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인턴 포함해 903명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
"인턴교육 목표 명확화 및 교육 책임자 설정 요구할 것"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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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전공의 단체가 인턴수련의 교과과정 및 근무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설문 결과 인턴 수련과 관계없는 일을 요구받거나, 입력 근무표와 실제 근무가 다르다는 응답이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인턴수련 교과과정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현재 인턴을 수련 중인 207명을 포함해 총 137개 병원, 903명의 전공의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교과과정에 대해 안내받지 못한 인턴이 22.7%였고, 실제 수련에서 해당 과정을 다루지 않는다고 29.8%가 답했다. 

과별 획득역량에 대해 안내받지 못한 인턴은 49.6%였고, 실제 수련에서 해당 역량을 다루지 않는다고 50.0%가 답했다.

인턴 수련 업무에 대한 교육을 근무 시작 전에 받았다는 응답은 87.2%이었지만, 해당 교육 내용과 실제 업무가 일치한다는 응답은 57%에 그쳤다.

근무환경도 마찬가지였다. 입력 근무표와 실제 근무가 다르다고 한 응답이 46.2%였고, 당직이 아닌 날 당직근무를 했다는 응답은 27.8%였다. 

상급자로부터 인턴수련 업무와 전혀 상관 없는 업무를 요구받은 인턴은 50.8%에 달했고 학회 심사 자료 준비와 같은 서류 업무나 환자 정보 엑셀 정리 등의 연구 업무를 지시받았다. 

대전협은 "청소나 빨래 업무를 지시한 곳도 있었고, 커피 배달과 음식 주문, 도서관 책 반납 등의 업무도 만연했다"고 지적했다.

특정 병원에서는 진료과 지원 의향이 있는 인턴들의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수련과 상관 없는 업무를 시켰으며, 실제 당직과 별개로 추가 당직을 세웠다는 응답도 있었다.

대전협은 "원하는 과 지원을 위해 평가받는 인턴의 입장에서 업무를 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였을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근무환경이 얼마나 처참했을지 헤아리기 어렵다"며 "사회에서 수년간 논란이 된 열정페이가 여전히 병원에선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교과과정과 무관한 업무 지시는 응답자 471명 중 레지턴트 424명(90%), 교수 139명(29.5%), 기타 28명, 간호사 22명 순(중복응답 가능)으로 받았다고 응답했다.

대전협은 "금번 설문조사를 통해 훈련된 일반의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 레지던트 선발을 위한 훈련소로 전락해있었음이 다시 확인됐다"며 "지난 10년동안 도외시하던 인턴수련의 문제를 개선해야만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인턴 교육 목표의 명확화와 해당 교육의 책임자 설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상기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의학회, 보건복지부 등과 간담회를 앞두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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