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확보로 자사 플랫폼 기반 후보물질 발굴 속도전
글로벌 시장 진출 도전..."가시적 성과 과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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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들이 잇따른 투자 유치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기업마다 신약개발 플랫폼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넘보고 있다.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 잇따른 투자 유치 성공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들은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디어젠은 작년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총 26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디어젠은 △AI 융합 신약개발연구소 신설 △AI 신약개발 플랫폼 Dr. UG 적용 분야 확장 △해외시장 진출 확대 등에 투입한다.

특히 AI 융합 신약개발연구소는 다년간의 기술개발과 학습을 통해 입증된 AI 신약개발 기술력과 국내외 제약사에서 20년 이상 신약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의 시너지를 통해 신약개발의 연속성을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타겟 발굴부터 후보물질 디자인까지 초기 연구단계를 넘어 합성 및 약물 개발까지 지원하는 AI 통합 신약개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디어젠의 핵심 기술은 아미노산 서열정보만으로 약물 접합부위를 잡아내는 AI 플랫폼이다. 기반 기술은 구글이 2017년 알파폴드2에 사용한 트랜스포머 딥러닝 테크놀러지다.

디어젠에 따르면 전통 방식으로 신약을 개발하면 유효(HIT)물질 발굴까지 1년이 소요되는데,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3~4개월만에 2개의 히트물질을 발굴할 수 있다.

실제 디어젠은 SK케미칼, 한독,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하우스 신약 파이프라인 '4D 프로그램'을 구축해 항암제, 심부전, 고지혈증, 루게릭병 등 7개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히츠는 2020년 10억 5000만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5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히츠는 이번 투자금을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AI 기술을 개발하고 제약사와 공동연구를 통한 실험적 검증, 기존 기술의 플랫폼화를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등에 투입한다.

히츠는 물리학과 딥러닝 기술을 융합해 약물-단백질 상호작용을 예측, 효율적으로 히트물질을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후 단계에서 합성 및 특허 가능성이 높은 선도(lead) 물질을 도출하고 리드물질을 최적화하는 과정에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히츠는 현재 AI 기반 신약개발 클라우드 플랫폼인 원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하반기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초기에는 화학물의 3차원 구조분석과 결합에너지 에측 중심으로 출시되고, 이후 약물설계 등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히츠는 LG화학, 테라젠바이오, 보령제약, 일동제약, 종근당, HK이노엔 등 다수의 국내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현지법인 설립으로 글로벌 진출..."가시적 성과 내야"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는 기업도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을 설립,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법인을 통해 검증을 마친 신약 후보물질을 유통 및 판매하는 등 수익성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텍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신테카바이오는 지난해 8월 미국에 Syntekabio USA를 설립했다. 미국 현지법인은 유전자 관련 연구 및 기술 개발업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의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등 잠재적 파트너사에 소개하고 기술수출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특히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임상연구에 속도를 내기 위한 해외 거점 역할도 맡는다. 

신테카바이오는 합성신약 후보물질 발굴 AI 플랫폼 딥매처와 암환자의 종양과 혈액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신생항원을 예측하는 네오-ARS, 인실리코(in silico) 기반 약물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 STB-C017, 코로나19 치료제 STB-R040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

총 26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디어젠은 작년 9월 미국 조지아주에 지사를 설립하고 해외 제약사 및 신약개발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디어젠은 그동안 국제인공지능학회(AAAI), 국제컴퓨터학회(ACM), 머신러닝헬스케어컨퍼런스(MLHC) 등 글로벌 AI 학회에서 신약개발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해왔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내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는 분명하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각 산업에서 AI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졌지만, 신뢰도 면에서는 반신반의하는 경향이 있다"며 "AI를 활용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연구 단계에 진입해 긍정적 데이터를 도출하는 등 성과를 보여주는 게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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