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첫 수술 후 10년만…10년 생존율 93%로 높아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김현정 장기이식코디네이터, 김현옥씨, 이소림씨, 이식외과 이주한 교수.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김현정 장기이식코디네이터, 김현옥씨, 이소림씨, 이식외과 이주한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300례를 달성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지난 2월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는 김현옥씨에게 부인 이소림씨의 신장을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날 수술은 2010년 첫 수술을 시작한 이후 10년만에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300례 달성한 날이다.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 간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부반응이나 감염의 위험이 큰 고난도 수술로 알려졌다.

혈액형이 맞지 않는 사람끼리 신장을 이식 할 경우 혈액 내에 있는 혈액형 항체가 이식 장기를 공격해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이식 전 면역 억제제 투여, 혈장 교환술 등을 통해 혈액형 항체를 제거하고 신장이식을 시행한다.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은 수술 전후로 예상되는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이식외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등 관련 임상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세브란스병원은 2010년 6월 첫 번째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시행한 이후 2014년 7월 100례, 2018년 4월 200례를 시행했으며 이번 수술 성공으로 300례를 달성했다. 

세브란스병원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클리닉은 전체 생체 공여자 신장이식의 약 24%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치료 성적도 기존 신장이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데,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10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혈액형 적합이 97.1%, 부적합의 경우 93.2%로 차이가 3.9%에 불과하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김명수 소장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서 과거 혈액형 불일치로 이식을 시행할 수 없었던 많은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의 성적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가 경험이 축적되면서 환자마다 면역학적 위험도에 따라 감염 및 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낮아져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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