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중 총콜레스테롤(TC), 저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LDL-C), 중성지방(triglyceride)이 증가되거나, 고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HDL-C)이 감소된 상태’로 고혈압, 심근경색증, 죽상동맥경화증 등 여러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치료 약제들이 나와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에게 들어봤다.

 

-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WHO), 국내에서도 암 등 악성 종양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질병이다. 관련해서 이상지질혈증 관리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수명이 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결국 심혈관 질환이 국내에서도 사망 원인 1위가 될 것이다. 그만큼 관리가 중요한데 이상지질혈증은 그 자체로 동맥경화와 관련이 깊다. 동맥경화는 심혈관 질환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이상지질혈증을 관리를 잘 하는가’가 심혈관 질환 예방의 중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 심혈관 질환 예방의 중요성이 꾸준히 강조됨에도, LDL-C 등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은 전체 국민의 40%에 육박하지만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본인이 이상지질혈증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스스로 상태를 알고 질환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지는데, 본인이 환자군에 속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니 조절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 진료지침의 개정으로 LDL-C 목표 수치가 더욱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실제 조절률은 30%도 안 된다고 본다. 

- 이상지질혈증, 특별히 주의해야 할 연령층이 있나?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은 20대에서 18.9%, 30대에서 28.3%, 40대에서 37.8%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늘다가 70대부터 조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 가족력 등 개인별 위험 인자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30대의 유병률도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신경을 써야 하지만 젊더라도 건강검진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점검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조절에 들어가야 한다.

-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 등의 치료에서 LDL-C 조절은 절대적인 요건이다. 최근 유럽심장학회 · 동맥경화학회(ESC·EAS)에서 LDL-C의 목표 수치를 보다 엄격하게 낮추는 추세인데, 국내 임상에서는 어떠한가?
이전부터 대규모 연구들이 The lower the better라는 슬로건으로 LDL-C 수치는 무조건 낮을수록 좋다는 기조로 가고 있다. 그런데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핵심 약물인 스타틴(statin)만으로는 목표치에 도달하는데 효과나 부작용 면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에제티미브(ezetimibe)와 PCSK9 억제제 등 스타틴과 병용 사용이 가능한 비스타틴 계열 약제가 등장하면서 목표 수치로의 도달이 한결 빨라졌다. 

- 스타틴과 비스타틴 계열의 약물 병용 요법의 장점은 무엇인가?
저강도나 중강도 스타틴은 오래 써도 큰 부작용이 없다. 문제는 고강도의 스타틴을 고용량으로 장기간 썼을 때 제2형 당뇨, 간 독성, 근육 독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고강도 스타틴 저용량에 에제티미브를 결합시켜 사용하면 고용량의 고강도 스타틴을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로수바스타틴을 예로 들면, 그 용량을 5mg→ 10mg→ 20mg으로 두 배씩 늘려도 효과는 약 7% 정도씩만 올라가지만 에제티미브를 병용 사용하는 경우 약 20% 이상 효과가 올라간다. 게다가 고강도 스타틴의 용량을 줄임으로써 간 기능 장애와 당뇨 등 부작용 발생은 줄일 수 있으므로, 갈수록 병용 요법이 권장되는 추세이다. 

- 일부에서 부작용 문제가 있지만, 스타틴은 여전히 좋은 치료제이다. 
우스갯소리로 인류가 스타틴을 먹음으로써 10년을 더 살게 됐다라는 말이 있다. 일부 데이터에는 스타틴으로 LDL-C를 80mg/dL 아래로만 유지하면 심근경색을 100세 때까지 미룰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만큼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가장 근본적인 약이다.

나 역시 LDL-C 수치가 170mg/dL 정도로 나와 얼마 전부터 저용량 스타틴을 먹으며 수치를 80mg/dL대로 조절하고 있다. 다행히 위험 인자가 없기 때문에 100mg/dL 아래로 관리 중인 것이다. 주치의가 상황에 맞게 용량을 조절하고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 복합제를 처방하는 등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많으므로 스타틴 복용을 두려워할 필요없다. 

- 이상지질혈증, 약물 치료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심혈관 질환을 포함해 이상지질혈증의 관리는 첫째, 식생활이 제일 중요하다. 이는 당뇨나 고혈압 등 대증치료(증상을 완화하며 관리하는 치료)에 모두 해당된다. 과식하지 않기, 싱겁게 먹기, 기름기 적은 음식 위주로 먹기 등 식습관만 확실히 교정해도 약을 끊을 수 있다. 둘째는 금주와 금연이다. 술, 담배는 혈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하기를 권한다. 셋째로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보통 유산소 운동을 30분씩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 권한다. 그리고 네 번째가 바로 약이다. 앞서 언급한 생활습관 교정 없이 약만 먹으면서 LDL-C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 본인의 강한 의지로 생활습관을 교정한다면 약을 끊거나 최소한의 용량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