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O 2022] 한양대병원 임한웅 교수·美스탠퍼드대 연구팀, IRIS 레지스트리 분석
실명 주요 원인 '미숙아 망막병증'…52.4% 원인 치료할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내 소아 실명 환자 절반은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소아 실명의 주요 원인은 치료 가능한 미숙아 망막병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양대병원 임한웅 교수(안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Scott R. Lambert 교수 연구팀의 공동 연구에서 확인됐다. 

소아 실명의 주요 원인이 명확하지 않았던 가운데 조기 발견에 따른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다. 

▲한양대병원 임한웅 교수.
▲한양대병원 임한웅 교수.

임 교수는 지난달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안과학회 연례학술대회(AAO 2022)에서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

임 교수는 "세계적으로 시각장애 소아 인구는 3%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정서적, 학습발달 지연 등으로 사회와 가정의 부담이 크다"며 "미국 소아 실명 연구 대부분은 실명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에만 맞춰져 있어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단면연구는 미국에서 진행된 안질환 관련 최초·최대 규모 등록사업인 IRIS 레지스트리를 토대로 이뤄졌다. 2014년 시작된 IRIS 레지스트리에는 현재까지 약 7385만명 환자 및 4억 4000만여명의 환자 방문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IRIS 레지스트리에서 18세 미만으로 안경으로 교정한 이후 개선된 시력이 20/200 이하인 환아를 확인했다. 총 8만 1164명 소아 중 961명(1.18%)이 해당 기준을 충족했다.

분석 결과, 실명의 주요 원인은 미숙아 망막병증이 31.1%로 가장 많았고 안구진탕(8.1%), 백내장(6.7%), 시신경 위축(6.5%)이 뒤를 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소아 실명 원인으로 꼽히는 피질 시각장애는 이번 분석에서 2.4%에 불과했다. 이는 환아들이 피질 시각장애보다 안구진탕 또는 약시로 진단됐으며, 피질 시각장애 환아가 시력검사를 받지 못하는 다른 장애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명 관련 해부학적 변화 부위는 망막(47.7%)이 가장 많았고 시신경(11.6%), 수정체(10%) 순이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함께 전체 실명 환아의 52.4%는 원인 질환을 치료 또는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 진행된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임 교수는 "미국안과학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아 실명의 절반 이상이 미숙아 망막병증, 백내장 등 치료 가능한 질환이었다"면서 "이러한 질환을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많은 환아가 실명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ambert 교수는 "치료 가능한 백내장은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소아가 불필요하게 시력을 잃게 된다"며 "미숙아 망막병증은 여전히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다. 아이들을 돌보는 모든 곳에서 환아들이 적절하게 치료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분석에서 환아 치료가 늦어진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돌봄 불평등이 치료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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