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S 2022] 미국 내 편두통 치료제 처방 데이터베이스 분석
트립탄군,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NSAID군 대비 MACE 위험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사용이 제한된 트립탄(triptan) 계열 편두통 치료제가 우려하는 것보단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내 처방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편두통 치료제 계열별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비교한 결과, 트립탄 계열의 위험은 다른 치료제보다 의미 있게 낮았다.

이번 연구는 트립탄 계열 편두통 치료제가 심혈관에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지만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조절되는 일부 편두통 환자에게는 생각보다 괜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9~12일 미국 콜로라도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두통학회 연례학술대회(AHS 2022)에서 공개됐다.

트립탄 MACE 위험, 다른 치료제보다 54~62%↓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트립탄 계열 편두통 치료제 처방 정보에는 심혈관질환 환자가 금기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트립탄 계열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오피오이드/부탈비탈 등 다른 편두통 치료제보다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더 높은지 명확하지 않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편두통 환자에서 트립탄 계열 치료제와 NSAID, 오피오이드/부탈비탈의 MACE 위험을 비교하고자 진행됐다.

2006~2020년 미국 매스 제너럴 브리검 연구 환자 데이터 레지스트리에서 트립탄, 비-아스피린 NSAID, 오피오이드/부탈비탈 등을 처방받은 급성 편두통 성인 환자 1만 2121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은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을 최소 1회 진단받았다.

처방량은 트립탄 4016건(트립탄군, 33%), 오피오이드/부탈비탈 6084건(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 50%), NSAID 2021건(NSAID군, 17%)이었다. 트립탄군에서는 수마트립탄(제품명 이미트렉스, 59%),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에서는 부탈비탈(39%) 및 옥시코돈(27%), NSAID군에서는 이부프로펜(62%)이 가장 많이 처방됐다. 

평균 나이는 트립탄군 49세,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 54세, NSAID군 47세였고, 약 86%가 여성이었다. 

트립탄군과 비교해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과 NSAID군은 등록 당시 더 많은 아스피린을 처방받고 있었다. 아스피린 처방률은 트립탄군 13%,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 24%, NSAID군 20%였다.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은 트립탄군 1.6%,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 2.4%, NSAID군 3.3%로 평가됐다.

연구에서 MACE는 비치명적 뇌졸중, 비치명적 심근경색,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확인했다. MACE는 처방 날짜로 정의한 약물 시작일(index date)로부터 60일 이후 또는 치료제 변경,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종료, 사망 중 가장 먼저 해당하는 날까지 평가했다. 

MACE 발생률 분석 결과, 트립탄군 1.0%,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 4.5%, NSAID군 3.8%로 조사됐다. 트립탄군의 보정한 MACE 위험은 오피오이드/부탈비탈군보다 62%(HR 0.38; P=0.001), NSAID군보다 54%(HR 0.46; P<0.001) 유의하게 낮았다.

단, 이번 연구는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약물 조제, 순응도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 NSAID는 처방전 없이 판매된 일반의약품(OTC)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메드스타 조지타운 대학병원 Jessica Ailani 교수는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 결과,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편두통 환자에서 트립탄 계열 편두통 치료제는 오피오이드/부탈비탈 그리고 NSAID와 비교해 MACE 위험이 더 낮았다"며 "급성 편두통 완화를 위한 치료옵션 선택 시 이러한 데이터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립탄 계열 치료제 처방 정보에 심혈관질환 환자가 금기로 명시돼 있다. 이 같은 경고는 이번 연구와 관계없이 여전히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심혈관질환이 있는 편두통 환자는 비-아스피린 NSAID 또는 오피오이드/부탈비탈 등의 위험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치료제를 처방받을 것이다. 오피오이드/부탈비탈 포함 치료제는 단순한 약물과용두통보다 위험할 수 있으므로 처방자로서 치료제 선택 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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