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팀, 치료 후 10년간 경과 관찰해 장기 예후 규명
황반변성 방치하면 시력 빠르게 악화…실명 위험 높아 주의해야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 감소 위험은 치료 후에도 여전히 높아 조기 진단이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연구팀(공동연구자 박규형, 박상준, 주광식 교수, 공동교신저자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주용 교수)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 후 장기적 시력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를 통해 습성 황반변성이 난치성 질환임을 확인했다.

습성 황반변성의 다양한 치료 방법에 따른 시력 예후를 비교·분석한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됐다. 하지만 치료 후 시력 변화를 오랜 기간 관찰하고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장기적 변화 양상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 877명의 치료 전후 시력을 관찰해 10년 동안 시력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습성 황반변성은 치료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력이 점차 저하돼 실명 위험이 높아지는 난치성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후 시력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져 ETDRS 시력점검표 기준 평균 4줄(20자)이 감소했고, 50% 이상은 시력 0.1 이하의 실명 상태에 도달했다.

▲전형적 습성 황반변성(nAMD)의 시력 예후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10년 후 ETDRS 평균 4줄(20자)가 감소했다.
▲전형적 습성 황반변성(nAMD)의 시력 예후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10년 후 ETDRS 평균 4줄(20자)가 감소했다.

이어 2007년 혈관생성억제약물(anti-VEGF) 주사 치료가 도입돼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의 시력 감소 폭은 도입 이전 해당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개선돼 장기적으로 시력 예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습성 황반변성을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혈관생성억제약물 주사 치료를 받으면 실명 위험이 낮아지고 시력이 개선될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습성 황반변성을 진단받을 경우 장기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6년 이전(파랑색)과 비교해 혈관생성억제약물 주사 치료가 도입된 2007년 이후(빨강색) 시력 경과가 개선됐다.
▲2006년 이전(파랑색)과 비교해 혈관생성억제약물 주사 치료가 도입된 2007년 이후(빨강색) 시력 경과가 개선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의 '치료 전 시력'이 높을수록 장기 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 전 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데, 질환을 조기 진단해 치료하면 시력 예후와 진행 속도가 개선됐으며 장기적인 시력 결과도 호전됐다.

우세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임상 현장에서 장기간 관찰한 환자들의 시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습성 황반변성의 특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후속 연구가 이뤄진다면 습성 황반변성에 대한 최선의 치료 방향과 치료제 개발에 큰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Acta Ophthalmologica 4월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