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 2022] ACTION-CVT, DOAC군 효능 와파린군과 유사…출혈 위험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가 뇌정맥혈전증(CVT) 치료에서 와파린 자리를 넘보고 있다.

ACTION-CVT 관찰연구 결과, DOAC을 투약한 CVT 환자군과 와파린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효능 및 방사선학적 예후는 유사했다. 그러나 안전성 측면에서는 DOAC이 승기를 잡았다.

이번 결과는 CVT 치료에 DOAC이 와파린의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후향적 분석이라는 한계점이 있어 DOAC이 와파린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무작위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브라운대학 Shadi Yaghi 교수는 ACTION-CVT 결과를 9~1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뇌졸중협회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22)에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브라운대학 Shadi Yaghi 교수는 ACTION-CVT 결과를 9~1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뇌졸중협회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22)에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브라운대학 Shadi Yaghi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9~1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뇌졸중협회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22)에서 발표했다. ACTION-CVT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Stroke 온라인판에 실렸다. 

CVT 발생률 낮지만 재발성 혈전색전증 위험 높아

CVT 환자는 재발성 혈전색전증 위험이 높다. CVT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며, 다른 유형의 뇌졸중보다 젊은 성인 및 여성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CVT 발생 시 즉각적인 표준치료는 에녹사파린, 헤파린과 같이 정맥내 또는 주사 가능한 항응고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이는 것이다. 이어 정맥혈류가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또 다른 혈전의 생성을 예방하기 위한 경구용 항응고제를 투약한다.

피임약 복용 또는 최근 출산과 같이 일시적 요인으로 CVT가 발생했다면 일반적으로 수개월 동안 경구용 항응고제를 처방한다.

그러나 환자에게 평생 혈전 재발 위험을 높이는 주요한 의학적 상태가 있다면, 경구용 항응고제 투약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

DOAC은 뇌출혈 등 위험을 낮추면서 재발성 혈전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이다. 

CVT 환자를 대상으로 DOAC의 효능·안전성을 평가한 첫 무작위 연구인 RE-SPECT-CVT에서는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가 CVT 환자에게 와파린만큼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CVT 환자 120명 대상의 소규모 연구로, 재발성 정맥혈전증, 주요 출혈, 사망, 재관류 등 가능성은 프라닥사군과 와파린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JAMA Neurol 2019;76(12):1457~1465). 

그러나 RE-SPECT-CVT는 표본 수가 적어 검정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CVT 발생률이 낮아 대규모 무작위 연구를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임상에서 CVT 환자에게 와파린 또는 DOAC을 투약한 경험을 비교하는 ACVTION-CVT 다기관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DOAC군 vs 와파린군, 재발성 정맥혈전증 위험 비슷

▲미국 브라운대학 Shadi Yaghi 교수가 ACTION-CVT 연구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브라운대학 Shadi Yaghi 교수가 ACTION-CVT 연구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ACTION-CVT는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뉴질랜드의 27개 뇌졸중센터에서 2010~2015년 경구용 항응고제를 투약한 CVT 환자 845명이 분석 대상이 됐다. 평균 나이는 44.8세였고 64.7%가 여성이었다. 

와파린만 복용한 환자군은 51.8%, DAOC만 투약한 환자군은 33.0%, 두 가지를 다른 시기에 복용한 환자는 15.1%를 차지했다. 

DOAC군이 가장 많이 처방받은 치료제는 엘리퀴스(아픽사반)로 66.6%였고, 자렐토(리바록사반) 18.2%, 프라닥사 13.5%가 뒤를 이었다. 

최종 결과,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정맥 혈전색전증 또는 CVT 등 재발성 정맥혈전증 발생률은 100인년(patient-years)당 DOAC군 5.26명, 와파린군 5.87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평가한 재발성 정맥혈전증 발생 위험은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adjusted HR 0.94; 95% CI 0.51~1.73).

100인년당 사망률은 DOAC군 1.81명, 와파린군 1.90명으로 이 역시 치료에 따른 의미 있는 위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adjusted HR 0.71; 95% CI 0.24~2.08).

혈관내치료를 받은 환자를 제외하고 평가한 부분 또는 완전 재관류 비율은 DOAC군 86.0%, 와파린군 84.1%로 비슷했다(adjusted OR 0.92; 95% CI 0.48~1.73).

효능은 DOAC군과 와파린군이 유사했으나 안전성 측면에서는 DOAC군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추적관찰 345일(중앙값) 동안 100인년당 주요 출혈 발생률은 DOAC군 2.44명, 와파린군 4.70명이었고, DOAC군의 출혈 발생 위험이 65% 의미 있게 낮았다(adjusted HR 0.35; 95% CI 0.15~0.81). 

Yaghi 교수는 "리얼월드 데이터를 이용한 이번 연구 결과는 DOAC이 혈전 재발 위험을 낮추고 재관류 가능성을 높이는 데 와파린만큼 효과적임을 시사한다"며 "DOAC은 와파린보다 주요 출혈 위험이 더 낮다. CVT 치료에 DOAC과 와파린 모두 합리적인 치료옵션"이라고 강조했다.

DOAC-CVT·SECRET 대규모 연구서 결과 재현될까

이번 연구 결과는 CVT 치료에서 DOAC이 와파린의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후향적 연구로 진행됐기에 대체 여부에 대한 확답을 내리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이번 연구 결과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연구는 DOAC-CVT와 SECRET이 대표적이다. 

DOAC-CVT는 CVT 환자 500명 모집을 목표로 시행 중인 글로벌 전향적 연구이다. 모집하는 DOAC군과 와파린군 비율은 3:2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1차 목표점으로 주요 출혈과 추적관찰 6개월 후 증상이 있는 재발성 정맥혈전증 발생을 확인한다. 연구는 2024년 종료될 예정이다. 

SECRET는 CVT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치료와 자렐토의 안전성을 비교하는 오픈라벨 다기관 임상2상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증상이 있는 두개내출혈, 주요 두개외출혈을 종합해 평가한다. 연구는 올해 12월까지 수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SECRET의 총괄책임자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Johnathon Gorman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들 연구는 임상에서 치료 결정을 돕기 위한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CVT 관리 가이드라인을 뒷받침하는 수준 높은 근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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