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ERS 분석 결과, 급성 담낭염 사례 36건 보고
바이에타 21건·트루리시티 7건·오젬픽 7건·애들릭신 1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로 치료받은 환자에서 발생한 담낭질환 사례가 미국식품의약국(FDA)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 

FDA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ERS) 자료를 검토한 결과, 당뇨병 치료 또는 체중 감량을 위해 GLP-1 제제를 투약한 환자에서 36건의 급성 담낭염 사례가 보고됐다.

GLP-1 제제 계열 약제가 처음 허가된 2005~2016년 이후 급성 담낭염 사례를 조사한 것으로, 약제에 따라 바이에타(성분명 엑세나타이드) 21건,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7건,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7건, 애들릭신(릭시세나타이드) 1건이 확인됐다. 사망자는 총 3명이었다.

FDA의 Daniel Woronow 박사팀은 이번 조사 결과를 JAMA Internal Medicine 8월 2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FDA는 GLP-1 제제 라벨에 급성 담낭질환에 대한 경고 및 주의사항을 포함하도록 했으나 해당되지 않는 약제도 있다. 이번 조사는 급성 담낭질환에 대한 경고 또는 예방조치가 처방정보에 포함되지 않은 약제를 포함해 GLP-1 제제와 연관된 급성 담낭염 사례를 파악하고자 진행됐다. 

급성 담낭염 사례는 병리학 보고, 의료진 진단 또는 담낭절제술로 치료된 증상을 기반으로 확인했다. GLP-1 제제 투약 전 담석증 또는 담낭염이 있거나 다른 담낭염 발생 원인이 의심되는 사례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결과에 따르면, 급성 담낭염 사례 중 30건은 담낭절제술로 치료됐고 2건은 우르소데옥시콜린산(UDCA) 투약과 GLP-1 제제 중단으로 해소됐다. 사망자 2명은 췌장염으로, 1명은 치명적 간괴사로 사망했다.

이와 함께 담낭질환 사례 42%는 치료 시작 이후 90일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9명 환자는 진단 전 체중이 감소했고, 관련 기록이 있는 환자에서 평균 7.6kg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명은 제품 라벨에 담석증 경고가 포함된 페노피브레이트를 복용했다.

전체 사례의 중앙값 나이는 55세였고 여성이 53.1%를 차지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GLP-1 제제를 투약한 사례는 32건이었고 그 외에는 체중 감량이 목적이었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는 21명, 고지혈증 환자는 19명,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AFLD) 환자는 6명, 문맥주위 섬유증 환자는 1명이었다. 

GLP-1 제제 권고 시작 용량을 투약한 환자는 14명이었고 최대 권고 용량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14명이었다. 4명은 중간 용량을 투약했으며 그 외에는 치료 용량이 확인되지 않았다. 급성 담낭염 발생까지 걸린 시간은 GLP-1 제제 최대 권고 용량을 투약한 환자(16개월)보다 권고 시작 용량을 투약한 환자(41일)가 더 짧았다. 

메타분석 결과, 고용량·장기 치료 시 위험 높아

이번 조사는 최근 발표된 GLP-1 제제와 담낭염의 연관성을 확인한 메타분석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76개 무작위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GLP-1 제제 치료 시 담낭 또는 담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고용량, 장기간 투약, 체중 감량 목적 등에 해당될 때 위험 상승이 두드러졌다(JAMA Intern Med 2022;182(5):513~519).

구체적으로 GLP-1 제제 치료군의 담낭 또는 담관질환 위험은 1.37배 높았고, 담석증 1.27배, 담낭염 1.36배, 담관질환 1.55배 유의한 위험 상승이 확인됐다.

또 체중 감량에 대한 연구에서 GLP-1 제제 치료군의 담낭 또는 담관질환 위험은 2.29배 상승했다. 이는 2형 당뇨병이나 다른 질환에 대한 연구에서 보고된 1.27배 위험 증가보다 높은 수치였다. 

GLP-1 제제 치료 용량에 따라서는 저용량은 담낭 또는 담관질환 위험 증가가 없었지만, 고용량 투약 시 1.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치료 기간이 길면 그 위험이 1.4배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를 진행한 중국 북경협화병원 Huabing Zhang 박사는 "GLP-1이 담낭 운동성을 억제하고 콜레시스토키닌 분비를 억제해 담낭 수축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GLP-1 제제가 담낭 또는 담관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됐을 수 있다"며 "또 GLP-1 제제를 투약한 일부 환자에게서 확인된 큰 체중 감소가 담낭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예일대학 Shanzay Haider 교수는 논평을 통해 "체중 조절 관련 GLP-1 제제 연구에서 확인된 위험 상승 신호는 연구에서 달성한 큰 체중 감소 또는 체중 조절을 위한 고용량 투약 등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며 "어떤 환자가 이러한 합병증 위험이 가장 높은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GLP-1 제제 용량의 느린 적정(slow titration)이 이상반응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담낭 또는 담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는 조사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GLP-1 제제 치료 시작, 지속, 변경에 대한 결정은 의료진과 환자의 개별화된 논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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