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표 VERTIS CV, 신장 예후 목표점 위험 위약군과 차이 없어
평가요인 '혈청 크레아티닌 2배 증가→eGFR 40% 지속 감소' 변경
스테글라트로군, 신장 예후 목표점 위험 유의하게 34%↓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가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에서 설정한 신장 예후 목표점의 평가요인을 변경하고 기사회생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스테글라트로는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0)에서 공개된 CVOT인 VERTIS CV에서 심혈관질환 2차 예방뿐 아니라 신장 예후 평가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었다(N Engl J Med 2020;383:1425~1435).

당시 VERTIS CV의 신장 예후 목표점은 △신장사 △투석/이식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2배 증가 등이었다.

결과에 따르면, 스테글라트로군의 신장 예후 목표점 위험은 위약군 대비 19% 낮았으나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HR 0.81; P=0.08). 발생률은 스테글라트로군 3.2%, 위약군 3.9%였다. 

그러나 기존 평가요인의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2배 증가'를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40% 지속 감소'로 변경해 분석한 결과, 스테글라트로군의 신장 예후 목표점 위험이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이에 따라 스테글라트로는 신장 혜택을 보고한 다른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와 거의 대등한 혜택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David Z. I. Cherney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탐색적 분석 결과는 Diabetologia 3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VERTIS CV는 다국가 임상 3상 무작위 연구로, 미국, 캐나다, 영국, 한국, 필리핀 등 34개국에서 40세 이상의 ASCVD 기왕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8246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스테글라트로 15mg(2747명) 또는 5mg(2752명) 복용군(스테글라트로군), 위약군(2747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3.5년이었다.

목표점 변화 이유…"더 정확한 평가 위한 것"

▲MSD의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
▲MSD의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

VERTIS CV 탐색적 분석에서 정의한 신장 예후 목표점은 △신장사 △투석/이식 △eGFR 40% 지속 감소 등이다. 

신장 예후 목표점에 변화를 준 까닭은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한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의한 신기능 저하 판단 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2배 증가'가 정확하다고 간주되지만, VERTIS CV에 모집된 환자의 당뇨병성 신증 진행 위험이 전반적으로 낮아 해당 평가요인으로 신기능 예후를 확인하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다.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2배 증가하면 eGFR은 50% 감소했다고 추정된다.

반면 'eGFR 40% 지속 감소'를 활용한 신기능 평가는 당뇨병성 신증 진행 위험이 낮은 코호트에서 더 정확한 평가요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분석에 더 적합하다는 것. 

Cherney 교수는 "'eGFR 40% 지속 감소'는 단기간에 더 많은 신장 사건 발생을 고려할 수 있는 신부전에 대한 적절한 대리결과변수"라며 "특히 당뇨병성 신증 진행 위험이 낮은 코호트에서 eGFR 40% 지속 감소가 더 정확한 평가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석에서는 스테글라트로가 시간 경과에 따른 뇨중 알부민-크리아티닌 비율(UACR)과 eGFR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했다.

스테글라트로군, eGFR 40% 지속 감소·알부민뇨 등 위험 낮아

최종 결과, 신장 예후 목표점 위험은 스테글라트로군이 위약군보다 34% 유의하게 낮았다(HR 0.66; 95% CI 0.50~0.88).

신장 예후 목표점의 1000인년(person-years)당 발생률은 스테글라트로군 6.0명, 위약군 9.0명으로, 스테글라트로군에서 3.0명 적었다.

이는 스테글라트로군의 eGFR 40% 지속 감소 위험이 위약군보다 35% 낮다는 결과(HR 0.65; 95% 0.49~0.87)가 영향을 줘 유의한 결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알부민뇨 진행 위험도 스테글라트로군이 위약군 대비 21% 의미 있게 낮았다(HR 0.79; 95% CI 0.72~0.86). 1000인년당 알부민뇨 진행 발생률은 각 94.8명과 120.7명이었다.

이와 함께 60개월째 스테글라트로군의 UACR은 위약군과 비교해 16.2% 더 낮았고, eGFR은 2.55mL/min/1.72㎡ 높았다.

하위분석에도 스테글라트로군의 일관된 UACR 감소와 eGFR 감소 약화가 관찰됐고, 특히 거대알부민뇨 하위군과 KDIGO CKD 기준에 따른 고위험·초고위험군에서 더 큰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분석에서는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급성 신부전에 대한 결과도 제시됐다. 

결과에 의하면, 스테글라트로군의 급성 신부전 위험은 위약군보다 13% 낮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 0.87; 95% CI 0.70~1.07). 

급성 신부전 발생률은 스테글라트로군 4.2%, 위약군 4.7%였고, 1000인년당 발생률은 각 14.5명과 16.9명이었다.

Cherney 교수는 논문을 통해 "ASCVD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스테글라트로를 복용하면 eGFR 40% 지속 감소 위험이 낮아지고 알부민뇨가 적게 발생하며 시간이 지나도 eGFR이 보존됐다"며 "스테글라트로가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이번 결과는 SGLT-2 억제제 계열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혜택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발표된 VERTIS CV에서 스테글라트로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낮지 않아, 심혈관 혜택을 보고한 다른 SGLT-2 억제제 계열과 달리 스테글라트로는 심혈관 안전성 확인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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