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사, FDA에 HER2 양성 전이성 대장암 적응증 허가 신청
임상2상 MOUNTAINEER 연구서 투키사+허셉틴 조합, ORR 38.1%
승인 멀어지는 노바티스 타이커브...투키사, 표준요법 도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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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투키사(성분명 투카티닙)가 반등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투키사는 HER2 단백질을 저해하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HER2와 HER3 단백질의 인산화를 억제해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미국에서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분야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는 약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항체-약물접합체(ADC) 처방이 활발해지면서 투키사의 입지는 점차 줄었다. 이런 가운데 HER2 양성 전이성 대장암(mCRC) 분야에서 새 활로를 찾은 것이다.

 

ADC 등장, 위태로운 투키사

투키사는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트라스투주맙, 카페시타빈과의 병용요법으로 진행성, 전이성 절제 불가능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후 2021년 유럽에서도 허가를 획득하면서 전 세계 36개 국가에서 상용화됐다.

FDA 허가 이후 투키사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면서 미국에서 뇌 전이 환자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성기는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 ADC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때문이다.

2019년 FDA로부터 허가 받은 엔허투는 사실 투키사와의 경쟁 제품이 아니었다. 당시 엔허투는 이전에 2개 이상 항 HER2 요법을 받은 HER2 양성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됐다. 즉 엔허투는 3차 치료제였던 만큼 직접적인 경쟁이 없었던 것.

그러나 올해 5월 엔허투가 2차 치료제로 치료 라인을 앞당기면서 투키사와의 직접 경쟁이 펼쳐졌다.

 

치료옵션 없는 HER2 양성 mCRC, 투키사 최초되나

이런 가운데 투키사가 HER2 양성 mCRC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최근 투키사 개발사인 시젠은 FDA에 HER2 양성 mCRC 환자 치료제로 투키사+허셉틴(트라스투주맙) 조합에 대한 신약 신청서를 제출했다.

FDA는 처방약 사용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2023년 1월 19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승인 신청의 기반은 임상2상 MOUNTAINEER 연구다.

연구에는 이전에 표준치료를 받은 적 있는 HER2 양성 mCRC 환자 117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투키사+허셉틴 병용요법군(투키사군)과 대조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이들은 치료 시작 시점에 3회의 전신요법을 받은 적 있었고 64.3%는 간 전이, 70.2%는 폐 전이가 있었다.

1차 목표점은 고형종양반응평가기준에 따라 확인된 객관적반응률(ORR)로, 2차 주요 목표점은 반응지속기간(DOR), 무진행생존(PFS), 전체생존(OS), 안전성, 내약성 등으로 설정했다.

20.7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투키사군의 ORR은 38.1%로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투키사군의 DOR 중앙값은 12.4개월, PFS 중앙값은 8.2개월, OS 중앙값은 24.1개월로 나타나면서 주요 2차 목표점도 충족했다.

흔하게 발생한 치료관련 이상반응은 설사, 피로, 메스꺼움, 주입 관련 반응 등이 발생했고,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고혈압이 나타났다.

연구 중단까지 이어진 이상반응은 5.8% 환자에서 발생했는데, 이에 따른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시젠은 "투키사+허셉틴 조합은 항암화학요법에 불응인 HER2 양성 mCRC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키사가 HER2 양성 mCRC 분야에서 신규 치료옵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노바티스 타이커브(라파티닙)의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타이커브 역시 허셉틴과의 조합으로 HER2 양성 mCRC 분야에서 시장 선점을 노렸지만, 투키사+허셉틴 조합이 한 발 앞섰기 때문이다.

타이커브+허셉틴 조합은 임상2상 HERACLES 연구에서 ORR은 28%에 불과했다. 이는 투키사가 보여준 38.1%에 비해 떨어지는 수치다.

게다가 PFS 중앙값은 4.7개월로 투키사의 8.2개월에 비해 낮았고, OS 중앙값 역시 각각 10개월, 24.1개월로 집계돼 투키사가 더 길었다.

이런 이유로 타이커브는 투키사보다 HER2 양성 mCRC 환자 대상 연구를 먼저 진행했지만 규제당국의 승인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젠은 투키사+허셉틴 조합에 FOLFOX6 항암화학요법을 더한 칵테일 요법을 표준치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MOUNTIANEER-03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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