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보건당국, 7일 아스트라 코로나 백신-혈전 연관성 밝혀  
EMA "매우 희귀 부작용...위험보다 이익 커"
유럽 각국에 권고변경 가능성 열어...英, 30세↓대안 백신 권고
질병관리청, 8일 특정 인구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기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유럽 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과 희귀 특이 혈전(rare blood clots) 위험 간 잠재적 연관성을 밝힌 후 영국과 국내 접종 계획이 일부 변경됐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고민수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고민수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은 7일(현지시각) 코로나 19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특이 혈전 간 연관성을 검토 결과를 보도문으로 밝혔다.

EMA에 따르면 특이 혈전 부작용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연관성을 보이지만, 결국 "매우 희귀한" 부작용으로 꼽혀 위험보다 이익이 크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관찰된 혈전은 뇌에서 발생하는 '대뇌 정맥동 혈전증(CVST)'과 복부에서 발생하는 '내장 정맥 혈전증(splanchnic vein thrombosis)', 또한 동맥 혈전증이었다. 

혈전 사건은 혈소판 감소와 동반됐으며 출혈도 종종 발생했다. 

아울러 EMA는 접종 2주 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위험을 의료진과 접종 대상자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EMA 안전성 위원회(PRAC)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하지만 EMA는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제공하는 이익이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유럽연합(EU) 27개국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금기하지 않았다.

다만 유럽 보건당국은 각 국가가 제시된 부작용 정보를 기반해 권고사항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주요 역할을 하는 영국의 보건당국은 7일(현지시각) 혈전 위험에 따라 건강한 30세 이하 성인군에 아스트라제나카가 아닌 다른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따라서 18~29세 영국인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신 화이자·모더나의 mRNA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영국 보건당국은 30세 이하 젊은 성인 외 다른 연령대의 백신 권고사항을 조정하지 않았다. 

외신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멈추거나 제한한 유럽 국가는 16개국 이상이었지만, EMA가 "위험보다 이익"을 밝힌 후 대다수는 접종을 재개했다. 다만, 영국과 같이 몇몇 국가는 나이 제한을 뒀다.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관련 예방접종이 특정 인구에서 연기됐다. 

8일 질병관리청은 특수 교육·보육, 보건교사 및 어린이집 간호인력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시기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7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EMA 총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관련 혈전 위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번 조치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실시한 조치"라며 "유럽의약품청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안전성 관련 검토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이번 주 시작되는 접종대상의 시작시기가 연기되며 이미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60세 미만도 접종이 한시적으로 보류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혈전 사건을 검토하는 가운데, EMA 보도문에 따르면 혈전 사건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2주 이내 60세 이한인 여성에서 발생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고민수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고민수 기자.

EMA 안전성 위원회는 3월 22일까지 'EU 약물 안전성 데이터베이스(Eudra Vigilance)'에 보고된 대뇌 정맥동 혈전 사건 62건, 내장 정맥 혈전증 24건을 검토했다. 

이 중 18건은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EU 데이터베이스는 영국과 EU 국가에서 보고된 사례들이며 약 2500만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지역을 나타낸다. 

EMA는 혈전 발생의 잠재적 원인 중 하나로 면역반응을 꼽았다. 헤파린으로 치료받은 환자들도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heparin induced thrombocytopenia)' 현상으로 혈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백신에서도 유사한 면역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안전성 위원회는 환자에게 호흡곤란, 흉통, 다리 부종(붓기), 지속적인 복부 통증, 중증 두통·시력 흐림 등 신경증상과 주사 부위 이상에서 피부 아래 작은 핏자국이 관찰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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