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편 무작위 연구 메타분석 결과, 내약성 좋지 않고 이상반응 유발 가능
영국 연구팀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 우선돼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약물학적 중재가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일지라도 안전성 측면에서 약점이 드러났다.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한 결과, 에스조피클론, 렘보렉산트 등 불면증 치료제는 급성 또는 장기간 치료에 효과적이었지만 이상반응 위험이 감지되거나 안전하다고 확언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했다.

이는 약물로 불면증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도 임상에서 적절하게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하고, 가능한 한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Lancet 7월호에 실렸다(Lancet 2022;400(10347):170~184).

단기간·위약 비교 연구 근거로 불면증 치료제 승인

미국수면학회(AASM)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효과적인 불면증 치료전략으로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권고한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교육 부족과 직원 채용 등 어려움으로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비약물적 치료를 진행하기 어렵다.

이에 의료진은 불면증 환자에게 약물을 주로 처방한다. 하지만 규제기관에서는 단기간 그리고 위약과 비교한 연구 근거를 토대로 불면증 치료제를 승인했으며, 최근에서야 제약회사에 허가를 위한 장기간 데이터를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약물은 급성 불면증 관리에 권하고 있다.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성인 불면증 환자에서 급성 및 장기간 약물치료의 유효성을 평가·비교하고자 진행됐다.

2021년 11월 25일까지 문헌 검색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된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연구 154편이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 연구는 18세 이상 성인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으로서 약물 또는 위약을 비교했다. 

메타분석에 포함된 불면증 환자는 4만 4089명이었고 위약을 투약한 환자는 1만 2679명, 약물을 복용한 환자는 3만 5280명이었다. 

1차 목표점은 자체 평가 척도로 평가한 수면 질 등 효능, 모든 원인 또는 특정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급성 및 장기간 치료에 따른 안전성 등으로 설정했다. 

서로 다른 연구 결과를 단일 단위로 표준화하고자 이용하는 표준화된 평균차(SMD)로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급성·장기간 치료에 에스조피클론·렘보렉산트 효과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먼저 급성 불면증 치료 효과를 분석 결과 △벤조디아제핀 △독실아민 △에스조피클론 △렘보렉산트 △셀토렉산트 △졸피뎀 △조피클론 등이 위약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벤조디아제핀, 에스조피클론, 졸피뎀, 졸피클론은 멜라토닌, 라멜테온, 자렌프론보다 치료 효과가 크다고 평가됐다.

장기간 치료 효과는 위약 대비 에스조피클론과 렘보렉산트가 더 컸다. 에스조피클론은 라멜테온과 졸피뎀보다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불면증 치료제 투약 시 보고된 이상반응으로 에스조피클론과 졸피뎀은 현기증, 메스꺼움 등 발생과 연관됐다. 라멜테온은 피로를, 렘보렉산트는 두통을 더 유발했다.

또 벤조디아제핀, 에스조피클론, 렘보렉센트, 라멜테온, 수보렉산트, 졸피뎀, 조피클론은 진정과 졸림 등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위약 또는 다른 치료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간 비교한 안전성 결과를 보면, 모든 원인에 의한 치료 중단 가능성은 라멜테온 대비 중간시간 또는 장시간 작용 벤조디아제핀이 각 28%와 30%, 에스조피클론이 29% 유의하게 낮았다.

반면 조피클론과 졸피뎀은 위약과 비교해 이상반응으로 인한 연구 중도 탈락 위험이 각 2배와 1.79배 의미 있게 높았다.

아울러 조피클론의 연구 중도 탈락 위험은 에스조피클론보다 1.82배, 다리도렉산트 대비 3.45배, 수보렉산트보다 3.1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종료 시 이상반응이 보고된 환자 수는 벤조디아제핀, 에스조피클론, 졸피뎀, 조피클론이 위약, 독세핀, 셀토렉산트, 자레프론보다 많았다. 

에스조피클론과 졸피뎀은 라멜테온과 비교해 모든 원인에 의한 치료 중단 가능성이 모두 57% 유의하게 낮았다. 그러나 졸피뎀은 위약 대비 이상반응으로 인한 연구 중도 탈락 가능성이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에스조피클론과 렘보렉산트가 급성 및 장기간 불면증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였지만 에스조피클론은 이상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렘보렉산트는 안전성 데이터가 결정적이지 않았다. 

또 벤조디아제핀과 졸피뎀을 장기간 투약해야 할지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특히 벤조디아제핀은 급성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이었지만 내약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이 좋지 않았다. 멜라토닌, 라멜테온 등도 전반적으로 치료 혜택을 얻기 어려웠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옥스퍼드대학 Andrea Cipriani 교수는 "이번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성인 불면증 환자에게 투약할 약물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최상의 근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며 "일부 불면증 치료제는 중증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1차 치료로서 약물을 항상 사용하는 것을 권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수준의 근거가 뒷받침되고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로 권고하는 비약물적 치료를 불면증 환자에게 고려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중요하다"며" 이번 결과가 환자, 의료진, 가이드라인 개발자, 정책 입안자 등 간 공유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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