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기능의 중증 저하를 나타내는 '노쇠'
서울아산병원 장일영·정희원 연구팀, 변비와 노쇠 상관관계 검토
노쇠 노인 중 만성 변비 환자는 약 18%로 건강 노인의 4배↑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노인이 호소하는 만성 변비가 소화 문제를 넘어 '노쇠(frailty)'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노쇠는 노화(aging)의 축적에 의한 결과로, 신체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 또는 낙상 위험이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장일영(좌), 정희원(우) 교수(노년내과)
서울아산병원 장일영(좌), 정희원(우) 교수(노년내과)

서울아산병원 장일영·정희원 교수(노년내과)와 임지혜 전문의(소화기내과)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1300명가량을 대상으로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쇠한 노인은 건강한 노인보다 만성 변비가 있을 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았다.

연구 공동 주저자인 정희원 교수는 "변비와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수분과 섬유질,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며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맨손 운동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꾸준한 운동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센트럴 소화기병학(BMC 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노쇠 신호일 수 있는 노인 변비, 1주일 3번 미만 등 증상 확인해야

변비와 노쇠의 주요 원인으로는 신체활동 부족, 영양 섭취 불균형, 수분 섭취 부족 등이다. 

노쇠가 발생하면 여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몇몇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노인이 노쇠하면 입원 기간이 길고 장애 발생 위험, 치료 후 합병증 발생 위험, 사망 위험 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노년내과)가 노인 변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노년내과)가 노인 변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아울러 지금까지 변비와 노쇠의 원인이 비슷해 서로 연관됐다고 알려졌지만 상관관계 분석은 부족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한 65세 이상 노인 1277명을 포함해 참여자의 변비 여부와 노쇠 정도를 조사했다.

변비 여부는 국제변비진단기준(Rome criteria-4)을 활용해 복부 통증 빈도, 배변 빈도, 변의 모양 등을 설문조사했다. 

노쇠 정도는 주관적 피로감, 낮은 활동성, 보행 속도 및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했다.

전체 참여자 중 27%(344명)는 건강한 노인, 58%(738명)는 노쇠 전 단계, 15%(195명)는 노쇠 상태였다. 또한 전체 중 11%(136명)는 변비 환자였다.

검토 결과, 건강한 노인군의 4.4%(344명 중 15명)이 변비 환자였다. 반면 노쇠 노인군의 18.5%(195명 중 36명)이 변비 환자였다. 

두 환자를 분석 결과, 노쇠한 노인의 변비 위험이 4.2배 높았다.

신체 노쇠 정도에 따른 변비 유병률 분석 그래프. 사진 출처: 서울아산병원.
신체 노쇠 정도에 따른 변비 유병률 분석 그래프. 사진 출처: 서울아산병원.

변비 노인군은 또한 노쇠 세부 지표(주관적 피로감, 활동성, 보행 속도,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에 해당하는 가능성도 1.1~1.7배 더 높았다.

정희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활동량이 크게 줄고 변비 증상이 있는 노인이 늘어났다고 추측된다"며 "(만성 변비는) 노쇠의 신호일 수 있어 노인의 배변 횟수가 1주일에 3번 미만인지 등 변비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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