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 2022] RESCUE-Japan LIMIT, 뇌경색 크기 큰 환자 대상 무작위 연구
표준치료+혈관내치료군, 표준치료군 대비 mRS 0~3점 가능성 약 2배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뇌경색 크기가 큰 뇌졸중 환자에게도 혈전제거술 등 혈관내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RESCUE-Japan LIMIT 결과, 뇌경색 크기가 큰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는 표준치료와 함께 혈관내치료를 병행하면 기능적 예후가 더 개선됐다.

이번 연구에 더해 현재 뇌경색 크기가 큰 환자 대상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제 임상에서 급성 뇌졸중 환자 치료의 변화가 나타나게 될지 학계의 관심이 모인다.

▲일본 효고의대 Shinichi Yoshimura 교수는 9~1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미국뇌졸중협회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22)에서 RESCUE-Japan LIMIT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RESCUE-Japan LIMIT 결과는 9~1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미국뇌졸중협회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22)에서 공개됐고 NEJM 2월 9일자 온라인판에 동시에 실렸다. 

美가이드라인, 뇌경색 작은 환자에게 혈관내치료 권고

2019년 미국심장협회·뇌졸중협회(AHA·ASA)가 발표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초기 관리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뇌졸중 전 수정랭킨척도(mRS) 점수 0~1점 △내경동맥(ICA) 또는 근위부 중뇌동맥(M1)의 폐색 △18세 이상 △미국국립보건원 뇌졸중척도(NIHSS) 6점 이상 △ASPECTS 6점 이상 △증상 발생 6시간 이내에 치료 시작 가능 등 여섯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할 때 스텐트 리트리버(stent retriever)를 이용한 기계적 혈전제거술 등 혈관내치료를 받을 수 있다(Stroke 2019;50:e344~e418). 

ASPECTS는 뇌졸중 진단 시 환자의 뇌 자기공명영상 사진을 이용해 병변 크기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뇌경색에 따른 뇌 손상 정도를 0~10점으로 분류하고, 점수가 낮을수록 뇌경색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ASPECTS가 6점 이상으로 뇌경색 크기가 비교적 작은 환자에게만 혈관내치료를 진행하도록 권고한다. 

이는 REVASCAT, MR CLEAN, SWIFT-PRIME 등 연구에서 이들 환자가 혈관내치료를 받으면 90일째 mRS 0~2점 비율이 2배 늘고, EXTEND-IA 연구에서 최대 4배 개선된 것으로 보고되면서 마련됐다.

그러나 뇌경색 크기가 큰 환자에게 혈관내치료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아 학계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ASPECTS 5점 이하로 뇌경색 크기가 큰 환자는 재관류 후 경색 부위에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혈관내치료 임상연구에서 제외되거나 적게 포함됐다. 

앞서 큰 허혈부위가 있는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혈관내치료의 영향을 평가하고자 진행된 일본 전국 단위 등록사업 Japan Registry 2의 하위분석에서는 혈관내치료를 받은 군이 표준치료를 받은 군보다 기능적 예후가 더 개선돼 혈관내치료 적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Stroke 2019;50(4):901~908). 

RESCUE-Japan LIMIT, ASPECTS 3~5점 환자 모집

▲일본 효고의대 Shinichi Yoshimura 교수. ISC 제공.
▲일본 효고의대 Shinichi Yoshimura 교수. ISC 제공.

RESCUE-Japan LIMIT 연구는 일본에서 시행된 다기관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이다. 뇌경색 크기가 큰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가 혈관내치료를 받으면 예후 개선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연구에서는 미국 가이드라인 권고안 중 ASPECTS 기준을 변경, 3~5점으로 뇌경색 크기가 큰 환자를 모집했다.

0~2점인 환자는 뇌졸중이 상당히 심각하고 독립적으로 보행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돼 연구 등록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45개 병원에서 총 203명 환자가 연구에 등록됐다. 평균 나이는 76세였고 여성이 44%를 차지했다. 

이들은 증상 발생 후 6시간 이내 또는 확산강조영상(DWI)에서 병변이 보이지만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FLAIR)에서 병변이 보이지 않는 경우(DWI-FLAIR mismatch)라면 6~24시간 이내에 표준치료만 진행한 군(표준치료군, 102명)과 표준치료와 혈관내치료를 병행한 군(혈관내치료군, 101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각 치료군에서 약 27%가 알테플라제를 투여받았다. 

1차 목표점은 90일째 평가한 mRS 점수 0~3점 비율로 정의했다. mRS 점수는 0~6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기능적 장애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관내치료 혜택, 뇌졸중 중증도에 따라 제한되지 않아"

그 결과, 1차 목표점 비율은 혈관내치료군 31.0%, 표준치료군 12.7%로 혈관내치료 진행 시 기능적 예후가 2.43배 유의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RR 2.43; 95% CI 1.35~4.37).

이와 함께 NIHSS가 48시간째 최소 8점 개선된 비율은 혈관내치료군 31.0%, 표준치료군 8.8%로 혈관내치료의 혜택이 3.51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RR 3.51; 95% CI 1.76~7.00).

안전성 평가의 경우 모든 두개내출혈에 대해서는 혈관내치료군이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두개내출혈 발생률은 혈관내치료군 58.0%, 표준치료군 31.4%로 혈관내치료군의 위험이 1.85배 의미 있게 높았다(RR 1.85; 95% CI 1.33~2.58).

다만 △48시간 이내 증상이 있는 두개내출혈 발생 △90일 이내 사망 △90일 이내 뇌경색 재발 △7일 이내 두개감압술 시행률 등은 치료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일본 효고의대 Shinichi Yoshimura 교수는 "이번 결과는 뇌졸중 환자라면 누구나 가능한 한 빨리 혈관내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 이송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관내치료 혜택은 뇌졸중 중증도나 영역에 따라 제한되지 않는다"며 "환자들은 혈관내치료로 뇌졸중을 더 완전히 회복하고 증상 발생 전의 삶과 활동 수준으로 돌아가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Yoshimura 교수는 "혈관내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두개내출혈이 더 많이 발생한 점은 중요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혈관내치료군에서 무증상 출혈이 관찰됐다"며 "증상이 있는 두개내출혈이 혈관내치료군에서 더 많이 발생했지만 표준치료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어떤 환자의 기능적 예후가 혈관내치료 후 더 크게 회복될지 판단할 수 있는 요인을 찾기 위한 하위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에 대해 학술대회 프로그램 부의장인 미국 Cooper Neurological Institute의 Tudor G. Jovin 박사는 "놀라운 점은 이번 연구 결과가 등록 당시 중등도 또는 작은 뇌경색을 보인 환자에게서 확인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혜택을 보였다는 것"이라며 "결과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때 뇌경색 크기를 신경 써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이어 뇌경색 크기가 큰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관내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지 평가하기 위한 △IN EXTREMIS LASTE △TESLA △SELECT2 △TENSION 등 연구가 진행 중이다. 

IN EXTREMIS LASTE의 1차 목표점 평가는 이번 달 말 완료될 예정이다. TESLA와 SELECT2는 1차 목표점 평가가 각 올해 7월과 11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TENSION 연구는 내년에 결과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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