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 관계 분석결과 발표
여성 인지력 1% 저하, 골 6% 감소 연관..남성은 연관성 나타나지 않아
에스트로겐 잠재 원인으로 지목…”인과관계 불분명”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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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여성에게 인지력 1% 저하는 골밀도 6.5% 감소와 연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연관성은 남성에게는 나타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다.

잠재적 원인으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꼽혔다. 이는 남성에게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은 이유도 동시에 설명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전문가는 이번 연구결과가 여성 골절 예방에서 골다공증 치료와 더불어 인지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스트로겐의 관여에 대해선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호주 가르반 의학 연구소 Dana Bliuc 박사팀은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미국골대사학회지 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 지난 7월 20일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캐나다의 65세 이상 여성 1741명과 남성 6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참여자의 95%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기준 인지기능이 정상이었다.

연구팀은 5년 단위로 MMSE 및 면적 골밀도(aBMD) 검사를 실시하며 참가자의 인지력과 골밀도 변화를 살펴봤다. 두 지표 간 관계는 혼합효과모형 등으로 평가했다.

10년 추적관찰결과, 인지력과 골밀도는 여성과 남성에서 모두 감소했다. 연간 인지력 감소 폭은 여성 -0.33%, 남성 -0.34% 수준이었다.

여성에게는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 간 관계가 나타났다. 인지력 1% 저하는 골밀도 6.5% 감소와 연관성이 있었다. 이는 연령과 무관한 현상이었다.

특히 추적관찰 첫 5년 동안 인지력이 크게 저하된 여성은 향후 10년 동안 골절 위험이 약 6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지력 저하가 심하다’ 기준은 MMSE 검사에서 3점 이상 줄어든 경우로 정의됐다.

반면 남성에게는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 간 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해석할 병리학적 매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안내했다. 단 일부 논문을 참고로 에스트로겐의 관여 가능성을 조명했다.

에스트로겐 감소는 독립적으로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에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 두 가지 현상의 매개 역할을 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이런 맥락으로 남성에게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 골절 관리에서 인지력 보호 중요…에스트로겐 관여 여부는 불확실”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조민준 교수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조민준 교수

보라매병원 조민준 교수(정형외과)는 이번 연구결과가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 간 관계를 밝혀낸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관계가 여성에게만 나타난 이유에 대해선 단순 호르몬의 감소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으나 전후 관계에 대해선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며 “이번 연구는 ‘인지력 감소가 선행된 이후 골밀도 감소와 골절이 뒤따랐다’는 사실을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지력 감소와 골밀도 감소는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제로 골다공증성 골절이 생긴 환자는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에스트로겐의 관여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게 조 교수의 의견이다. 연구팀이 근거로 든 논문을 살펴본 결과, 여성에게 에스트로겐과 인지기능 간 인관관계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관련 논문이 제시한 주요 인자는 환자의 교육 수준이라고 풀이했다.

남성에게 인지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 간 관계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남성 환자가 훨씬 적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대상 수가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남성은 고령에서도 골밀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불분명하고 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여성보다 많아 아직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조 교수는 여성 골절 예방에서 골다공증 치료와 더불어 인지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재 여성의 골절 예방은 골다공증 치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인지력 보호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인지력이 떨어져 치매에 이르면 잘 넘어지기 때문에 골절이 생기기 쉬운데 이런 측면에서 여성의 인지기능 보호를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남성은 골다공증 유병률이 낮지만 골절 발생 시 여성보다 사망률이 유의하게 높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남성들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골다공증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 질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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