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의사 처우 개선, 진료 과목별 연봉 차등둬야"
전시민 스마트워치 보급, 병원 관리강화 등 공약 주목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됐다. (오세훈 시장 제공)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됐다. (오세훈 시장 제공)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10년 만에 야당이 서울시장 자리를 재탈환하며 새롭게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공의료 강화와 공공병원 의사의 처우개선을 화두로 꺼내들었다.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19(COVID-19)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오 시장은 자가진단키트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책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최근 주재한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에서 "우수 공공의사를 선제적으로 유치해 공공의료를 강화할 필요가 없는지 검토해 달라"며 "공공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남병원과 서북병원도 의사정원을 못채우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처우에 있다고 한다"며 "가장 수고하는 의료인력이 처우 문제로 정원을 못채우고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낄게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병원의 의사 채용방식, 처우 전면 손질해야"

코로나19 행보 이어가는 오 시장, 자가진단키트 검토 지시

이에 서울시의 공공의료 강화 첫걸음으로 올해부터 시립병원 보건소 등에서 근무하는 공공의사의 채용방식과 처우를 전면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각 기관별로 결원이 발생하면 수시채용하는 기존 방식에서, 정기채용 방식으로 전환해 채용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의사의 보수도 민간병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높이고, 특히 연봉을 책정할 때는 진료과목과 경력별로 차등을 둬 처우개선의 효과를 체감하도록 검토된다.

오 시장은 "우수한 공공의사를 선제적으로 유치해 신속한 감염병 대응을 넘어서, 공공의료의 질을 한단계 더 진전시키는 전기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19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첫날이었던 8일에는 서울시 1호 예방접종센터에 방문했었고 연이어 생활치료센터, 임시 선별검사소, 서북병원 등을 방문하며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최근 도입 필요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자가진단키트에 대해선 장단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일회용 자가진단키트의 도입으로 검사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확진자를 신속하게 찾고, 거리두기 체계 개편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오 시장의 주장이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는 일회용 진단키트의 활용에 대해 중앙정부가 적극적이지 않다"며 "국내 업체의 제품이 수출되고 해외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도입을 주저해온 것이 아닌지 깊이 다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실 전문적인 식견이 없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며 "중앙정부도 부작용과 역기능 때문에 보류하는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서울시발로 큰 틀의 방향이 형성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2000억원 재정 필요한 서울안심워치....원격의료 시동?

1년 남은 임기, 보건의료 정책 속도전 주목

야권 서울시장이 당선되며 그가 제시했던 보건의료 공약도 눈길을 끈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전시민 건강관리서비스를 목표로 20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한 서울안심워치(웨어러블 스마트 밴드)다.

서울안심워치 예시 (오세훈 시장 측 제공)
서울안심워치 예시 (오세훈 시장 측 제공)

65세 고령자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이상 전 시민이 사업 대상으로, 건강모니터링과 주치의 계획까지 포함돼 일각에서는 원격의료의 도입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관리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워치형 밴드를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부터 우선 보급해 개인의 운동량과 건강정보를 모니터링한다.

서울안심워치는 단순한 건강관리를 넘어 각종 중증질환의 예방과 치료와도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코로나19 환자가 초기에 보이는 고열, 호흡패턴, 심박수 등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선제적으로 치료하고 확산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개인이 자주 찾는 병의원과 서울의료원 및 지역거점병원을 연계해 주치의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도 확장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담겼다.

여기에는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와 협업한다는 단서가 달려 향후 의료계와 어떤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일부 보건의료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오 시장의 공약에 대해 '아리송하다'고 지적하며 효과가 불확실하고 기업 돈벌이에만 보탬이 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여전히 원격의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상황이고, 의료계와 협의없이 공약이 시행된다면 분명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보면 무작정 막을 수는 없고, 새로운 형태를 차차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안심병원'의 일환으로 병원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등 대표기관의 위생관리를 점검한 후 결과를 공개해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하고, 향후 다른 병원에도 파급효과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건강검진 우수기관 비율을 현재 50% 수준에서 9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 병원의 건강검진 정확도를 제고한다는 공약도 담았다.

오 시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6월 30일로 1년 남짓 남았다.

길지 않은 임기탓에 굵직한 공약을 모두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건의료 관련 공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대응 역량이 중요한 이슈인 상황에서, 오 시장이 공공의료와 공공병원 발전에 힘을 실은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임기가 짧지만 연임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보건의료 정책을 정부와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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