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빛 발하는 AI...글로벌 제약업계 '정조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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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최근 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제약산업에서도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AI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다양하게 적용돼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은 오는 2024년까지 14억 3400만달러(약 1조 6000억원)로 성장, 연평균 성장률 40.8%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개발에서 AI가 각광받으면서 국내외 제약기업들은 AI 플랫폼을 활용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년기획-①] AI 활용 신약개발, 선택 아닌 필수 
[신년기획-②] 국내사도 AI 신약개발에 '속도'
[신년기획-③] "AI 신약개발 위해 민·관이 정책 같이 만들어야"

 

임상시험 단계에서 빛을 발하는 AI 

일반적으로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도출 단계부터 시작한다. 

전통적 방법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대상 질환을 정하고 관련 논문을 필터링한 뒤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AI가 투입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AI는 한 번에 100만건 이상의 논문을 탐색하고 1010개의 화합물 탐색이 가능하다. 연구자 수십여 명이 5년 정도 해야 할 업무량이지만, AI는 단 하루 만에 끝내는 셈이다.

AI는 임상시험 단계에서도 빛을 발한다. 화합물 구조 정보와 생체 내 단백질 결합능력을 계산해 신약 후보물질을 제시하기도 하며, 진료기록을 토대로 연구 중인 질환과 관련 높은 환자군을 찾아낸다. 약물 상호작용 등을 예측해 임상시험 설계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도 있다. 

아울러 의약품 제조 단계, 인허가 의사결정, 약물감시 등에도 사용된다. 이 때문에 신약개발에서 AI 활용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를 이용한 딥러닝은 부족한 데이터와 제한된 형식 때문에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여러 기술이 개발되면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 과정에 AI 활용도가 커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열을 올리고 있다.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관심을 갖고 제약사, 바이오벤처, AI 기업들이 협력하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실제 글로벌 제약사들은 사내에 AI 기술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인수합병,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AI 눈독 들이는 글로벌, '미래' 본다

길리어드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을 위해 머신러닝 신약개발 기업 insitro와 3년간 협력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플랫폼은 약물 발굴과 개발을 위한 머신러닝이 적용됐고, 환자 반응도 예측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AI 활용 병리학 스타트업 PathAI와도 협력, NASH 진단과 병기 결정에 사용하는 간 조직 평가에 대한 기계학습 접근법을 개발 중이다.

다케다는 2019년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와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평가·식별하기 위한 협력을 체결했다. 60개 이상의 화합물에서 6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게 목표다. 

2020년 1월에는 MIT 공대와 AI를 이용한 신약개발 파트너십을 맺었다. 질병 진단, 치료반응 예측, 신규 바이오마커 개발, 공정제어 및 개선, 약물 발견 및 임상시험 최적화 등의 분야를 지원할 계획이다.

BMS는 리얼월드 데이터와 AI 기술 접목을 위해 Concerto HealthAI와 손잡았다. 두 회사는 암 분야에서 여러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외에 PathAI에는 7500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암젠은 2017년 의료 빅데이터 분석기업 GNS Healthcare에 6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유전체 염기서열, 건강기록 등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과정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약물 발굴에 머신러닝 활용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Owkin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얀센은 2018년 임상시험에서 얻은 샘플로 치매 및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측하기 위해 WinterLight Lab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Celsius Therapeutics와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 바이오마커 탐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애브비도 신약개발 전반에 AI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4년 파트너십을 맺은 Calico와 종양학, 신경과학 등 초기 연구개발 단계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AiCure와는 정신분열증 치료제 복약 순응도 향상을 위한 AI 기반 환자모니터링 플랫폼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 2018년에는 암을 포함한 노화 관련 질환 치료법 개발 협력에 합의, 파트너십을 3년 연장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가 AI 기술에 관심갖는 이유는 재원 절약 이외에도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한 시장 니즈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AI 기술은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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