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일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열려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 "티르제파타이드 체중 감소 효과 뛰어나"
"임상시험 중 중단 환자 발생, 동양인에게 적당한 용량인지 살펴봐야"

5월 12~14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5월 12~14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비만대사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들이 당뇨병 약물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릴리가 개발 중인 GIP/GLP-1 이중작용 비만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혈당 관리는 물론 확연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5월 12~14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플레너리 렉처 강의에 나선 미국 벨로시티 클리니컬리서치 Juan Pablo Frias 교수는 물론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내분비대사내과)도 체중 감량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티르제파타이드에 주목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강자 등장

티르제파타이드는 GIP에 백본을 두고 있는 약물로 39개 아미노엑시드로 구성됐다.

2018년 란셋에 26주 동안 트루리시티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과 비교한 임상2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6개월 이후 연구 결과, 트루리시티군(1,5mg)이 당화혈색소(AIC)를 1.1을 낮춘 데 비해 티르제파타이드군은 5mg 1.6, 1.0mg 2.0, 1.5mg 2.4까지 줄였다. 체중도  트루리시티군 2.7kg, 티르제파타이군이 각각 4.8kg, 8.7kg, 11.3kg 감소시켰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 

당뇨병, 체중감소, 비알코올성간염 등을 타깃으로 임상 중

조영민 교수는 "10% 이상 체중감소를 보인 트루리시티군 비율은 9.3%였는데, 티르제파타이드군은 거의 40%에 근접했다"며 "AIC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지만, 내약성은 좋지 않았다. 트루리시티군 11.2%, 티르제파타이드 15mg군에서 오심, 구통 등의 부작용이 24.5% 발생한 것이다. 

SURPASS-1

현재 릴리는 티르제파타이드 안전성과 유효성을 기반으로 당뇨병 SURPASS, 체중감소 SURMOUNT, 비알코올성지방간염 SYNERGY, 비만에는 SUMMIT 등 다양한 이름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릴리는 2018년 연구 결과 내약성이 좋지 않았던 이유로 비교적 짧은 기간인 2주에 한번 약물을 증량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Frias 교수 연구팀이 증량 시기를 조절한 SURPASS-1 연구를 진행했다. 단일군 연구였고, 티르제파타이드를 2.5mg으로 시작해 4주에 한번씩 5mg, 7mg, 10mg, 12.5mg으로 증량했다. 

연구 결과, A1C가 기준점 대비 5mg군 6.08, 10m군 6.06, 15mg군은 5.88까지 감소했다. 특히 A1C가 정상 수치에 해당하는 5,7%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15mg군에서 53%나 차지했다. 

학술대회에서 조영민 교수는 "당시 연구자들은 A1C가 더 떨어질 곳이 없을 곳까지 떨어졌다. 이를 바닥효과(floor effect)라 했다"며 "그동안 당뇨병학회 등은 환자의 당뇨병 조절률이 25%에 안 된다고 했다. 사실 좋은 약물이 없어 그런 것이었다"고 발표했다. 

체중 감소 효과는 용량을 늘릴수록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mg 투여 시 40주에 47% 환자가 10%, 27%가 15% 이상 체중 감소에 도달했다.

조 교수는 "15% 이상 체중 감소는 위밴딩(gastric banding)을 하지 않고서는 도달할 수 없는 수치"라며 "중성지방(TG) 20%, 총콜레스테롤 감소, HDL 증가 등의 수치를 보였다. 나중에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도 쓸 수 있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부작용으로 인한 약물 중단은 티르제파타이드 15mg군에서 7%, 대조군 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24.5%였던 부작용 발생률이 약물 증량을 조절하면서 7% 미만으로 줄면서 내약성을 확보했다. 

벽돌깨기 하는 티르제파타이드

티르제파타이드는 벽돌깨기를 하듯 여러 가지 약물과 비교임상을 진행했다. 

