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오프라인 국제학술대회 진행 기념 기자단감회 개최
국내 기술 및 의료진 역량 발전해 생존율에 기여…'수가는 개선돼야 할 숙제'

대한위암학회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학술대회 개최의 의의, 위암 치료 기술 발전 등의 내용을 공유하며 수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위암학회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학술대회 개최의 의의, 위암 치료 기술 발전 등의 내용을 공유하며 수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치료제와 치료법은 나날이 발전해 국내 위암 환자 생존율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반면, 수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숙제다.

대한위암학회는 이 달 1일부터 3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KINGCA(Korea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WEEK 2022 개최를 기념하며 기자간담회를 진행, 위암 치료법의 발전 등을 소개하며, 개선돼야 할 문제 등을 동시에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요 임원진은 기술과 술기가 발전한만큼 수가가 적절하게 구성돼 있지 않아 전문의가 부적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2의 아산병원 간호사 죽음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게 수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치료 기술∙의술 발전에 비해 수가 제도는 비합리적

국내 의료진의 수술 테크닉, 치료제 및 치료법 등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위암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위암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지고 위암학회의 가이드라인 정립, 치료법의 일원화 등이 생존율에 기여했다.

한상욱 이사장(아주대병원 병원장)은 “2년에 한번 진행하는 국가건강검진, 위내시경을 통해 위암 발생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조기위암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는 내시경 절제술 환자 75%가 조기 위암으로 검진됐다”며 “건강검진 뿐만 아니라 최적의 치료가 무엇인지 연구해서 이를 표준화하고 가이드라인으로 정립해, 국내 의료진들이 각기 다른 방법이 아닌 효과가 가장 좋은 수술로 진행하게 된 부분이 생존율이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위암 5년 생존율은 77%까지 기록한 상황”이라며 “위암 수술의 가장 선도적인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내시경점막절제술이 효과를 봤다. 복강경, 로봇 수술 등 최소침습수술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생존율에도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술과 술기의 발전에 비해 그에 따른 합리적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허훈 총무이사(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는 실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죽음의 사례처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좋은 외과의사를 길러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위암을 수술할 수 있는 전문의가 1년에 10명도 안 되게 배출되고 있어 위암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위암 수술 전문의에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수가 문제가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암이라는 중증 질환이 걸렸을 때도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허 총무이사는 “외과 중에서도 위장관 외과를 선택하는 의사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며 “위암 수술의 수가는 난이도가 굉장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다. 외과 의사에게 수술 받지 못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개원가의 요청으로 난이도가 낮은 수술의 수가는 올라가지만 난이도가 높은 수가도 동일하게 올라가가고 있다"며 "난이도에 따라 상승율이 달라져야 하지만, 정책적으로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는 “이번 KINGCA에서 수가 문제를 꼭지로 한 정책 세션이 따로 마련됐을 정도로 수가 등 위암학회 및 의료진이 겪는 어려움이 있다”며 “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임의들이 외과를 선택하는 비율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가는 환자의 생존율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최고의 수술법이나 장비가 나왔지만 수가의 문제로 사용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실제 최신 기술로 분류되는 로봇수술은 국내에서는 아직 보험 급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 이사장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위암 수술 시 국내에선 복강경 수술이 95%면 로봇이 5% 비율로 시행되고 있다. 미용상 이유로 로봇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암 환자를 미용 목적을 염두하고 수술하지는 않는다”며 “한편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일본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로봇 수술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수가의 문제는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을 제공하지 못하는 점과 직결된다”고 전했다.

이어 "내시경 수술은 의학적으로 따지면 수술이지만, 수가로는 시술로 분류되고 있다"며 "수가는 의료진의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환자를 위해서 꼭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INGCA WEEK은 2014년부터 대한위암학회 주관으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위암 연구자들이 모여 위암의 발생기전, 진단, 치료, 회복, 예방 등 전 분야에 대한 최신 지견을 나누는 국제학술대회이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 돼 2020, 2021년은 적은 규모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 활발한 학술교류가 이뤄졌다. 이번 오프라인 행사에는 30개국 700명 이상의 인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일 국제이사(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는 “예전에는 국내 의료진들이 일본에 가서 술기를 배워오기도 했지만, 더 이상 일본으로 가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국내 의료진들의 수술 테크닉,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외국의사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위암 치료는 세계적”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