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EMA, 타네주맙 승인 관련 부정적 의견 지배적
뼈전이로 통증 있는 암 환자 대상 임상3상 결과, 치료 8주째 통증 개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화이자와 일라이 릴리가 공동 개발한 단일클론항체 '타네주맙(tanezumab)'이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이 골관절염 통증 치료제로서 타네주맙 승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타네주맙이 뼈전이로 인한 통증이 있는 암 환자의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대상의 임상3상 결과로, 16~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1)에서 구체적 결과가 발표됐다.

FDA 자문위 "타네주맙 혜택이 위험 능가하지 않아"

뼈는 암이 전이되는 가장 일반적인 부위 중 하나로, 암 관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다양한 치료옵션이 임상에 도입됐지만, 뼈전이로 통증을 느끼는 환자의 약 25%는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

타네주맙은 약 15년 동안 개발이 이뤄진 신경성장인자(Nerve Growth Factor, NGF) 저해제로, 고관절 및 무릎의 중등도~중증 관절염 통증을 치료하는 진통제다.

FDA와 EMA의 승인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3월 FDA 관절염 자문위원회는 타네주맙의 위험이 혜택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타네주맙의 혜택·위험 관련해 자문위 논의를 거쳐 투표를 시행한 결과, 타네주맙을 투약할 수 있는 환자들을 제한한다는 제안에도 불구하고 치료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위험을 능가하지 않는다는데 19:1로 무게가 실렸다.

타네주맙이 관절염 통증 완화에 일반적으로 처방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비교해 통증 완화 또는 신체기능 개선 효과를 더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급속 진행 골관절염과 관절 치환술 등 이상반응 위험이 높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EMA도 골관절염 관련 통증 치료제로 타네주맙의 시판 허가를 거부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8주째 통증강도 점수, 타네주맙군 유의하게 감소

타네주맙의 반전카드가 되는 임상3상 결과는 FDA 자문위 결정 6개월 후 그리고 EMA 권고 후 단 하루 만에 공개됐다.

▲영국암연구소 Marie Fallon 교수는 16~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1)에서 타네주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을 발표했다. ESMO 강연 화면 캡처.
▲영국암연구소 Marie Fallon 교수는 16~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1)에서 타네주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을 발표했다. ESMO 강연 화면 캡처.

타네주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24주 동안 치료 후 24주간 추적관찰이 추가로 이뤄졌다. 

유럽, 남아메리카,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15개 국가에서 뼈전이로 인한 중등도~중증 통증을 느끼는 암 환자 또는 다발골수종 환자 145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기반요법으로 받고 있었다. 

전체 환자군은 타네주맙 20mg 투여군(타네주맙군, 72명)과 위약군(73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치료는 마약성 진통제 투약을 지속하면서 24주 동안 8주 간격으로 총 3회 진행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8주째 뼈전이 암 통증 부위의 1일 평균 통증강도 점수 변화였다. 점수가 0점이면 통증이 없고 10점이면 통증이 가장 크다. 

8주째 통증강도 점수의 최소제곱 평균 변화를 평가한 결과, 타네주맙군은 2.03점 감소했으나 위약군은 1.25점 감소에 그쳤다. 8주째 두 군간 차이는 유의미했다(P=0.0381). 이와 함께 1, 2, 4, 6주째 평가 역시 타네주맙군에서 의미 있는 통증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하지만 8주 후에는 타네주맙군이 위약군보다 통증강도 점수의 최소제곱 평균 변화가 수치상 컸음에도 불구하고,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 중단율은 위약군이 9.6%로 타네주맙군 6.9%보다 높았지만, 심각하거나 중증인 이상반응은 타네주맙군에서 더 빈번하게 보고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인 빈혈 발생률은 타네주맙군 8.3%, 위약군 12.3%였고, 관절통 발생률은 각 8.3%와 8.2%였다. 

사전에 정의한 관절 이상반응을 경험한 비율은 뼈전이 부위 근처에서 병적골절이 발생한 환자 2명을 포함해 타네주맙군이 2.8%였다. 이와 달리 위약군은 단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다. 

아울러 급속 진행 골관절염 사례는 없었다. 사망률은 타네주맙군 29.2%, 위약군 31.5%였지만 치료와 연관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영국암연구소 Marie Fallon 교수는 "타네주맙은 위약과 비교해 전이성 암 관련 뼈 통증을 개선했고 기존 연구에서 보고한 타네주맙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반적으로 일치했다. 단, 치료 8주 후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고 병적골절은 타네주맙군에서만 보고됐다"며 "타네주맙과 같은 NGF 저해제가 뼈전이로 인한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연구에서 입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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