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일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 개최
세브란스병원 김창오 교수 "노인환자, 여러 만성질환 동반해 증상 다양하게 나타나"
'포괄노인평가'로 노인환자 수술 예후·합병증 등 예측 가능

▲세브란스병원 김창오 교수는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에서 '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CGA) in clinical practice'를 주제로 9일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김창오 교수는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에서 '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CGA) in clinical practice'를 주제로 9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인환자를 진료할 경우 일반적인 성인 환자에게 적용하는 접근법과 다른 평가법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노인환자는 여러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있고, 이는 각각의 질환에 영향을 주면서 병인 관계, 증상, 검사 결과 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인환자 진료 시 임상적·기능적 평가를 함께 시행하는 '포괄노인평가(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 CGA)'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세브란스병원 김창오 교수(노년내과)는 8~10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에서 '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CGA) in clinical practice'를 주제로 9일 발표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노인환자에 대해 빅10(BIG 10)이라고 이야기한다. 노인의 의학적 상태는 만성적, 다원적이지만 제대로 된 진단 또는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또 노인환자 관리에서 인간관계가 중요하며 인지기능과 정서장애, 입원 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 장기 요양시설로 퇴원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에 접근하기 위해 CGA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CGA는 수술받는 노인환자 관리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외과학회·노인학회는 외과수술을 받는 노인환자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제시, 단순한 수술적요법에 대한 접근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정서, 인지기능, 영양, 병력 등도 확인해 수술 적절성과 수술 후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한 선별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주문했다(J Am Coll Surg 2012;215:453~466). 

수술받는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한 2013년 연구 결과에 의하면, CGA에서 많은 문제가 확인된 환자는 사망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병원 내 합병증이 많고 장기 입원과 관련됐다(Arch Gerontol Geriatr 2013;56:507~512).

이와 함께 노인종양학에서도 CGA를 통해 치료에 따른 합병증을 예측하고 생존 가능성을 평가해 암 치료결정을 도울 수 있다고 기대가 모인다. 또 정기적인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에서 확인할 수 없는 문제도 찾을 수 있어, 환자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다기관에서 다양한 노인 암환자에게 CGA를 적용한 결과, 기존 평가보다 항암화학요법의 독성(chemotherapy toxidity)을 잘 예측할 수 있었다(J Clin Oncol 2011:29;3457~3465).

김 교수는 "아울러 내분비질환, 특히 당뇨병이 노인증후군과 많이 연관됐기 때문에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도 CGA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인 당뇨병 환자는 혈당조절뿐 아니라 기능, 영양, 낙상 위험, 인지기능 저하 등 확인이 필요하다. 규모가 큰 병원에서는 세부과에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병원이라면 주치의가 환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으로 진행 중인 '급성기 입원 노쇠 노인환자에서 노인포괄평가 기반 다학제팀 의료의 효용성 근거 생성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1세부과제는 분당서울대병원과 강원대병원, 2세부과제는 세브란스병원과 전남대병원, 3세부과제는 중앙대병원·강북삼성병원·분당서울대병원·일산병원·울산대병원 등에서 수행 중이다. 

급성기 입원 노쇠 노인환자에서 포괄적 평가와 다면적 중재 효과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실용적 임상연구로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이들 환자의 △입원기간 중 합병증 감소 △입원기간 단축 △약물치료 최적화 △삶의 질 개선 △신체·인지기능 향상 △예후 개선 등을 위한 최적 포괄적·다면적 진료 모델에 대한 근거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아직 급성기 입원 노쇠 노인환자에 대한 국내 근거가 미약하다. 앞으로 CGA에 대한 전향적 코호트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국내 임상에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노인환자에게 적용해야 할 수술, 항암화학요법을 비롯해 치료에 대한 내약성 또는 합병증을 예측하고 치료 결정을 내리기 위해 CGA가 유용할 수 있다"며 "CGA에서 노쇠라고 평가했을 때 어떤 방법으로 환자를 관리해야 할지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외래환자나 입원환자의 상담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있으므로, 향후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철식 교수(내분비내과)는 "CGA가 노인 환자 진료에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 환자만 보더라도 심혈관질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 질환에 접근하기보단 전체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질병 예방 측면에서 좋은 평가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외래에서 노인 환자를 포괄적으로 평가하면서 재현성이 좋고 환자 예후와 연관성이 있는 지표(index)가 개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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