SURPASS-2는 티르제파타이드와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1.0mg)을 비교한 연구다. 
그 결과, A1C 감소는 오젬픽 1.86, 티르제파타이드 2.30 감소했다. 체중도 각각 5.7kg, 11.2kg 감소했고, 특히 티르제파타이드 15mg군에서 15% 이상 감소한 수치는 36%, 반면 오젬픽은 8%에 머물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당시 용량 차이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오젬픽과 삭센다를 비교한 연구에서 삭센다에서 체중감소가 훨씬 더 많이 일어났다"며 "앞으로 삭센다와 티르제파타이드를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레시바(디글루덱)와 비교한 SURPASS-3 연구에서도 티르제파타이드는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A1C 감소는 트레시바군 약 6.8%, 반면 티르제파타이드의 세가지 군은 6.6~6.0%를 나타냈다. 1일 7회 자가혈당측정(7point SMBG)도 티르제파타이드가 앞섰는데, 트레시바는 식전 혈당을 낮추고, 식후는 올린 반면 티르제파타이드는식후 혈당까지 관리하는 것은 물론 하루 종일 혈당을 유지했다.

또 인슐린 투여군은 체중이 증가했고, 티르제파타이드군은 용량의존적으로 체중이 감소했고, 1년 뒤 거의 10kg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15% 이상 감량은 트레시바군에서는 한명도 없었고, 티르제파타이 15mg군에서 40%였다.

란투스와 비교한 결과는?

SURPASS-4에서는 CV 위험이 증가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란투스(글라진)를 비교한 연구다. 

메트포르민, 설포린유레아 등 2제 요법을 사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A1C 7.5~10.5%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2년 후 A1C는 란투스 7.47, 티르제파타이드 5mg 6.43, 10mg 6.13, 15mg 6.11를 나타냈다. 하지만 바닥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7point SMBG 결과는 란투스군은 식전 혈당을 낮췄지만, 티르제파타이드군은 식전·후 모두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소도 란투스군은 2.3kg 증가했고, 티르제파타이드군은각각 5.8kg, 10.4kg, 12.8kg 감소했다. 

저혈당 발생률은 란투스군 19%, 티르제파타이드 15mg군에서 8% 발생했다. 또 설포린유레아 사용한 란투스 군은 22%, 티르제파타이드 15mg군 13%,  설포린유레아를 사용하지 않은 군은 각각 16%, 3%로 나타났다. 

최근 Nature Med에서 임상연구를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올해 3월 티르제파타이드의 CV 이벤트 관련 연구가 게재됐다.

그 결과, 불안정한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이 1.0보다 낮았다. 하지만 숫자가 많지 않아 통계적 의미는 없었다. 

란투스로 조절이 안 되는 환자에게 트리제파타이드를 추가한 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SURPASS-5 연구도 진행했다. 

연구 결과, A1C는 란투스+티르제파타이드군은 2% 아래로 떨어지고, 식전 혈당도 감소했다. 체중도 10kg까지 감소하고, 인슐린 용량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안전성 면에서도 췌장염 등에서 위험을 보이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 

SURMOUNT-1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다. 

연구 결과, 연구 결과, 베이스라인 대비 치료 72주차 티르제파타이드 5mg 투여군 16%(16kg), 10mg 투여군 21.4%(22kg), 15mg 투여군 22.5%(24kg)의 체중이 감소됐다. 반면 위약군은 2.4%(2kg) 감소에 그쳤다. 수술한 정도까지 체중이 감소했다. 

아울러 티르제파타이드 5mg 투여군에서는 89%, 10mg 투여군과 15mg 투여군에서는 96%의 환자가 최소 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위약군의 5% 체중 감량 효과는 28% 환자에서만 나타났다. 2차 주요 목표점인 최소 20% 이상 체중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티르제파타이드 15mg 투여군에서 63%로 가장 높았고, 10mg 투여군이 55%였다. 

비만대사수술 2차 라인으로? 

토론 세션에서 경희대병원 이상열 교수(내과)는 티르제파타이드 등장으로 인한 비만대사수술의 전망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체중을 20% 정도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비만대사수술이 2차 라인으로 물러날 가능서도 있다"고 답했다.

또 "현재 우리 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인데, 소량 투여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환자들이 있어 4명이 약물을 중단했다"며 "현재의 용량이 동양인에게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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