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심장내과 조윤형 교수

명지병원 조윤형 교수(심장내과)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경험한 환자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LDL-C 조절이 필요한 만큼 PCSK9 억제제 레파타 처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지병원 조윤형 교수(심장내과)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경험한 환자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LDL-C 조절이 필요한 만큼 PCSK9 억제제 레파타 처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10명 중 3~5명은 재관류술에 성공해도 재발을 겪는다. 재발률은 첫 수술 후 6개월 이내에 가장 높은데, 특히 재발하게 되면 사망률은 68~85%까지 급증한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발생의 강력한 위험인자인 LDL-C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료계에서는 심근경색 재발 위험은 초기 1년의 LDL-C 관리 성과에 달렸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약물치료는 물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가능한 신속하게 혈중 LDL-C를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치료 1년 시점에 LDL-C 목표치인 70mg/dL 미만(기저치 대비 50% 감소)을 달성한 환자는 4명 중 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PCSK9 억제제 중 심혈관질환 적응증 급여를 획득한 암젠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에 관심이 모인다.

본지와 만난 명지병원 조윤형 교수(심장내과)는 스타틴만으로 LDL-C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게 레파타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심근경색 환자가 LDL-C를 조절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심근경색 환자는 LDL-C 수치를 적극 조절해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LDL-C 목표 수치에 대한 가이드라인 권고기준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미국은 70mg/dL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유럽은 55mg/dL 미만으로 보다 엄격하다.

한국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전보다 검사도 더 자주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약제를 적극적으로 증량하며, 경우에 따라 PCSK9 억제제와 같은 강력한 약제도 사용하고 있다.

개인 경험에 비춰볼 때 환자 10명 중 3~5명은 약제를 증량해도 LDL-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다. 용량을 충분히 늘리지 못한 게 대표적인 이유다. 스타틴을 복용 중인 환자들 중에는 스타틴을 증량하면 여러 부작용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들에게 대안으로 PCSK9 억제제를 권유하고, 환자가 동의하면 치료를 시작한다.

- LDL-C 수치 조절을 빠른 시점에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임상 데이터를 보면 LDL-C는 가능한 초기부터 신속하게 낮추는 게 심혈관질환 재발률 감소와 환자 예후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약제 용량을 단계별로 조금씩 증량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입원 중에도 미리 최대 용량으로 투여하고 퇴원 후에도 지속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는 퇴원 후 2~4주 안에 LDL-C 검사를 해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약제를 변경했다면 검사일로부터 4주 뒤에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일 첫 번째 검사에서 적정 수치에 도달했다면 2~3개월마다 검사해 확인하면 된다.

- 레파타를 처방하는 기준은 따로 있나.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따라 급성 심근경색이 있으면서 각종 위험인자를 갖고 있고, 최대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했음에도 LDL-C 수치가 70mg/dL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처방한다.

레파타로 치료하면 대부분 환자들이 LDL-C 목표수치에 도달하며, 안정적으로 그 수치가 유지된다. 특히 레파타는 5년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도 지속적으로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인 약제인 만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 환자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경험도 있나.

레파타의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이다. 오랫동안 약제를 사용하면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초기 1년은 심근경색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레파타 처방을 권유하고 있다. 

게다가 주사제인 만큼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도 있다. 이들에게도 1달만 치료를 시도해보자고 권유하기도 한다. 2회 정도 치료 후 LDL-C 검사를 해보면 경과도 좋고 주사제라는 부담 외에는 부작용도 없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

일례로 한 환자는 LDL-C 수치가 90~100mg/dL까지 높았지만 레파타 치료 후 30~50mg/dL로 조절됐다. 검사 결과를 보고 환자들이 더 적극적이 됐다.

또 고용량 스타틴 복용 환자는 근육통이 발생하는데 이들에게 스타틴 용량을 줄이고 레파타를 투여하면 LDL-C 수치가 조절되는 걸 보고 만족해 한 환자도 있었다.

- 환자와 의료진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도 있다면. 

심근경색을 비롯해 동맥경화성 질환을 가졌다면 LDL-C 조절을 위해 약을 적극적으로 복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약 처방약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약제 조합을 변경하거나, 경우에 따라 레파타와 같은 효과적인 주사제 옵션도 고려해 보길 권유하고 싶다.

또 레파타를 경험해보지 못한 의료진들도 스타틴 용량 만으로 LDL-C 수치를 힘들게 조절해왔던 환자들이 더 편하게 수치를 낮출 수 있는 약제라는 점, 이를 통해 환자 순응도가 개선된다는 점이 진료와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약이라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급여를 확실하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 환자가 건강해야 국가에 도움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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