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등 빅5 제약사 매출 1조원 순항
빨간 불 켜진 수익성...외연 확대 성장통?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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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상반기까지 매출액을 보면 대다수 국내 제약사가 우량한 성적을 공개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인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외형 성장을 이뤄낸 것과 달리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덩치 키운 국내사, 전년比 매출 성장

현재까지 공개된 2021년 2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국내 제약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이른바 빅5 제약사는 매출 1조원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우선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7780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7119억원) 대비 9.3% 늘었다. 유한양행의 특징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후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유한양행은 2019년 상반기 6976억원에서 2020년 7119억원으로 매출이 늘었고, 올해는 7780억원으로 외형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일반의약품, 생활건강까지 주요 사업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비교적 영향이 적은 전문의약품 중심 사업구조가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급여권 진입에 성공하며 향후 매출 신장은 더해질 전망이다.

6375억원의 매출을 올린 종근당은 60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작년 상반기보다 5.2% 성장했다. 종근당 역시 최근 수년간 매출 하락이 없던 제약사 중 하나다.

종근당의 매출 증가는 기존 제품과 코프로모션 품목의 동반 성장 덕이다.

특히 국내 출시 이후 블록버스터 약물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inno.N(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이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GC녹십자는 6698억원의 매출로 6678억원을 기록한 작년 상반기보다 0.3% 증가했다. 그동안 강점을 보였던 백신 사업 부문의 성장 덕분이다.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백신 품목들의 계약 종료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백신의 해외 매출과 국내 전문의약품 매출이 늘면서 상쇄됐다. 

올해 2분기 GC녹십자 백신사업부분의 해외 매출은 61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3% 급증했다.

한미약품은 5496억원의 매출로 전년동기 기록한 5316억원 보다 3.4% 늘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은 북경한미약품이 전년 동기 대비 119.9% 성장하며 부진을 털어냈고, 국내에서는 자체개발 제품이 안정적으로 처방 매출을 달성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하며, 같은 기간 동안 4543억원에서 5147억원으로 13.3% 외형을 키웠다.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2000억원에 육박하는 전문의약품 매출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갱신하면서 고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동아에스티와 일동제약은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7.8%, 0.5% 매출이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 원인은 성장통?
국내사 호실적, 하반기도 이어질까?...비관론 우세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다수 기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거나 작년과 비교해 마이너스 지표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외연 확대를 위한 성장통으로 분석한다.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 지출이었다는 이유다.

우선 일동제약과 제일약품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일동제약은 상반기 226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는데, 회사 측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동제약은 2016년부터 연구개발 조직과 인력을 넓히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외연 확대를 이룬 상위사들도 일제히 마이너스 실적을 들었다.

올해 상반기 56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624억원 대비 10.1% 감소한 종근당도 미래를 위한 투자 때문이다.

실제 종근당의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은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임상3상 진행 등 연구개발비가 전년동기 대비 26.5%(83억원) 증가했다.

GC녹십자도 백신사업부문 해외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GC녹십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217억원을 올린 작년 상반기보다 25.8% 감소했다.

이를 두고 GC녹십자는 백신 해외 수출 확대에 따른 운임비, 광고선전비 등 일시적 비용이 증가했고, 이를 실적에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408억원으로 전년동기(485억원) 대비 15.9% 감소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는 작년 2분기 기술료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실제 유한양행의 작년 2분기 기술료 수익은 441억원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167억원으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의 호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국내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에 어느 정도 적응하기도 했고, 팬데믹이 종식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실적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인 상황에서 팬데믹이 단기간 종식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하는 등 팬데믹이 이어지는 상황으로, 국내에서도 하반기 재확산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이는 빠른 경제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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