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대혈관폐색 허혈성 뇌졸중 환아, 혈전제거술 시 기능적 예후 개선"
Save ChildS 연구 결과, 뇌졸중 환아에게 혈전제거술 비용효과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뇌졸중 성인 환자에게 효과적 치료옵션으로 자리 잡은 혈전제거술을 소아청소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그동안 혈전제거술 관련 무작위 연구들은 뇌졸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환아도 시술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

그러나 최근 후향적 연구를 통해 대혈관폐색 허혈성 뇌졸중 환아도 혈전제거술을 받으면 기능적 예후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의료적·사회적 비용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성인과 같이 대혈관폐색 허혈성 뇌졸중 환아에게도 혈전제거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소아청소년 뇌졸중 발생률 낮지만 장기적으로 심각한 장애 초래

뇌졸중은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뇌혈관질환이다. 이 때문에 소아청소년의 뇌졸중 발생률은 청장년층과 노년층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소아청소년에서 허혈성 뇌졸중은 연간 10만 명당 2~8명 정도로 드물게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하지만 뇌 컴퓨터단층촬영 또는 뇌 자기공명영상 등 뇌영상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단율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소아청소년 뇌졸중은 진단이 지연되거나 오진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발생 빈도는 보고되는 것보다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소아청소년의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이 낮을지라도 발병 시 오랜 기간 잠재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후천적인 뇌손상을 일으켜 운동마비, 인지장애, 뇌전증 등 발달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또 장기적으로 사회적·경제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질환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TIPS, tPA 효과·약동학적 특징 평가했으나 중단

▲ISC 제공.
▲ISC 제공.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아를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 과거 이들에게 혈전용해제 tPA를 투여할 수 있을지 평가하고자 미국국립보건원(NIH) 지원으로 TIPS 임상1상이 진행된 바 있다. 

MRI에서 혈관폐색이 확인된 2~18세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아를 모집해 증상 발생 4.5시간 이내에 tPA 정맥주사 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징을 평가했다. 그러나 환자 등록률이 낮아 연구는 중단됐다. 

혈전제거술은 대혈관폐색 뇌졸중 성인 환자에게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아에게 tPA보다 잠재적으로 유용할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미국심장협회·뇌졸중협회(AHA·ASA)는 2019년 발표한 '신생아 및 소아청소년에서 뇌졸중 관리 성명'을 통해 혈전제거술이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아에게 정맥내 tPA보다 적용 가능성이 있는 치료전략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대혈관폐색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대상의 무작위 연구 대다수는 소아청소년을 모집하지 않았고 성인만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다. 또 소아청소년에서 혈전제거술의 효과와 안전성은 소규모 사례에서만 확인돼 치료 관련 합병증 및 이상반응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2020년 발표된 Save ChildS 연구에서는 대혈관폐색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아에게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평균 나이 11.3세인 뇌졸중 환아 73명을 모집한 후향적 연구로, 혈전제거술 안전성 프로파일이 성인 대상의 무작위 연구 결과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수준의 근거가 없었던 상황에서 이 연구는 뇌졸중 환아에게 오프라벨로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JAMA Neurol 2020;77(1):25~34). 

혈전제거술 받지 않은 군, 중등도~중증 장애 위험 높아

▲호주 시드니아동병원 Kartik Bhatia 박사. ISC 제공.
▲호주 시드니아동병원 Kartik Bhatia 박사. ISC 제공.

안전성에 이어 최근 호주 시드니아동병원 Kartik Bhatia 박사 연구팀은 혈전제거술을 받은 대혈관폐색 허혈성 뇌졸중 환아의 예후가 개선되는지 후향적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통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9~1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뇌졸중협회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22)에서 공개됐다.

2010~2019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병원 4곳에서 치료받은 17세 미만의 허혈성 뇌졸중 환아 166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6세였고 65%가 남아였다.

이들 중 대혈관폐색이 확인된 환아(대혈관폐색군)는 39명, 대혈관폐색이 없는 환아(대혈관폐색이 없는 군)는 127명이었다. 대혈관폐색군 중 13명은 혈전제거술을 받았고(혈전제거술군) 26명은 받지 않았다(비혈전제거술군).

분석 결과, 기능 회복을 측정하는 수정랭킨척도(mRS)가 3점 이상으로 예후가 불량한 중등도~중증 장애를 가질 위험은 비혈전제거술군이 혈전제거술군보다 약 6배 더 높았다. 게다가 대혈관폐색이 없는 군과 비교해도 비혈전제거술군의 장애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Bhatia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졸중 환아에게 대혈관폐색이 어느 정도로 흔한지와 혈전제거술을 받지 않은 환아의 장애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혈전제거술을 받지 않은 환아의 회복 정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혈관폐색 뇌졸중 환아 치료로 혈전제거술을 강력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Bhatia 박사는 "중증 뇌졸중 환아가 혈전제거술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임상에서 성인에게 혈전제거술을 시행하는 것처럼 환아들도 이 같은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혈전제거술 시 평생 비용 절감액 '17만~25만 달러'

뇌졸중 환아에게 혈전제거술을 시행하려면 비용 대비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Journal of Stroke 지난달 31일자 온라인판에는 Save ChildS 연구를 토대로 혈전제거술의 비용효과를 추산한 결과가 실렸다.

연구는 마콥모형(Markov model)을 이용해 평생 비용과 질보정수명(QALY)을 계산했다. QALY는 완벽한 건강으로 사는 1년을 말하며, QALY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다. 

미국 의료적·사회적 관점에서 혈전제거술의 비용효과를 평가했다. 지불의사 임계값(willingness-to-pay threshold)은 QALY당 10만 달러로 설정했다.

최종 결과, 혈전제거술은 모든 뇌졸중 환아에게 비용효과적이면서 의료적·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첫 뇌졸중 발생 평균 나이는 11.3세로, 이들에 대한 점진적 효과(incremental effectiveness)는 혈전제거술을 받은 군이 표준치료군과 비교해 평생 4.02QALY 증가했다. 

또 평생 비용 절감액은 의료적 관점에서 16만 9982달러, 사회적 관점에서 25만 4110달러로 추산됐다.

아울러 혈전제거술에 대한 수용률(acceptability rate)은 의료적 관점에서 96.60%, 사회적 관점에서 96.66%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독일 LMU 뮌헨병원 Wolfgang G. Kunz 박사는 논문을 통해 "대혈관폐색 뇌졸중 환아에서의 혈전제거술 비용효과를 체계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의료적·사회적 관점에서 혈전제거술은 표준치료와 비교해 상당한 평생 건강 혜택과 비용 절감 효과를 보였다"며 "혈전제거술이 뇌졸중 환아에게 비용효과적인 치료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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