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리얼월드 결과, 아토르바스타틴 대비 신손상 위험 높아
만성 콩팥병 4기 이상 환자 '44%' FDA 권고보다 고용량 처방 받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스타틴에 위험 경고음이 울렸다. 

미국 리얼월드 결과, 로수바스타틴은 아토르바스타틴과 비교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예방 효과는 비슷하지만 신손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만성 콩팥병 4기 이상 환자 약 10명 중 4명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권고하는 로수바스타틴 최대 용량보다 고용량을 처방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7월 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소규모 연구·증례보고에서 로수바스타틴 신손상 위험 제기

로수바스타틴 20·40mg과 아토르바스타틴 40·80mg은 고강도 스타틴 요법으로 간주된다. 로수바스타틴 80mg은 FDA 허가 당시 혈뇨·단백뇨 등 안전성 문제에 따라 개발이 중단됐다.

로수바스타틴의 신손상 위험은 일부 소규모 연구와 증례보고에서 제기된 바 있다. 2015년 발표된 PLANET I 무작위 연구는 신장질환이 진행된 당뇨병 환자에서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분석에는 18세 이상의 1형 또는 2형 당뇨병 환자이자 단백뇨가 있고 ACEI, ARB를 안정적으로 복용 중인 353명이 모집됐다.

아토르바스타틴 80mg, 로수바스타틴 10mg 또는 40mg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등록 당시 대비 52주째 평균 소변단백:크레아티닌 비(UPCR)를 비교한 결과, 고용량 아토르바스타틴 대비 고용량 로수바스타틴의 신독성 위험이 더 높았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5;3(3):181~190).

이와 함께 2016년 발표된 로수바스타틴 증례보고에서는 신장질환이 없었던 환자에서 로수바스타틴 40mg 치료 시작에 따른 신독성이 확인됐다(Am J Kidney Dis 2017;69(3):473~476). 

하지만 로수바스타틴이 2003년 등장한 이후 신손상에 대한 시판 후 조사(PMS)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Jung-Im Shin 교수는 "이번 분석은 다양한 인구에서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에 따라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의 혈뇨, 단백뇨, 신부전 등 위험을 비교한 처음이자 가장 큰 규모의 리얼월드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토르바스타틴 대비 혈뇨 1.08배·단백뇨 1.17배·신부전 1.15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는 2011~2019년 미국에서 로수바스타틴 또는 아토르바스타틴을 처음 처방받은 100만여 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에서는 국가 청구 데이터베이스인 미국 옵텀랩스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OptumLabs Data Warehouse)를 이용해 미국 40개 의료기관에서 비식별화한 전자건강기록 데이터를 확인했다.

로수바스타틴을 새로 처방받은 환자(로수바스타틴군)는 총 15만 2101명이었고, 아토르바스타틴을 처음 투약한 환자(아토르바스타틴군)는 총 79만 5799명이었다. 분석에서는 횡문근융해증 병력이 있는 환자를 제외했다.

조사 결과, 전체 환자의 2.9%에서 혈뇨가 확인됐고 로수바스타틴군은 3.4%, 아토르바스타틴군은 2.8%를 차지했다. 단백뇨 발생률은 1%로 로수바스타틴군 1.2%, 아토르바스타틴군 0.9%였다. 

이를 바탕으로 신손상 위험을 비교한 결과, 아토르바스타틴군 대비 로수바스타틴군의 혈뇨 위험은 1.08배(HR 1.08; 95% CI 1.04~1.11), 단백뇨는 1.17배(HR 1.17; 95% CI 1.10~1.25), 투석 또는 이식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신부전은 1.15배(HR 1.15; 95% CI 1.02~1.30) 유의하게 높았다.

하지만 심근경색, 뇌졸중 등 ASCVD 예방 효과는 두 군이 비슷했다.

이어 추적관찰 동안 eGFR이 30mL/min/1.73㎡ 미만으로 만성 콩팥병 4기 이상인 환자는 eGFR 60mL/min/1.73㎡ 이상인 이들보다 혈뇨 발생 위험이 2배, 단백뇨가 9배 더 높았다.

이와 함께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처방하는 로수바스타틴 치료 용량에 대한 FDA와 진료현장의 간극이 확인됐다. 

현재 FDA가 만성 콩팥병 4기 이상 환자에게 권고하는 로수바스타틴 최대 용량은 1일 10mg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로수바스타틴 제품 라벨과 달리 44%가 고용량 로수바스타틴 1일 20·40mg을 처방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수바스타틴 20mg을 처방받은 환자는 30%, 40mg을 투약한 환자는 14%를 차지했다.

Shin 교수는 "중증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FDA가 권고하는 로수바스타틴 용량에 대한 순응도가 낮은 이유를 이번 연구에서는 알 수 없었다"며 "중증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권하는 로수바스타틴 용량이나 잠재적 혈뇨 또는 단백뇨 위험을 인지하는 의료진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고용량 로수바스타틴 처방과 FDA 권고 간 차이가 있는 이유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면서 "임상에서는 고용량 로수바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 특히 중증 만성 콩팥병 환자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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