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중앙약심위 위원 모두 유효성 인정에 부정적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머크와 화이자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가 신세포암 적응증 확대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6명 위원 모두가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바벤시오의 신세포암 적응증 확대 허가를 위해 머크와 화이자가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와 치료적 유의성 인정 여부를 두고 심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위원 6명 모두 바벤시오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1차 목표점으로 삼은 전체생존기간(OS)을 충족하지 못했고, 대체 치료제 및 후속 치료법 등 대안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회사 측은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바벤시오와 VEGF 계열 표적항암제 인라이타(악시티닙) 병용요법을 표준치료인 수텐(수니티닙) 단독요법과 비교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임상3상 JAVELIN Renal 101 연구 결과를 근거자료로 제출했다.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바벤시오+인라이타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13.8개월로 수텐 단독군(7.2개월) 대비 유의하게 길었다. 

하지만 1차 목표점인 OS에서는 바벤시오+인라이타군 11.6개월, 수텐 단독군 10.7개월로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A 위원은 "대조약은 오랫동안 신세포암 치료에 사용됐던 약제로, 많은 임상연구가 있는 만큼 바벤시오는 대조약 대비 OS에서 개선을 보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B 위원도 "원칙적으로 연구 성패 결정에 있어 중요한 것은 1차 평가변수의 충족 여부"라며 "3등급 이상의 약물이상반응 역시 대조군 대비 증가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완전히 무해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허가 또는 조건부 허가는 무리다"고 말했다. 

C 위원은 "과거 다른 항암제의 소세포암 1차 치료 및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OS 유익성 입증 실패로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한 사레가 있었다"며 "면역항암제의 심사 기준의 공평성을 고려한다면 허가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임상 디자인과 후속치료의 영향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D 위원은 "임상시험의 성공을 예상하고 설정한 디자인이었으나, 예상보다 OS에서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은 이유는 후속 치료에 의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 위원도 "다른 약제와 임상시험 디자인도 유사하고, PFS 결과도 유사한 것으로 보아 이 시험약의 경우에는 이미 허가된 대체 치료제보다보다 후속치료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OS가 잘나오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과 옵디보(니볼루맙)도 같은 임상 디자인을 통해 OS를 입증하며 허가를 받았다. 바벤시오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후속치료 영향으로 OS 결과가 미흡했던 만큼 접근성을 차단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미 허가된 대체 치료제가 있고 후속 치료 요법 등 대안이 있는 만큼 허가를 인정하는 않는 게 타당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처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전원이 허가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국내에서 바벤시오의 신세포암 적응증은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견이 뒤집힌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바벤시오는 성인에서의 전이성 메르켈세포암 치료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국내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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