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대병원 김주성 교수(소화기내과)

서울대병원 김주성 교수(소화기내과)는 베돌리주맙이 아시아인에게서 효과를 보인 만큼 IBD 치료도 개인맞춤형 시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김주성 교수(소화기내과)는 베돌리주맙이 아시아인에게서 효과를 보인 만큼 IBD 치료도 개인맞춤형 시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진료 현장에서는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을 비롯해 염증성장질환(IBD)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치료 전략과 목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돌리주맙과 아달리무맙을 직접 비교한 VARSITY 연구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사후분석 연구 결과가 주목을 끌었다.

연구 결과에서는 아시아인에서는 베돌리주맙이 임상적 관해, 내시경적 호전,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지 않는 임상적 관해 도달률이 더 높았다.

이번 아시아인 대상 사후분석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병원 김주성 교수(소화기내과)는 향후 아시아인 대상 IBD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치료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중등도~중증 IBD 환자의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해 생물학적제제를 1차요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럽 크론병 및 궤양성대장염 학회(ECCO) 2021에 참석했다. 어떤 아젠다가 눈길을 끌었나.

소화기 분야에서는 IBD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기존 약제의 추가적인 효과, 새로운 약물의 효과가 공개되는 등 관련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기초 연구로는 장내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과 대변이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정밀의학 시대인 만큼 새로운 진단, 맞춤치료 등도 의료 관점에서 일부 다뤄졌다.

- 이번 학회에서 VARSITY 사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은?

베돌리주맙과 아달리무맙을 처음으로 비교한 VARSITY 연구에서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베돌리주맙이 더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는 글로벌 연구의 결과인 만큼 아시아에서는 동서양 간 치료 효과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최근 아시아에서 IBD 환자가 늘고 있다. 유전 성향이 다른 경우 효과는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따로 분석한 게 사후분석 연구다.

사후분석 연구에서는 1차 목표점으로 임상적 관해, 2차 목표점으로 내시경적 호전과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지 않는 임상적 관해로 설정했다.

그 결과, 아시아 환자로 특정할 때 1, 2차 목표점 모두 베돌리주맙이 효과가 좋았다.
내시경적 호전은 베돌리주맙이 더 좋았지만,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지 않는 임상적 관해에서는 두 군간 차이가 없었던 VARSITY 전체 연구 결과와 다른 것이다.

이로써 베돌리주맙은 아시아 환자에서 효과가 있고, 실질적으로 궤양성 대장염 아시아인 환자에서 의미있는 치료 약제가 될 것이란 점을 입증한 것이다.

- 한국인이 제1저자로 참여하고 직접 발표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후분석이었지만 한국이 많은 부분에서 임상연구를 주도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IBD는 보통 미국, 유럽에서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최근 아시아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어 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은 핵심이 될 것이다.

- 최근 IBD 치료 목표는 조직학적 관해로 변화하고 있다. 진료 현장에서도 치료 목표가 적용되고 있는가. 

IBD의 가장 큰 문제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이때 장에서는 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재발을 방지하고 장 기능은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수술은 막을 수 있는가가 목표가 된다.

현재 궁극적으로 장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생물학적 제제가 쓰이고 있다.

다만, 치료 관련 독성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때문에 생물학적 제제 치료에 대한 독성 문제는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한다. 대표적으로 중증 폐렴, 폐결핵 재발이 발생할 경우 이를 대비한 치료를 한다.

비용 문제도 여전하다. 산정특례를 통해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음에도 아쉬운 부분은 해외에서는 치료 목표를 설정한 뒤 생물학적 제제를 먼저 사용하는 탑다운 방식도 보험 적용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 생물학적 제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군이 있나.

경증 환자는 5-ASA로 충분하다. 스테로이드나 5-ASA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스테로이드를 끊은 후에 5-ASA로 충분히 유지되는 환자군이 있다. 

문제는 중등증~중증 환자다.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라면 생물학적 제제로 첫 치료를 하는 게 좋다. 외국의 경우 불량한 예후 인자를 가진 환자에게는 처음부터 생물학적 제제를 같이 사용한다.

비용적 측면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1차에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할 수 없지만,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향후 IBD 치료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나.

IBD는 완치가 어려워 증상 조절 뿐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IBD는 장내 미생물에서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 병세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소실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치료 목표도 정밀의학 관점에서의 맞춤치료로 변화하고 있다.

질병은 유전적, 면역학적, 환경적 영향에 따라 발생하기에 이를 분석해 환자 개인에 따른 접근법과 방법을 찾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또 앞으로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이 시기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본다. 실제 장내 미생물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염증 환경을 다르게 만들 수 있는 약제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한편에서는 맞춤치료, 또 한편에서는 정상 면역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내 미생물 변화를 통한 면역체계 변화 등의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 IBD 환자와 의료진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환자는 의사를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의사도 최신 지견을 습득해 환자가 치료를 견딜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요즘은 환자들도 최신 정보에 빠르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간의 원활한 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양쪽의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의사가 환자의 눈높이를 잘 맞춰 소통해야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가 잘 될 것이다. 

특히 IBD 환자는 젊은 층이 많아 학업이나 일을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젊은 사람이 아파서 학업, 일을 제대로 못 하고 가족들도 치료에 함께 매달려야 한다면 사회 경제와도 직결된다. 결과적으로 환자 한 사람을 잘 치료하는 것은 그 가족 및 사회와 연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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