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FT DIRECT,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 vs 즉시 혈전제거술군 비교
즉시 혈전제거술군,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 대비 비열등성 입증 실패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허혈성 뇌졸중 환자 치료 시 혈전제거술 전 혈전용해제(tPA)를 생략하기 어렵다는 근거가 쌓였다. 

그동안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전제거술 전 혈전용해제를 생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지만, 결과가 혼재되면서 현재까지 연구만으로는 이 같은 치료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혈전용해제 생략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자 진행한 SWIFT DIRECT 결과, 대혈관폐색이 있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는 즉시 혈전제거술을 받을 경우 예후가 혈전용해제 투여 후 혈전제거술을 받는 가교치료(bridging therapy)와 비교해 비열등하지 않았다. 다만 기능적 예후는 두 치료 모두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혈관폐색이 있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는 혈전제거술 전 혈전용해제를 생략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됐다. 

SWIFT DIRECT 결과는 1~3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유럽뇌졸중학회 연례학술대회(ESOC 2021)에서 발표됐다.

기능적 예후, 혈전제거술군 비열등성 기준 미충족

이상적인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는 최대한 빨리 막힌 혈류를 재개통해 예후를 개선하는 것이다. 

대혈관폐색으로 인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전제거술의 유효성은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하지만 혈전제거술 전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치료전략이 혈전제거술만 진행했을 때와 비교해 추가적인 혜택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혈전용해제 투여 후 혈전제거술 진행 시 중재술 전·후 재관류 개선을 포함한 예후가 향상될 수 있지만, 혈전 분절 및 원위부 색전 증가, 혈전절제술 지연, 출혈 및 뇌내출혈 증가 등 잠재적 위험성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혈전용해제는 뇌의 혈전을 용해시키고 뇌 혈류를 개선한다. 사진 출처: 미국뇌졸중협회(ASA) Media.
▲혈전용해제는 뇌의 혈전을 용해시키고 뇌 혈류를 개선한다. 사진 출처: 미국뇌졸중협회(ASA) Media.

SWIFT DIRECT는 대혈관폐색이 있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전제거술 전 혈전용해제 투여가 필요한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총 423명의 환자가 혈전용해제 투여 후 혈전제거술 진행군(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과 즉시 혈전제거술 진행군(혈전제거술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혈전제거술은 솔리테어(Solitaire) 장비를 이용했다. 

두 군 모두 70%는 M1의 폐색이 있었고 29%는 양측 내경동맥 폐색이 확인됐다. 응급실에서 혈전제거술 진행까지 걸린 시간은 혈전제거술군 75분,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 80분이었다.

연구는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 대비 혈전제거술군의 비열등성 입증에 목적을 뒀다. 90일 시점 기능적 예후에 대한 비열등성 한계치는 12%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두 군 모두 예후가 개선됐지만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이 더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 

90일 시점 mRS가 0~2점으로 기능적 예후가 좋았던 환자 비율은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 약 65%로 혈전제거술군 약 57%와 비교해 높았다.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과 혈전제거술군 간 차이는 7.3%p였고, 하위 95% 신뢰구간(CI)은 -15.1%였다. 이는 비열등성 한계치인 12%를 넘어서는 수치로, 결과적으로 혈전제거술군의 비열등성 입증에 실패했다.

중재술 전 재관류율은 혈전제거술군 1%,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 2.4%로 두 군 모두 낮았다. 중재술 후 재관류율은 치료전략과 관계없이 높았지만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이 97%로 혈전제거술(91%)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증상이 있는 뇌내출혈 발생률은 두 군 모두 낮았으나 혈전제거술군이 특히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진행한 스위스 베른대학병원 Jan Gralla 박사는 "두 치료전략 모두 환자 예후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재술 후 재관류율은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이 더 높았다"며 "이 같은 결과는 대혈관폐색 환자 치료에 혈전용해제를 생략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섯 가지 연구 메타분석 결과, 혈전용해제 중단 이유 없어

이어 혈전제거술 전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치료전략과 즉시 혈전제거술을 시행한 치료전략을 비교한 다섯 가지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대상이 된 연구는 △DIRECT MT △SKIP △DEVT △MR CLEAN-NO IV △SWIFT DIRECT 등이다.

각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전순환계 대혈관폐색으로 인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DIRECT MT 결과 혈전제거술군이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과 비교해 연구에서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

DEVT 연구는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 대비 혈전제거술군의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이와 달리 SKIP에서는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과 혈전제거술군 간 기능적 예후가 유사했지만, 혈전제거술군의 비열등성을 입증하진 못했다.

전순환계 대혈관폐색으로 인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대상의 MR CLEAN-NO IV에서는 혈전제거술군과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의 mRS로 평가한 90일째 기능적 예후는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비열등성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다. 

이 같은 연구를 모두 종합해 메타분석한 결과, 두 군간 mRS가 0~2점으로 기능적 예후가 좋았던 환자 비율 차이는 1.3%로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에서 더 좋았다. 비열등성 한계치는 이보다 더 낮은 -5.6%였다.

이와 함께 생존 혜택도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이 더 얻을 수 있었다. 성공적인 재관류율과 증상이 있는 또는 모든 뇌내출혈 발생률은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군에서 빈번하게 보고됐다. 

연구에 참여한 스위스 베른대학병원 Urs Fischer 박사는 "메타분석 결과에서도 현재로서 혈전용해제를 중단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즉시 혈전제거술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하위군이 있을 것이고, 또 다른 하위군은 혈전용해제+혈전제거술의 치료 혜택을 얻을 것이다. 향후 환자 치료 시 개별화된 접근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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