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심혈관 혜택 '계열효과' 맞나?
SGLT-2 억제제 심혈관 혜택 '계열효과' 맞나?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09.21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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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DM 2020] SGLT-2 억제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찬반 토론 진행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 "메타분석 결과, SGLT-2 억제제 MACE 위험 유의하게 낮춰"
제주대병원 고관표 교수 "심부전 치료만 일관된 결과 나타나…계열효과로 보기 어려워"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0)에서는 'VERTIGO in SGLT-2 inhibitor Era: All SGLT2i are same?'을 주제로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에 대한 찬반 토론이 18일에 진행됐다.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0)에서는 'VERTIGO in SGLT-2 inhibitor Era: All SGLT2i are same?'을 주제로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에 대한 찬반 토론이 18일에 진행됐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class effects)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에르투글리플로진(제품명 스테글라트로)이 다른 SGLT-2 억제제와 달리 심혈관질환 2차 예방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계열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18~1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0)에서는 'VERTIGO in SGLT-2 inhibitor Era: All SGLT2i are same?'을 주제로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에 대한 찬반 토론이 18일에 진행됐다.

논란의 도화선 된 'VERTIS-CV'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 논란은 에르투글리플로진의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인 VERTIS-CV 결과가 발표되면서 불거졌다.

심혈관 혜택을 처음 보고한 엠파글리플로진(자디앙)부터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 카나글리플로진(인보카나) 등이 CVOT를 통해 심혈관질환 2차 예방 효과를 입증했지만, 에르투글리플로진은 안전성 확인에 그쳤기 때문이다. VERTIS-CV 결과는 지난 6월에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0)에서 발표됐다.

연구에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병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100% 모집됐다. 1차 목표점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에 대한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확인하는 것이었지만, 다른 SGLT-2 억제제처럼 에르투글리플로진도 심혈관 혜택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 MACE 위험은 에르투글리플로진을 복용한 환자군과 위약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에서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은 충족했을지라도 우월성은 입증하지 못했다(HR 0.97; P<0.001 for non-inferiority). 

다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30% 낮춰, 다른 SGLT-2 억제제와 일관되게 심부전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Pros: 메타분석 결과, MACE 위험 10% 의미 있게 낮춰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는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대해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는 메타분석 결과를 근거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대해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결과가 혼재된 가운데,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내분비내과)는 계열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대규모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MACE 위험을 의미 있게 낮췄고 연구간 이질성(heterogeneity)도 낮았기 때문이다.

엠파글리플로진의 EMPA-REG OUTCOME, 카나글리플로진의 CANVAS와 신장 예후를 1차 목표점으로 평가한 CREDENCE 등 세 가지 연구에서는 MACE 위험이 각 14%, 14%, 20% 유의하게 낮았다. 이와 달리 다파글리플로진의 DECLARE-TIMI 58와 VERTIS-CV는 MACE 위험을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낮추지 못했다. 

그러나 다섯 가지 연구를 모두 메타분석 하면 SGLT-2 억제제 투약 시 MACE 위험이 10%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질성 지표인 I2는 23.4%로, 연구간 이질성이 낮고 일관성이 높았다. 이는 SGLT-2 억제제가 비슷하게 MACE 위험을 낮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게다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32% 낮았고 I2는 0%로 연구간 이질성이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ASCVD 병력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고 I2도 0%로 계산됐다. 

조 교수는 "SGLT-2 억제제의 다섯 가지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 간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크게 낮췄다"며 "모든 SGLT-2 억제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낮추지 않는다. 이는 SGLT-2 억제제의 또 다른 공통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마다 결과가 다른 이유는 아마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 요인들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며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해 SGLT-2 억제제는 계열효과가 있다. SGLT-2 억제제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항당뇨병제이자 뛰어난 심부전 치료제다"고 강조했다.

Cons: ASCVD 치료에 계열효과 기대할 수 없어

제주대병원 고관표 교수는 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제주대병원 고관표 교수는 연구마다 일관된 결과를 보고하지 않아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제주대병원 고관표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모든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을지라도 ASCVD 치료에는 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계열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다. 

SGLT-2 억제제의 다섯 가지 연구를 비교하면, VERTIS-CV 디자인은 EMPA-REG OUTCOME과 유사하다. 두 연구 모두 ASCVD 병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모집했고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과 추적관찰 기간 등도 비슷하다. 

그러나 EMPA-REG OUTCOME 결과와 달리 VERTIS-CV에서는 에르투글리플로진이 MACE 위험을 의미 있게 낮추지 못했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만 다른 SGLT-2 억제제처럼 유의하게 낮췄다. 이 때문에 SGLT-2 억제제를 심부전 치료제라고 부를 수 있지만 ASCVD 치료제라고 할 수 없다는 게 고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신장사, 투석/이식,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2배 증가 등을 평가한 신장 예후도 다른 SGLT-2 억제제는 의미 있는 신장 보호효과를 보고했으나 에르투글리플로진은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경향만 나타났다. 

고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발병기전을 억제할지라도 죽상동맥경화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심혈관에 SGLT-2 억제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메커니즘을 확인해야 한다"며 "에르투글리플로진은 신장 보호효과에 대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보고하지 않았기에, 향후 신장 예후를 평가한 연구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SGTL-2 억제제가 포도당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케톤체(ketone body) 이용을 증가시켜 심혈장과 신장 혜택이 나타났을 것이라는 추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고 교수는 "SGLT-2 억제제가 케톤체 이용을 증가시킨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케톤체가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는 구체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바 없다. 이 때문에 SGLT-2 억제제가 케톤체 이용을 늘려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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