기관에서 전이성 위암의 생존기간을 눈에 띄게 늘렸다는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눈길을 끌었다. 

위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 임상시험에서 연구팀은 중앙 무진행생존기간(mPFS) 8.6개월, 중앙 전체생존기간(mOS) 18.4개월 등의 결과를 얻었다. 특히 OS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이라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간의 병용투여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연세암병원 라선영 교수(종양내과)를 만나 연구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라선영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과 라선영 교수

- 연구 디자인과 결과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HER2 양성 진행성/전이성 위암(AGC)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는 치료법을 찾기 위해 2개의 독성항암제+표적치료제(허쥬마)+면역항암제(키트루다)를 병용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의미 있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76.7%, 질병통제율(DCR)은 97.7%였다. 또 95.3%에서 종양이 축소됐고(중앙 축소율 54.6%), PFS 8.6개월, OS는 18.4개월이었다. 1년 무진행 생존율 39.5%, 1년 생존율 76.7%, 1년 반응지속률은 44.8%였다.

- 이번 연구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위암 4기 환자의 생존기간을 2년 이상 늘렸다는 점이다. 위암 4기 환자에게 고식적 항암치료로 다양한 조합의 항암약물치료를 순차적으로 시행해도 2년을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위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이 생존기간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약을 찾고, 약물조합을 고민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위암 환자의 10%에 해당하는 HER2 양성환자들의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표준치료인 독성항암제+허쥬마를 처방할 때 생존기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2년을 넘어서진 못했다. 이들 환자들의 특성을 연구해 보니 HER2 양성으로 인한 주변 면역억제가 문제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 키트루다를 추가해 생존기간을 연장시킨 것이다. 

이미지 출처: 라선영 교수
기준점에서 종양 크기의 변화(그래프 출처: 라선영 교수)

환자 43명 중 1명 빼고 모두 종양의 크기가 줄었다. 사실 위암에서 이런 결과를 내기 쉽지 않다. 이번 연구를 하면서 놀랐던 점은 약제를 3개에서 4개로 하나 더 추가했을 때 기대되는 효과에 비해 결과가 너무 좋았다는 점이다. 약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느꼈다. 

- 임상시험 중 기존 치료보다 부작용이 적게 발생했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항암제를 개발할 때 중요한 것은 효과와 부작용 간의 균형이다. 효과가 아무리 좋아도 부작용이 심해 환자가 고생하면 무용지물이다. 위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에서는 환자가 덜 고생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독성항암제나 일부 표적치료제는 처방한 기간만큼 부작용도 증가한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4제 병용을 해도 추가적인 큰 부작용 없이 환자의 컨디션이 유지됐다.  2년 넘게 사용한 사람도 10명이나 됐다.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일정 기간 후에는 허쥬마와 키트루다만 투여했다. 

좀 더 설명하자면 독성 항암제를 6~8개월 투여하면 암세포는 거의 죽게 되지만, 독성부작용이 축적돼 환자들이 힘들어진다. 이때 허쥬마와 키트루다만 사용해 나머지 남아 있는 암세포는 해결하고 부작용은 더 생기지 않도록 했다.

이처럼 독성항암제를 일정 기간만 처방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었다. 허쥬마와 키트루다 조합은 큰 부작용 없이 장기간 사용이 가능했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라선영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과 라선영 교수

- 허쥬마 등과 같은 바이오시밀러가 임상시험에 종종 사용되는데, 최근 경향인지 궁금하다. 

점점 증가하는 추세임은 확실하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과 약의 효과, 특성 등이 똑같고 가격이 싸다면 의사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기회임이 틀림없다. 물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글로벌제약사는 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위암이나 간암 연구를 제외하곤 국내에서의 임상시험에 적극적이지 않다. 그럴 이유가 없어서다. 따라서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과를 내는 바이오시밀러가 많아지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단, 여기에는 퀄리티 컨트롤이 되는 즉 믿을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라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허쥬마는 처음 개발됐을 때 오리지널과 비교하는 양질의 연구를 시행했는데, 효과와 물성 등이 오리지널과 비슷하게 나와 믿고 사용했다.

- 위암 치료에서 HER2 이외의 바이오마커가 개발 중인지 궁금하다. 

위암 중 표적치료제가 효과가 있는 HER2 유전자를 가진 인구는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새로운 약물개발을 위해 분자생물학적 바이오마커(molecular biomarker) 개발 연구가 한창이다. 최근 새롭게 알아낸 것이 EB 바이러스(EB virus) 관련 아형, 대장암에서 발견되는 MSI-high(micro-satellite instability high) 아형,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등의 과발현 아형들이 있다.

EB 바이러스와 MSI-high 아형은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각각 5% 이내로 많지 않아 계속 찾아서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면역항암제의 효과 예측 인자로 PD-L1이 있으나 위암에서의 역할은 검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4기 위암으로 진단되면 HER2를 포함한 바이오마커를 검사해 최선의 치료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미만성 위암 치료법에 대한 진전은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젊은 환자들은 복막전이가 많은 미만성 위암이 대부분이다. 이들 미만성 위암은 HER2 음성이 대부분이고 다른 바이오마커도 거의 없어, 굉장히 치료하기 힘든 암이다. 항암제는 물론 표적치료제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중심이 되어 많은 연구와 여러 약물이 개발 중이라 앞으로 생존기간의 향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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