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샌드박스 시행 3년, 주요 승인사례 및 성과 소개
인체유래물 은행 공동운영, 유전정보 AI 딥러닝 등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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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규제샌드박스 시행 3년이 지난 가운데 이동형 진단시스템, 인체유래물 은행 공동운영, 의료데이터 활용 등이 의료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승인 사례로 꼽혔다.

규제샌드박스는 신제품과 신서비스가 현행 규제에 막혀 시장 출시가 불가능할 경우, 한시적으로 규제를 유예해 일정 조건에서 실증테스트할 기회를 부여하고 유효성을 입증하는 제도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바이오·헬스케어 등을 선두로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의료계에서도 신기술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규제샌드박스 백서에는 지난 3년간 달성한 성과와 주요 승인기업의 사례가 담겼다.

규제자유특구 중 하나인 강원에서는 '포터블 엑스선 진단시스템을 이용한 현장 의료서비스'라는 서비스명으로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 이동형 엑스레이 진단시스템 사용을 허가받았다.

포터블 엑스선 진단시스템
포터블 엑스선 진단시스템

엑스레이는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안전 규제 등 문제로 병원 밖에서는 사용이 어려워 도서벽지, 군부대 등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웠다.

실증특례 승인 후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재난의료팀 및 응급의학과는 군부대 훈련 중 사고발생시 현장에서 진단하기 위해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를 활용했다.

또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을 재난상황으로 설정하고 보건소 및 병원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에도 장비를 투입해 실증작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지역 생활치료센터 및 결핵협회에서도 포터블 엑스레이 장비 구매 및 문의가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생활치료센터 관계자는 "포터블 엑스레이가 있으면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차폐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으로 갈 필요 없이 생활치료센터 내에서 바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속한 인체샘플 확보...대전 3개 병원 협업체계 구축

대전에서는 '기업 전용 인체유래물 은행 공동운영'이라는 서비스가 실증특례 승인을 받아 진행 중이다.

서비스에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임상 검체를 신속하게 수집·분양하기 위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 바이오기업들은 연구 또는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인체유래물 검체가 필요하다.

그러나 검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병원 소속 의사와 개별 연구계약을 맺거나, 각 병원 인체유래물은행의 검체 분양 심의를 받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대전 인체유래물은행 추진체계
대전 인체유래물은행 추진체계

이에 대전 지역 3개 병원(충남대, 대전을지대, 건양대)이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기업이 원하는 검체를 빠른 시일내 확보할 수 있도록 인체유래물 은행이 아닌 제3의 기관이 공동분양심의를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든 것이다.

실증특례 승인 후 대전시 3개 병원은 '인체유래물은행'을 공동 운영해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이 필요한 검체를 신속히 분양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체계 구축 후 현재까지 6개 기업이 신청한 3256개의 검체 중 3009개를 분양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유방암 조기진단키트를 개발하는 A사 연구원은 "임상시험 시 병원과 접점이 없어 어려움이 있었는데, 관련 의료진과의 협력이나 공동연구 등도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활용해 안면골절 등 예측진단 AI 솔루션 개발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의료 기술개발 실증은 강원지역에서 올해 개시될 예정이다.

이는 환자의 유전·진료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만성 간질환, 전립선압, 뇌손상, 안면골절 등 4개 질환에 대해 예측진단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맞춤형 정밀의료산업이 발전하려면 빅데이터 구축이 필수다. 국내에서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건의료빅데이터를 개방하고 있지만, 대부분 통계 위주라 병원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용 데이터는 부족한 상황이다.

강원도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목적으로 수집한 영상정보에 대해 개인정보 식별 위험을 최소화하고, 가명화한 데이터를 정보주체의 사전동의 없이 산업적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정부는 이를 디지털 뉴딜사업의 핵심분야로 평가해 승인했지만, 유전자 정보 활용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최대한 비식별화하고 보안을 검증하도록 조건을 덧붙였다.

강원대병원 모 교수는 "생명윤리위원회(IRB)에서 승인받은 데이터로 병원에서 안면골 골절 진단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결과, 인공지능 솔루션이 의사들이 놓친 안면골 골절도 예측했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분야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자궁경부암 셀프 검체채취키트 △재외국민 비대면진료 △유전자검사 기반 비만, 영양관리 서비스 △웨어러블 메모워치 등이 주요 성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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